인증서, 자격증 등 서비스 제공하는 '디지털 지갑'

국내 양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번엔 '디지털 지갑'을 두고 맞붙는다. 인증서, 자격증 등 분산된 개인 정보를 한곳에 모아 실물 지갑을 대체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플랫폼에 이용자를 묶어두는 '락인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1일 네이버에 따르면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가 적용된 앱 업데이트가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네이버앱에는 새로운 서비스 'Na.'가 추가됐다. 'Na.' 서비스는 네이버앱 첫 화면에 오프라인에서 자주 사용하는 동네가게 주문, QR체크인, 편의점 결제, 학생증 및 자격증 인증과 같은 디지털 도구들을 모은 서비스다.

현재 네이버앱에선 QR체크인, 편의점 결제, 동네가게 주문, 학생증 인증 등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제휴처가 제공하는 각종 포인트 카드들의 포인트 적립도 가능하다. 순차적으로는 어학 성적 증명서, 대학 졸업 및 재직 증명서 서비스도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네이버 'Na.' / 사진 = 네이버 제공
네이버 'Na.' / 사진 = 네이버 제공

네이버의 이번 업데이트로 디지털 지갑을 둘러싼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인증서, 신분증, 자격증 등을 카카오톡에 보관, 관리할 수 있는 '카카오톡 지갑'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현재 카카오톡 지갑에서는 카카오 인증서, QR 기반 전자출입명부의 QR 체크인 서비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국가기술 자격증 495종, 멜론VIP 등급카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에 '지갑 홈'을 추가해 인증서, 지갑 QR, 자격증, 사원증 등 이용자가 보유한 디지털 신분증명서(ID)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서비스의 공통점은 사용자의 온라인 경험을 오프라인 경험과 연결해 이용자 편의를 극대화한다는 점이다. QR코드 인증, 키오스크 거래, 모바일 인증서 등 오프라인 실생활에서 디지털 도구들의 사용성이 점점 높아짐에 따라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들이 관련 서비스 출시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간편한 사용자인터페이스(UI)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네이버앱은 위에서 아래로 당기는 동작만으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사용성을 대폭 개편했다. 카카오 역시 휴대전화를 흔들면 QR 체크인을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톡 지갑 이용자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사진 = 카카오 제공
카카오톡 지갑 이용자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사진 = 카카오 제공

현재 디지털 지갑 서비스 영역에서 앞서가고 있는 곳은 카카오다. 카카오톡 지갑은 출시 3개월 반 만에 이용자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가 일간 이용자수(DAU) 3200만명에 달하는 네이버앱 업데이트를 통해 디지털 지갑 서비스에 승부수를 던진 만큼 향후 시장 전망을 단언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지갑 서비스는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아니지만, 대규모 이용자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라며 "이는 빅데이터를 형성할 수 있고 연관 서비스로 확장이 가능해 기대 이상의 '락인 효과'를 볼 수 있어 향후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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