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큰 물줄기는 일제히 '메타버스'로 향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5G,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블록체인 등 디지털 신기술이 모두 메타버스란 키워드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세계는 전례없는 단절의 시기를 겪었고,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연결을 창조한 건 이런 디지털 기술의 힘이었습니다. 이제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디지털 기반 위에 '또 다른 세계'를 만드는 메타버스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입니다.
메타버스 시대 개막을 앞두고 기업들의 행보도 바빠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메타버스를 신사업으로 앞세운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여러 기업들이 기업가치 재고를 위해 관련 사업 추진을 서두르는 모습입니다.
NFT와 함께 '가상경제' 폭발적 성장 전망
지난 4일 문형돈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단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린 '2022 정보통신기술(ICT)산업전망 콘퍼런스'에서 내년 ICT 10대 이슈 중 가장 먼저 메타버스를 꼽았습니다.
문 단장은 현재 게임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메타버스가 삶 전반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등 가상자산이 결합된 '가상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다양한 메타버스 관련 분야 중에서도 최근 가장 주목을 받는 건 단연 'NFT' 입니다. NFT는 예술품, 부동산, 게임 아이템 등 기존 자산을 디지털 토큰화하는 수단을 말합니다. NFT는 소유권과 판매 이력 등의 관련 정보가 모두 블록체인에 저장되기 때문에 최초 발행자를 언제든 확인할 수 있고, 위변조 등이 불가능합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NFT는 메타버스 내 재화 역할을 담당하고 금융 거래의 도구로 쓰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실제 NFT 시장은 이미 비약적인 성장세를 거두고 있습니다. 지난 3분기 NFT 거래량은 약 107억달러(약 12조4869억원)로 전분기 대비 무려 700% 증가했습니다. 이런 놀라운 성장세에 블록체인 업계 뿐만 아니라 게임사, 엔터테인먼트사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너도나도 NFT 시장에 뛰어드는 모습입니다.
윤경로 건국대학교 교수는 "현실과 가상공간이 융합되는 메타버스 세계 구현을 위해서는 기술표준화를 통한 상호운용성 확보가 핵심"이라며 "블록체인과 대체불가능한토큰(NFT)을 통해 가상공간에서의 자유로운 경제 활동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콘텐츠 업계 NFT 로켓 달고 주가 고공행진
최근 NFT는 주식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기존 사업에 NFT를 붙여 기업가치를 크게 확장시킨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4일 글로벌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손잡고 NFT 사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두 회사는 합작법인을 세워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과 NFT가 결합된 팬덤 기반의 신규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쉽게 말해 BTS 굿즈나 음악, 춤 영상 같은 콘텐츠 상품들을 팬들이 디지털 자산으로 소유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안그래도 상승세였던 하이브 주가는 지난 5일 7.57% 상승한 38만3500원에 장을 마감하며 NFT와 함께 다시 한 번 탄력을 받는 모습입니다.
'별풍선'으로 유명한 인터넷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도 NFT 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1인 방송 진행자(BJ)의 팬들과 투자자들이 인기 있는 BJ 생방송 '다시보기 VOD', 'BJ 아바타' 등을 NFT로 소유할 수 있는 'AFT(AFreecaToken)마켓'을 출시했으며, 메타버스 플랫폼 '프리블록스' 출시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원조' 게임산업도 NFT 대열 합류
게임 업계도 NFT와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감에 흠뻑 빠진 모습입니다.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와 MMORPG '미르4'를 결합시켜 'Play to Earn' 게임의 선두주자로 나선 위메이드는 '고포류' 명가 NHN과 모바일 액션의 강자 액션스퀘어를 생태계에 끌어들이며 '위믹스 게임 100개' 목표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뗐습니다. 위메이드는 지난 3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NFT 통합 거래소 출시와 게임코인을 활용한 '탈중앙화금융(디파이)'를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이에 질새라 '오딘' 하나로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을 평정한 카카오게임즈도 지난 3일 NFT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습니다.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 넵튠, 프렌즈게임즈 등을 통해 현재 게임 및 가상 아이돌 등의 콘텐츠와 자체 경제모델이 구현된 오픈형 플랫폼을 준비 중이며, 스포츠, 게임 및 메타버스에 특화된 NFT 거래소도 개발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영상 공개만으로도 글로벌 게이머들의 기대 1순위로 떠오른 게임 '도깨비'의 개발사 펄어비스도 지난 5일 북미 메타버스 기업 '하이퍼리얼'에 300만달러(약 35억원)를 투자하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습니다. 같은 날 컴투스도 미국의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기업 '미씨컬 게임즈'에 투자를 실시하는 등 블록체인 역량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입니다.
윤경로 건국대학교 교수는 "현실과 가상공간이 융합되는 메타버스 세계 구현을 위해서는 기술표준화를 통한 상호운용성 확보가 핵심"이라며 "블록체인과 대체불가능한토큰(NFT)을 통해 가상공간에서의 자유로운 경제 활동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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