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은 매도자 책임이라지만...
지리한 법정싸움보단 합의가 정답
계약 당시 '특약' 넣는 것을 권합니다
모노타일, 스타코, 징크, 파벽돌...
가격만큼이나 천차만별인 외벽 자재
다시 돌아온 '초보전원러'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지난해 기나긴 장마를 지나면서 집에 물이 새기 시작했습니다. 한번 물이 새니까, 계속 물이 새더라고요. 물이 새는 곳도 더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스트레스였던 것은 비가 올때마다 혹시나 비가 샐까봐 마음을 졸여야 했다는 점이었습니다. 게다가 지난해 장마는 또 어찌나 길었습니까. 가끔 외출을 했다가 비가 쏟아지면, 또 물이 샐까봐 빨리 집으로 들어와야 했습니다.
민법에선 매도자 책임이라지만...원만한 합의가 '정답'
이래저래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외벽공사를 진행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집 계약하고 잔금을 치른지 3개월여만에 물이 새는 상황이라, 전 주인과의 협의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우리나라 민법에서는 부동산 거래 후 6개월 이내에 발생한 중대하자보수에 대한 책임을 매도자에게 지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도자 측에서, 이미 계약도 끝난 마당에 '제가 책임지고 수리하겠습니다'라고 얘기하길 기대할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법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엄청 복잡한 절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용증명도 보내야하고...법원이 하자 현장을 보러 와야 하기 때문에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수리도 못한다고 합니다. 저도 처음엔 아는 변호사님한테 상담을 받아서 수리비를 받아야 겠다고 생각했는데요. 결론은 양측이 원활하게 합의를 보는 것이 좋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부동산을 통해 여러 말들이 오고 갔습니다. 여기에 그 말들을 다 옮기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수리비의 일부를 매도자 측에서 부담해주셨습니다. 그래도 합리적인 매도자분을 만난 덕분이지요. 소위 '배째라'라고 나오면 골치 아파집니다.
그래서 아예 '특약'에 누수 등 하자에 대한 책임을 명시하는 것을 권합니다. 물론 제가 매도자라고 했을때 그런 '특약'을 넣는 것이 탐탁치 않을 것 같은데요. 그래도 넣을 수 있으면 넣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다양한 외벽 자재, 솔직히 차이를 잘 모르겠다
우여곡절 끝에 외벽공사를 추진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또 만만치가 않네요. 제가 주택을 지은 것이 아니라, 이미 지어진 주택을 매입한 것이기 때문에 어디 연락할 건설사도 없었습니다. 주변에 추천을 받거나, 이 집을 지은 건설사에 연락하는 것이 첫 시작이었습니다.
지인찬스도 써보고 했는데 건설사마다 가져오는 견적이 천차만별입니다. 그리고 외벽 자재를 추천해주는데, 건설사마다 다 다른 자재를 얘기하더군요.
저희 집 원래 외벽은 CRC보드였는데요. 외벽공사를 하려고 외벽 자재를 알아보니, 파벽돌을 추천하는 건설사, 세라믹 사이딩, 모노타일이나 스타코플렉스를 추천하는 건설사, 일부 징크판넬을 사용하는 형태를 추천하는 건설사까지...정말 다양한 추천을 받았습니다. 사실 저는 외벽 자재에 대해 완전 무지했기 때문에 뭐가 좋다, 뭐가 나쁘다를 판단하기 어려웠습니다.
'덧방'하면 건폐율 꼭 챙기자, 겨울보다 봄이나 가을에 공사하자
그리고 지금있는 외벽 자재를 다 뜯어내고 다시 붙이는 것과 소위 '덧방'이라고 해서 그냥 위에다 붙이는 형태도 있더군요. 물론 현재 자재를 철거하면 철거비용까지 들어갑니다.
주택은 건축면적이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건폐율이라고 하는데요. 저희 집의 경우 건폐율이 20%입니다. 그런데 보통 처음 건출할때 건폐율을 거의 딱 맞추기 때문에 외벽공사로 인해 외벽이 늘어나면(?) 그 비율을 넘어갈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부분까지 하나하나 다 신경을 써야 합니다.
외벽공사를 하려면 아무래도 평면도나 설계도면 같은게 필요합니다. 전 주인에게 미리 받아놨다면 좋겠지만, 만약 아니라면 구청에 정보공개청구를 하면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저도 구청에 주택 설계도면 정보공개 청구를 해서 설계도면을 받았습니다.
저는 여러 곳에서 견적서를 받았고요. 가격보다도, 대표님이 친절하게 잘 설명해주는 곳으로 결정했습니다. 외벽 자재도 그 건설사에서 추천하는 자재인 모노타일로 했습니다. 인테리어 공사와 조경 공사를 해보니, 가격보다는 사람을 보고 계약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과적으로 외벽공사는 제가 한 공사 가운데 가장 흡족하다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건설사와 커뮤니케이션이 잘 됐습니다.
참고로 외벽공사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2~3주 정도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날씨가 추워지다보니 시간이 더 필요하더라고요. 저는 11월말에 공사를 시작해서 12월말에 공사를 끝냈습니다. 1달 조금 넘게 걸린 것 같습니다.
공사하는 동안 집 전체에 소위 '아시바'라고 불리는 비계를 설치하고 비계 위를 인부분들이 왔다갔다 합니다. 집 안에 살수는 있지만 사실 많이 불편하더라고요. 날씨가 추워서 인부분들께도 죄송했습니다. 날이 추우면 또 외벽 자재를 붙이기도 힘듭니다. 가급적 봄이나 가을, 날씨 좋을때 공사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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