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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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세대 이동통신(3G) 서비스 수요가 줄어들면서, 글로벌 주요 이동통신사들이 순차적으로 3G 서비스 종료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 통신사들도 3G 가입자가 줄어들면서 대응책 논의에 나서는 분위기지만, 당장 3G를 종료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여전히 3G 망을 이용하는 국가들이 많아 '로밍 서비스' 등을 위해서라도 3G 망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효율적인 비용 집행을 위한 통신사간 '망 공유'는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주요 글로벌 이동통신사들이 단계적으로 3G 서비스 중단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미국 버라이즌은 내년 12월31일까지 3G 종료를 완료할 계획이다. 독일 도이치텔레콤은 지난 7월1일을 끝으로 3G 서비스를 모두 중단했다. 일본 통신사 KDDI도 오는 2022년까지 3G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처럼 글로벌 통신사들이 3G 서비스를 종료하는 이유는 5세대(5G)로 갈아타는 가입자가 증가하고 3G 가입자는 줄어드는 가운데, 3G 망 유지·보수 등의 관리 비용과 운영비가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국내 3G 가입자, 전체의 약 6%...매달 줄어드는 추세

이같은 글로벌 추세에 발맞춰 최근 SK텔레콤이 발간한 2021 지속가능성보고서에서도 3G 가입자 수요 감소에 따른 3G 서비스 종료 가능성에 대해 언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보고서를 통해 "3G 가입자 수요는 감소 추세이나 망 운용을 위한 비용은 지속 발생하고 있다"며 "3G 서비스를 종료는 5G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소비자 편익 증대를 위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보고서는 "3G 네트워크망이 점차 노후됨에 따라 전국적으로 기지국과 장비 유지 보수 비용이 발생한다"며 "현재 3G 가입자 수요를 고려했을 때 향후 10년 이상 3G망 운용을 유지함으로 인한 지속적인 운용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3G 가입자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국내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중 3G 가입자 비율은 약 6% 남짓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알뜰폰을 포함한 3G 가입자 수는 약 417만명에 불과하다. 통신사별로 살펴보면 같은 기간 SK텔레콤의 3G 가입자는 약 130만명, KT는 약 120만명이다. LG유플러스는 3G 서비스를 운용하지 않고 2G에서 곧바로 LTE 서비스로 넘어갔다.


당장 중단은 어려워...상황에 따라 '망 공유'는 가능할 듯

다만 국내 통신사들이 당장 3G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SK텔레콤과 KT는 주파수 재할당 당시 3G 대역에 대해서도 5년을 더 사용하겠다는 조건으로 재할당 신청을 했다. 통신사가 정부와 협의를 통해 주파수를 반납하거나 용도변경을 신청할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선 가입자 수가 더 많이 줄어야 한다. 정확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2G 종료 당시를 보면, 정부는 1% 수준으로 가입자 비율이 떨어져야 서비스 종료 검토에 들어갔다.

또 아직 3G 서비스를 이용하는 글로벌 국가들이 있기 때문에 국내 통신사들이 로밍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이슈도 남아 있다. 따라서 통신사들이 3G 서비스 종료를 즉각 실행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러야 2026년은 돼야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통신사들은 3G 가입자에 대한 해결책으로 ▲3G 현대화를 통한 전력 효율화 ▲경쟁사와의 3G 망 공유 방안 검토 ▲특수목적 단말 등 사업 확장 고려를 통한 가입자의 단계적 이동 전략 등을 고려하는 중이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3G 망 공유 방안'이다. 현재 LG유플러스는 3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SK텔레콤과 KT가 3G 망을 공유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통사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이 3G에 비해 비교적 높은 가격대로 책정되어 있는 5G 요금제를 쓰도록 해야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3G 고객이 더욱 발전된 통신세대로 전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유리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3G 수요가 있기 때문에 통신사들도 쉽사리 서비스 중단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최근 농어촌 지역 5G 공동망을 구축하는 등 통신사간 협력이 늘어나고 있고, 3G 망 유지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면 망 공유도 가능하겠지만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오가고 있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통신사들이 서비스 중단 수순을 밟더라도 2G처럼 이용자 반발이 거세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G 중단 당시에는 01X 번호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010 번호로 번호를 바꿔야 하는 이슈가 있었다. 하지만 3G의 경우 이미 010으로 번호가 통합됐기 때문에 번호 변경 이슈는 없다. 일각에서는 저렴한 3G 무제한 요금제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반발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는 나온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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