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각각의 소비자 니즈에 맞춰 대대적인 멤버십 제도 손질에 나서는 모양새다. 그간 멤버십 제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활용도가 낮아지고, 일방적 혜택 축소 등으로 가입자 불만이 잡았다는 점을 감안한 개편인 것으로 풀이된다.

멤버십 개편이 통신사별로 특색이 묻어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천편일률적인 '할인' 중심의 멤버십 서비스가 적립형이나 상품 구매, 구독 서비스 제휴 등으로 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적립'을 도입했고 KT는 '커머스'를 특색으로 내세웠다. LG유플러스는 '구독'혜택에 중점을 뒀다.


통신사의 대대적 멤버십 개편...왜?

통신사 멤버십의 역사는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동통신 가입이 급증하던 시기 주로 10,20대 청년층을 대상으로 통신사들이 영화관 할인 등을 제공했다. 이후 제휴사도 영화관에서 베이커리, 편의점, 테마파크 등으로 광범위해졌다.

통신사 멤버십 포인트는 쉽게 말해 신용카드 마일리지나 항공사 마일리지와 비슷한 개념이다. 요금제 가입유형별로 사용량(납부금액)에 비례해 포인트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공사나 신용카드 마일리지와 달리, 기본적으로 통신사 멤버십은 연말이 되면 포인트가 모두 소멸되는 구조다. 때문에 일년 이내 사용되지 못한 포인트 소멸액은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가입자들 사이에서는 멤버십 포인트 기한 연장 등 개선 의견이 제기돼 왔다. 

특히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이동통신사 멤버십 포인트에 대한 소비자 인식 및 활용 현황 조사'에 따르면 ▲통신사 멤버십 포인트 사용처가 부족한 점 ▲멤버십 포인트 제도에 대해 모르는 소비자가 많다는 점 ▲통신3사가 적극 홍보하지 않음 등이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로 가입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멤버십 포인트 사용처가 대폭 줄어들고, 비대면(언택트) 문화 확산으로 가입자 소비패턴이 바뀌면서 통신사들도 멤버십 제도 개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적립' 내세운 SKT, '할인' 원하는 이용자 목소리도 수용

통신3사는 포인트 제도 이익이 가입자 전체에 골고루 돌아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SK텔레콤은 지난 7월 기존 T멤버십을 고객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춘 '적립형 멤버십' 형태로 개편하겠다고 고지했다. '마케팅 플랫폼 서비스'를 만들어 기존 제휴사별 단순 할인 혜택에서 벗어나 포인트 프로그램, 리워드·이벤트 참여형 프로그램 등으로 확장해 고객 혜택을 늘리겠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홍보 모델이 멤버십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홍보 모델이 멤버십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하지만 즉시 할인을 선호하는 일부 고객들의 불만이 계속되자 SK텔레콤 측은 고객 의견을 수렴해 '즉시 할인'과 '적립' 방식을 병행하기로 했다. 이번 개편으로 SK텔레콤 고객은 두 가지 방식 중 본인의 소비패턴에 맞는 멤버십 방식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변경된 멤버십 프로그램은 개발 과정 등을 거쳐 오는 4분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한명진 SK텔레콤 마케팅그룹장은 "멤버십 개편과 관련 고객들의 다양한 의견을 세심하게 듣고 개선방안을 고민했다"며 "고객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고객 친화적 멤버십 프로그램으로 개편해 다시 찾아뵙겠다"고 밝혔다.


KT "당신의 취향저격 상품을 추천합니다"

KT는 지난달 21일 맞춤형 커머스 서비스 '마들랜(마음에 쏙 들어오는 랜선 혜택)'을 론칭했다. 마들랜은 멤버십 고객의 이용 및 취향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추천하고, 구매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다.

 KT 멤버십 마들랜 스페셜 에디션 밤켈 스퀘어 워터쿨러 저그를 모델들이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KT 제공
 KT 멤버십 마들랜 스페셜 에디션 밤켈 스퀘어 워터쿨러 저그를 모델들이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KT 제공

앞서 지난 6월 KT는 멤버십 애플리케이션(앱)에 나만의 취향과 기념일을 저장해두면 이에 맞는 혜택과 프로모션을 추천해주는 '취향을 담다' 서비스도 내놨다. ▲푸드 ▲쇼핑 ▲여가 ▲편의 및 문화 4가지 카테고리별로 선택할 수 있다. 기념일은 가족의 생일, 결혼기념일 등 5개까지 설정할 수 있다. 나만의 취향으로 선택해놓은 카테고리는 멤버십 할인이 적용되기 때문에 자연스레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T 관계자는 "이번 마들랜 서비스 출시는 결론적으로 소비자들이 포인트 소진을 도울 수 있게 사용처를 확대하기 위한 목적도 크다"며 "고객 취향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객 수요가 높은 상품을 필요한 시점에 추천해주기 때문에 고객 포인트 소진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독'을 도와주는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개편된 멤버십의 핵심은 '구독'이다. 지난 6월 LG유플러스는 U+멤버십 '나만의 콕' 서비스에 '구독콕'을 신설했다. 구독콕은 네이버와 밀리의 서재, GS25, 파리바게뜨, 이니스프리, 뚜레쥬르, 쿠팡이츠 등 다양한 업종의 8가지 할인 혜택 중 하나를 매월 선택해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다. 나만의 콕 서비스는 콕별 통합 월 1회, 연간 12회 이용이 가능하다.

'나만의 콕' 서비스에 다양한 구독 서비스 제휴처 혜택을 매월 제공하는 LGU+ '구독콕' 서비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나만의 콕' 서비스에 다양한 구독 서비스 제휴처 혜택을 매월 제공하는 LGU+ '구독콕' 서비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이용자들은 네이버 멤버십 1개월 이용권이나 밀리의서재 1개월 정기 구독권 등을 선택하거나 GS25에서 더팝 플러스 한끼+ (도시락 등 20% 할인) 30일 무료나 더팝 플러스 카페 25 (커피 25% 할인) 30일 무료를 선택할 수 있다. 파리바게뜨나 뜌레쥬르 등의 할인쿠폰을 받을수도 있다.

이번 멤버십 개편은 고객 선호도가 높은 혜택인 구독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찐팬 확보에 주력하고자 하는 LG유플러스의 전략이 엿보인다. 이현승 LG유플러스 요금기획담당은 "U+모바일 고객을 대상으로 최상의 혜택을 제공하고자 최신 고객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구독 서비스 혜택을 선보였다"며 "앞으로도 고객이 최선호하는 혜택을 추가 발굴해 지속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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