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과 완전히 달라진 성적
비시즌에 부임, 가장 먼저 한 일은 '소통'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끊임없이 노력하고 성장하는 팀"

/그래픽=이소라. 기자
/그래픽=이소라. 기자

지난 시즌은 아프리카 프릭스(아프리카)에게 좋지 못한 기억을 남겼습니다. '리헨즈' 손시우와 '뱅' 배준식을 영입하며 봇라인을 강화하면서 전력 상승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5승13패를 기록하며 10개 팀 가운데 9위로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만약 프렌차이즈가 되지 않았다면 아프리카는 지옥의 승강전을 치러야 했을 것입니다. 창단 이래 최악의 시즌으로 기록될수도 있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무대도 밟아본 명문 게임단 체면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팀워크가 무너졌던 지난 시즌

전문가들은 지난 시즌 아프리카의 문제는 단 하나, 바로 팀워크라고 분석합니다. 이번 시즌 선수들의 기량을 보면, 전 시즌에서도 개인의 기량이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시즌과 라인업에 원거리 딜러 한명만 바뀐 상황이니까요.

문제는 따로 노는 전투였습니다. 이 선수가 이 지역에서 전투하는 것을 아무도 모르는 듯, 협동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혹시 선수들이 싸우기라도 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팀워크가 잘 맞지 않았습니다.

'드레드' 이진혁은 시즌 전 인터뷰를 통해 "지금은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단계"라며 "솔직히 다들 주장이 강해서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드레드'의 우려는 결국 사실로 드러났죠. 아프리카는 지난 시즌 가능성조차 보여주지 못한 경기력으로, 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도대체 어디부터 손을 봐야할지 고민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장누리 감독의 부임이 신의 한수?

비시즌 기간, 아프리카는 북미에서 감독 생활을 한 장누리 감독을 영입했습니다. 선수들의 팀워크가 문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젊은 감독이 오는 것에 고개를 갸우뚱 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주장이 강한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데는 나이 많은, 베테랑 감독이 더 적합하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왔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장누리 감독 영입은 성공적인 듯 합니다.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데는 경험도, 나이도, 노하우도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감독의 진심이 가장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 팀에 왔을 때 가장 먼저 했던 작업이 선수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습니다. 주장이 강한 선수들이 모이면 선수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많이 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의외로 선수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안정을 느끼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렇게 장누리 감독은 선수들을 하나, 하나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전반적인 문제점과, 선수들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지 살폈죠. 솔직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이 작전은, 아프리카에게 안성맞춤이었던 것 같습니다.


훨훨 날기 시작한 아프리카

지난 시즌과 같은 팀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아프리카는 이번 시즌 벌써 4승1패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시즌 전체에 거둔 승수가 5승인데, 80%를 1라운드에서 벌써 거둔 셈입니다. 

물론 결과적인 이야기지만, 장누리 감독의 지도가 아프리카에게는 잘 통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원활한 소통을 통해 아프리카는 점점 '진짜 하나의 팀'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제가 북미에 있을 때 경험도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서양 선수들은 좋고 싫음을 명확하게 이야기해 주거든요. 저도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나중에는 그게 편해지더라고요. 아프리카 선수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이야기 해주는 것이 오히려 제가 팀을 지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팀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기량이 얼마나 훌륭한지, 선수들은 이미 알고 있거든요. 이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선수들도 잘 따라와 주고 있고, 저도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해나갈 생각입니다."


장누리 감독의 다짐

감독이라면 성적에 욕심을 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공을 치하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장누리 감독은 이제 시작이라며, 아직 멀었다고 말합니다. 욕심이 많은 것이 아니라, 진짜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경기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2세트를 보면 아직 완벽하게 하나가 됐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잘 하다가 2세트에서 갑자기 지난 시즌처럼 서로 따로 교전에 임하는 등 시너지를 내지 못했어요. 진짜 하나가 되기 위해서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칭찬은, 그때 들어도 될 것 같습니다."

자신이 정해놓은 목표를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장누리 감독의 모습에서 아프리카가 앞으로 더 강해지고, 단단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곧 전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젠지와 만나기에 연승이 끊길지도 모르죠. 하지만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아프리카는 아직 완벽한 팀이 아니니까요. 완벽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팀이고, 성장과정에 있는 팀이기에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 드립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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