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 정부가 연일 게임 때리기에 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게임 판호 발급 의무화와 해외서버 연동 금지에 이어 이번에는 청소년들의 게임시간까지 주 3시간으로 제한했다.
업계에서는 게임을 통해 반 시진핑 정서가 퍼지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라는 분석과 함께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이 '공동 부유론'을 강조하면서 빅테크 기업에 대한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中 청소년, 게임은 금·토·일만 하루 1시간씩
지난 30일 외신들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을 인용해 중국 게임 부문을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서가 18세 미만 청소년은 앞으로 금요일과 주말, 공휴일에만 하루 1시간씩 온라인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규제하는 규칙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18세 미만 청소년은 앞으로 금요일, 주말, 휴일에 한해 오후 8~9시까지 1시간만 온라인 게임을 할 수 있다. 게임 회사들은 이외 시간 청소년이 게임을 하도록 허용해서는 안되며, 청소년은 실명 확인 절차를 거쳐야만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
앞서 이달 초 중국 당국의 기관지 역할을 맡고 있는 경제참고보는 게임을 정신적 아편으로 규정, 게임이 중국 청소년을 파괴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에 텐센트는 미성년자의 온라인 게임 이용 시간을 휴일에 하루 3시간, 그외 날에에는 하루 1.5시간으로 제한했다.
판호로 게임 옥죄는 中, 불똥 튄 韓 게임사
중국은 지난 2016년부터 모바일게임의 판호 발급을 의무화했다. 기존에도 PC 온라인게임을 중국에 서비스하려면 '판호'가 있어야 했지만 모바일게임은 의무가 아니라 권고였다. 하지만 2016년부터 모바일게임에도 판호 발급을 의무화한 것. 판호는 중국의 게임 서비스 허가권이다.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미디어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게임 출판·운영을 허가하고자 발급하는 승인번호인 판호가 필요하다.
중국 당국이 모바일게임의 판호 발급을 의무화한 것은 자국 게임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수입되는 해외 게임들을 적절한 수로 관리하면서 자국 게임기업 성장을 돕겠다는 것. 실제로 2016년 모바일게임 판호 발급 의무화 이후 중국 게임시장에서 거액을 벌어들이던 한국 게임사들의 판호 발급이 전면 중단됐다.
중국은 한국산 대작 게임에 대한 수입을 전면 불허하며, 이를 '사드'에 대한 경제보복으로 활용해왔다. 한국게임학회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2016년 이후 지금까지 약 5년간 판호를 발급 받은 한국 게임은 9개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한국을 제외한 국가의 게임 약 850여개가 판호를 발급 받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 게임사에 지식재산권(IP)를 제공해 로열티를 받거나, 중국 시장을 포기하고 일본·대만·북미·유럽 등으로 진출했다.
게임출시 금지부터 해외서버 차단까지
처음에는 자국 게임산업 보호를 위한 조치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 정부는 자국 게임사에 대한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한국 게임뿐 아니라 자국 게임의 신작 유통을 불허하고 청소년들의 게임 시간을 철저히 제한해왔다. 텐센트와 넷이즈 등 대형 게임사들도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스스로 신작 출시를 중단했다.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젊은 세대가 게임에서 만나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면서 소위 '반 시진핑' 정서가 퍼지고 있는 것을 우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우세했다. 판호를 무기로 게임 콘텐츠를 직접 검열, 체제 비판 여론 형성을 막았다는 해석이다. 이같은 고강조 규제는 같은해 12월이 돼서 풀렸지만, 게임 이용자간 자유로운 소통은 사실상 금지된 상태다.
또 지난해 4월 중국 정부는 자국 서비스 게임의 해외서버 연동을 금지하는 내용의 규제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전염병, 좀비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연상시키는 소재로도 게임 제작을 금지했다. 아울러 유저들이 직접 맵을 제작하거나, 편집하는 기능도 금지했다.
당시 갑작스러운 게임 규제의 배경으로 관련업계에선 게임 '동물의 숲'에서 홍콩 독립과 관련한 메시지들이 지속해서 등장했던 점을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中 규제에 국내 게임사 주가 파란불
한편 중국 당국의 청소년 게임시간 규제로 발표로 인해 국내 게임사 주가도 영향을 받은 모습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장 개장 후, 국내 주요 게임사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를 타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이같은 중국발 규제가 국내 게임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게임사의 경우, 대부분 성인게임을 유통하고 있는데다 중국 미성년자 관련 매출도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중국 규제와 관련된 국내 게임사 또는 텐센트 역시도 미성년 관련 매출은 5% 내외로 실적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다"면서 "이번 규제는 사실상 미성년자의 게임 접근을 막은 것으로 추가적인 규제는 더 나올 것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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