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올초 이후 줄곧 기업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증권가는 연일 '오딘의 역설'을 외치고 있어 주목된다. 증권가 추산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는 주당 100만원 이상. 70만원대까지 무너진 현 주가와는 상당한 괴리를 보인다. 증권가에선 "오딘 열풍이 거세지만 신규 MMORPG 유저가 급증한 만큼, 블레이드앤소울2가 한방에 시장을 뒤짚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5일 메리츠증권과 DB금융투자, IBK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일제히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주당 100만원대 이상으로 잡고 매수추천 리포트를 발행했다. 

사실 엔씨소프트의 핵심 캐시카우인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각각 카카오게임즈의 오딘:발할라라이징, 넷마블 제2의 나라에 밀리며 매출 선두권을 빼앗긴 상태다. 4년만에 독주체제가 무너진 셈.

실제 증권가 추산 엔씨소프트의 올 2분기 추정 매출액은 5697억원으로 1년전과 비교해 7% 가량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60억원 수준에 그쳐 25% 가량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적에서 엔씨소프트의 부진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 

그러나 투자업계에선 카카오게임즈-넷마블의 MMORPG 신작 덕에 오히려 MMORPG 이용자 저변이 확대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간 50만명 내외에 머물던 국내 MMORPG 이용자 수요가 오딘-제2의나라 출시 후, 2배 가까이 늘어났다"며 "오딘이 리니지 독주를 깼지만, 역설적이게도 블레이드앤소울2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더 올라간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오딘과 제2의나라 덕에 기존 핵심 고객층인 3040세대 외 20대 남성과 여성층까지 MMORPG 시장에 합류, 오히려 업계의 매출 케파는 더 늘어났다는 얘기다. 그만큼 엔씨소프트의 매출 확장력 또한 증대된 모습이다. 

무엇보다 엔씨소프트가 국내 MMORPG 시장 관련 이용자 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다, 블레이드앤소울2의 경우 2월 예약자 모집 이후 400만명 이상이 대기열을 보이며 애타게 기다리고 있어 초반흥행은 확실하다는 평가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지난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블소2 예약자 연령층 스펙트럼이 넓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블소2는 4월22일부터 사전캐릭터 생성을 시작, 오픈 서버가 계속 완판될 정도의 인기를 시현했다"며 "3분기 출시 가능성 높다고 보며 최근 카카오게임즈의 오딘의 흥행에서 알수 있듯, 신규 대작 MMO에 대한 대기수요가 크기 때문에 성공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2021년 블소2의 매출액은 2556억원, 일평균 18.7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 또한 "올해 메인 이벤트인 블소2 출시(8월 가정)가 남았고, 이미 흥행한 롱런 MMORPG IP 블소의 후속작 블소2는 성과에 대한 가시성이 높다"며 "국내에 여전히 모바일 MMORPG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것이 확인됨에 따라 블소2와 같이 경쟁력있는 신규 게임의 성공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