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날짜, 시간, 가구와 짐 박스만 입력하면 견적이 날라온다
결정에 영향 미치는 것은 아무래도 '평점'인데...
악성 평점 테러에 기사님은 '골머리'...개선 필요할 듯
올 여름 나는 역대급 폭염을 겪었다. 대학생 때부터 살던 원룸의 에어컨이 고장난 것. 사후관리(AS)센터에 전화해봤더니, 수리 요청이 밀려 여름이 끝날 때쯤에서야 고칠 수 있다고 했다. 폭염과 열대야에 지친 나는 더 이상 여기에 살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이사를 결심했다.
원룸이사도 '보통 일 아니네'
직장을 다니며 이사 준비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원룸 이삿짐은 누워서 떡먹기'라며 만만하게 여겼는데, 퇴근하고 씻고 침대에 누우면 벌써 잘 시간이다. 생각보다 촉박한 이사 날짜에 무사히 이사를 마칠 수 있을까 걱정도 앞섰다.
이사 날짜가 확정되고, 이사업체를 선정해야 하는 날이 왔다. 이사 업체로는 포장이사, 용달이사 등 개인 업체부터 프랜차이즈까지 규모별로 너무나 다양했다. 혼자하는 이사는 처음인 나는 IT 기자답게(?)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여러 애플리케이션(앱)을 추천 받아 비교해보니, '짐싸'라는 앱이 가장 괜찮아보였다.
짐싸는 견적 비교부터 이사까지 앱 하나만으로 한번에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굳이 이사업체에 직접 전화하거나, 견적 문의를 하지 않아도 된다. 나의 이사짐 갯수나 이사 거리, 내가 가지고 있는 가구·이사 박스 갯수 등 여러가지 자세한 이사 조건들을 기입하고 제출하면 된다. 1층에 별도의 계단이 있는지, 엘리베이터는 있는지, 주차가 가능한지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쓴 것이 인상적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짐싸에서 활동하고 계신 기사님들이 내 이사 견적을 보내왔다. 견적은 24시간 내로 도착하는데, 기사님들이 제시한 가격은 대체로 18만~30만원 선이였다. 가격이 10만원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고민이 됐다. 너무 싸도 걱정, 너무 비싸도 걱정이다. 적당한 가격과 함께 아무래도 가장 중요할 것 같은 '평점'이 좋은 기사님을 선택하기로 했다.
이사박스는 쿠팡 '로켓배송', 이사업체는 '짐싸'
자, 이제 이사 날짜도 정해졌고 기사님도 정해졌다. 포장이사가 아니기 때문에 일단 이 많은 짐을 다 싸야 한다. 급한대로 이사박스를 구하려고 하는데, 이사박스를 어디서 구하지? 불현듯 쿠팡의 '로켓배송'이 생각났다.
가지고 있는 옷이 많아 '이사용 종이박스 7호(700x450x500)'로 5개를 2만7000원 정도 주고 구매했다. 살짝 비싼 감은 들었지만, 로켓배송인만큼 내일 새벽까지는 확실하게 도착한다는 보장이 있었기 때문에 후회는 없었다. 박스가 도착한 뒤, 이사 전날까지 급하게 짐을 싸느라 전쟁같은 시간을 보냈다.
대망의 이사날이다. 이사 시간을 아침 10시로 예약했는데, 기사님께서 10분 일찍 도착하셔서 수월하게 이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하나, 둘 짐들을 1층으로 내리고 보니 생각보다 짐이 너무 많았다. 1톤 트럭이 가득 찰 정도였으니...(다음 이사 때는 꼭 이사 전에 버릴 건 버려야겠다)
약 5년 간 살았던 정든 이 동네를 떠나려니 발걸음이 무거웠지만, 이제 진짜 작별의 시간이다. 기사님과 함께 트럭에 타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이사 경력 20년을 자랑하는 기사님은 짐싸 앱이 나오기 전까지 대형 이사전문업체 소속으로 일하신 경력이 있다고 했다. 짐싸 앱이 나오면서 독립을 하신 것이다.
기사님께 짐싸 앱이 나오기 전과 나온 이후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이 뭐냐고 물었다. 그는 '이용자 평점 테러'가 가장 무섭다고 했다. 콩나물을 더 달래서 줬더니 '콩나물이 너무 많다'고 별점테러를 하는 배달 앱 리뷰처럼, 이사 앱에서도 이러한 별점테러를 당하는 일이 많다는 것.
이사까지 걸린 시간은 총 '2시간'...너무 간편해
"이사를 하다보면 손님과 가끔씩 트러블이 생길 때가 생겨요. 이삿짐 갯수 체크에 1~5개로 체크해놨는데, 막상 가보니 옮겨야 하는 짐 갯수가 20개 이상 되는 경우가 있죠. 이럴 때 추가 비용을 요구하면 별점 테러를 남겨요."
이렇게 남겨진 별점은 삭제도 불가능하다. 가끔씩 고객들로부터 불합리하게 리뷰 별점 테러를 받은 경우, 앱 특성상 고객에게 항의할 수도 없다고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가제에 따른 이사 가격, 투명한 서비스로 편리함을 누리는 부분이 분명 있었지만, 악성 리뷰 하나만으로 매출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개선이 필요해보였다.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새 보금자리에 도착했다. 모든 이삿짐을 옮긴 뒤 기사님께 직접 이사 비용을 지불했다. 카드 결제도 되고, 계좌 이체도 가능하다. 이사까지 걸린 시간은 약 2시간. 복잡한 이사를 앱 하나로 편리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실감한 순간이였다.
이사 다음날, 짐싸 앱으로부터 리뷰 작성을 해달라는 요청이 날아왔다. 별점과 소감, 추가요금 지불 여부 등까지 세세하게 작성할 수 있었다. 평소였으면 귀찮아서 하지 않았을 리뷰 작성이지만, 기사님께 꼭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어 이번만큼은 리뷰를 적었다.
"기사님, 덕분에 무사히 이사 잘 끝냈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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