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입성한 쿠팡...美 자본 4000억 국내 유입
쿠팡 이어 컬리-오아시스에도 해외자본 러브콜

사진=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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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에 빠진 미국 자본이 올 상반기 국내에 직접 투자한 금액만 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급격한 팽창기를 맞이하자, 해외자본도 속속 국내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상반기 美 투자액 43%가 쿠팡...물류센터 확장에 돈 몰렸다 

지난 7일 산업자원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1년 상반기 외국인직접 투자 동향'에 따르면, 미국발 국내투자액의 약 43%가 쿠팡의 국내투자에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뉴욕 증시에 입성한 쿠팡은 대규모 미국 자본을 유치, 이중 올 상반기에만 3억5000만달러(3981억원)가 국내 시장에 유입됐다. 이에 대해 산자부는 "쿠팡의 투자는 한국의 물류시스템 고도화를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특히 산자부 자료에 따르면 쿠팡의 올 상반기 투자 규모는 14개의 주요 FDI 사례 가운데 2위에 올랐다. 쿠팡은 상장 후 전국에 100만평에 달하는 물류 인프라를 설립해 지역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실제 쿠팡은 2019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전국 12개 지역(49만평 규모)에 1조7760억원을 투자해 약 1만8250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오는 2025년까지 최소 5만명을 고용하겠다는 목표다. 최근에도 지역 경제 활성화가 필요한 지역(22만평)에 1조원을 투자해 물류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여기서 창출될 고용 인원만 1만1000명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국내 투자에 직접적으로 쏟아붓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 쿠팡이 국내시장 확장을 위해 상장자금을 대거 투자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해외자본의 국내 이커머스 공략은 쿠팡 뿐만이 아니다. 컬리는 지난 9일 2254억원 규모의 시리즈F 투자유치를 성사시켰다. 이중 상당수가 세콰이어캐피탈 차이나, 힐하우스 캐피탈, 밀레니엄 매니지먼트 등 해외자본이다.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 유니슨캐피탈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오아시스마켓 또한 꾸준히 해외자본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사진=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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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본의 韓 러시...제2의 쿠팡 찾는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을 소개하며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이 분기점이 됐다"고 보도했다. 

WSJ는 지난 8일 대형 투자자들의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을 소개하며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이 분기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WSJ는 "한국이 거대 기술 스타트업의 온상이 되고 있다"며 변화해 가는 한국의 산업 지형을 관심있게 조명했다. 또한 "최근에는 바이오생명공학이나 차량공유 서비스, 온라인 페이먼트 등 새로운 사업들이 부상하고 있으며, 유니콘기업이 10개가 넘는다"며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인도에 이은 세번째로 큰 규모"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WSJ 투자회사 IMM 지성배 대표의 언급을 통해 "스타트업들이 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시키고 재벌을 대체하며, 한국의 경제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기사에서 알토스 벤처스의 김한준 대표는 "몇 년 전만해도 한국 기업 투자의 수익성을 설명하기 쉽지 않았는데 쿠팡의 뉴욕상장이 분기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쿠팡의 상장 이후로 이제는 투자자들이 먼저 넥스트 쿠팡은 누구냐고 물어본다"며 달라진 한국 스타트업계의 위상을 설명했다. 

특히 WSJ는 기존 한국의 산업이 족벌경영으로 운영되는 재벌의 오랜 지배를 받았으며, 이들이 스마트폰이나 반도체 등 한국의 가장 중요한 기술 산업들을 운영해 온 것을 설명하며, 최근 스타트업 등 독립 기업의 선전이 의미가 있음을 강조했다. 

WSJ는 한국의 빠른 인터넷환경과 기술에 능숙한 인구가 도시에 밀집해 있는 점 등을 변화의 주요 요인으로 소개했다. 또다른 요인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노력도 소개됐다. WSJ는 "한국은 미국과 같이 소상공인들을 대응하는 부처가 별도로 존재하며, 이 조직이 젊은 기업들의 펀딩을 돕고 세금 감면이나 트레이닝 등을 돕고있다"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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