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커머스에서 바이오-B2B로 사업 전환
신약부터 MRO까지...신사업으로 새 모멘텀 발굴

사진=아이마켓코리아
사진=아이마켓코리아

 

오매불망 그토록 투자자들이 기다렸던 인터파크 인수합병(M&A) 이슈가 마무리됐지만 정작 주가는 급락세를 보여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투자업계에선 재료 소멸이라는 시각과 더불어 인터파크의 핵심사업이 야놀자로 이관된 만큼, 남겨진 바이오-B2B 사업이 인터파크의 향후 움직임을 가를 것으로 추정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인터파크는 전거래일대비 4% 가량 빠진 주당 7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4일 야놀자와 인터파크 지분 매각 관련 양해각서 체결 당시, 주당 9000원을 넘보던 분위기가 불과 1거래일새 확 달라진 것. 6000억원에 달하던 시가총액 또한 5700억원 규모로 쪼그라 들었다. 

투자업계에선 재료 소멸이라는 시각과 더불어 인터파크의 핵심사업이 야놀자로 이관됐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 야놀자는 약 2940억원을 투입, 인터파크가 영위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사업부만 따로 떼어내 가져가는 방식을 취했다.

해당 사업부를 물적분할, 신설법인의 70%의 지분을 야놀자가 확보하고 나머지 30%를 인터파크에게 남기는 구조다. 야놀자 입장에선, 5000억~6000억원까지 몸값이 오르던 인터파크의 알맹이만 큰 부담없이 쏙 빼간 셈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인터파크 애플리케이션의 9월 순이용자는 154만명에 달한다. 야놀자와 더하면 국내 1위 여가시장 사업자의 위치가 더욱 공고해진다. 특히 글로벌 시장 확장을 노리는 야놀자 입장에선, 해외 여행상품 확장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물론 인터파크 역시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추후 신설법인의 기업공개(IPO) 또는 야놀자발 인수합병이 이뤄질 경우, 야놀자의 콜옵션 여부를 감안해도 수혜를 누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당장 3000억원에 달하는 목돈을 쥐게돼 창업주 이기형 회장이 꿈꾸던 바이오-B2B 사업 또한 팽창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남겨진 인터파크의 신사업이 빠르게 자리를 잡아야 현재의 시가총액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인터파크의 신사업은 크게 두가지로 나눠진다. 핵심 캐시카우는 산업용 소모재 상거래 서비스 아이마켓코리아다. 인터파크의 창업주인 이기형 회장은 지난 2011년, 아이마켓코리아를 인수한 이후,  건자재와 원부자재, IT품목, 생산설비 등 B2B 시장의 물류중개사업자로 연일 덩치를 불렸다. 지난해 아이마켓코리아의 영업이익은 125억원 규모로 1년새 17% 가량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여행서비스가 부침을 겪었지만, 아이마켓코리아 덕에 보릿고개를 넘겼다. 

여기에 세브란스 중심으로 전문의약품을 납품하는 안연케어(지분율 51%), 인터파크와 바이오 사업 진행을 위해 설립한 인터파크 바이오컨버전스(49%)가 새 시대를 맞는 인터파크의 관전포인트다. 이 회장은 지난 2017년 현 인터파크 컨버전스바이오의 전신인 바이오융합연수소를 출범, 장기 유사체로 불리는 오가노이드 연구를 비롯한 신약 개발을 시작했다. 전자상거래 매각으로 상당수준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한 만큼, 신약 개발에 속도가 붙을 공산이 커졌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포털사의 인터파크 인수 및 지분투자설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인터파크가 지분 40% 이상을 들고 있는 아이마켓코리아의 기업공개(IPO) 및 매각 가능성은 잔존해 있다"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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