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은 끝났지만 한국(LCK)과 중국(LPL)의 전쟁이 다시 뜨겁게 불타오를 전망입니다.

담원 기아(담원)는 지난 7일(한국 시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 위치한 뢰이가르달스회들 실내 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2021 롤드컵 결승전에서 LPL 1번 시드 에드워드 게이밍(EDG)에게 2대3으로 무너졌습니다. LPL은 지난해 LCK에게 잠시 내줬던 왕관을 되찾아오는데 성공했습니다. 


2연패 노렸던 담원

담원은 지난해 롤드컵 우승팀이었습니다. 지난 2018, 2019년 모두 LPL에게 롤드컵 우승 자리를 내준 LCK의 자존심을 세워줬고, 다시 LCK 천하를 만들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진 팀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2021년에도 담원은 그룹 스테이지부터 승승장구하며 2연패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담원 기아/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담원 기아/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결승전에서도 담원은 2세트부터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잘 쓰지 않았던 말자하 카드를 미드 라이너 '쇼메이커' 허수의 손에 쥐어줬고 오랜만에 풀린 키아나를 정글러 '캐니언' 김건부가 가져가면서 환상적인 스킬 연계를 선보이며 승리했습니다. 3세트에서 허수의 사일러스가 EDG 신 짜오의 궁극기인 현월수호를 강탈한 뒤 상대 진영을 흐트러뜨렸고 김건부의 리 신이 제이스를 걷어차면서 역전, 2연패를 눈앞에 뒀죠. 

하지만 담원은 EDG의 집중력을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4세트에서 EDG의 숨 막히는 운영에 패한 담원은 5세트에서도 드래곤을 EDG에게 연달아 내줬고 바론까지 허용하면서 2대3으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4강에 세팀이나 진출한 LCK였지만 결국 왕좌는 LPL에게 돌아간 것입니다. 


EDG, 5전제의 달인으로 등극

EDG는 이번 롤드컵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세 경기를 치르는 동안 모두 3대2로 승리하는 특이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8강에서 중국 팀인 로얄 네버 기브업을 상대로 2대1로 앞서다가 4세트를 내준 뒤 5세트를 가져면서 4강에 오른 EDG는 4강에서는 젠지를 상대로 1대2로 뒤처졌지만 4, 5세트를 승리하면서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습니다. 

결승전에서도 담원를 맞아 1대2로 패색이 짙었던 EDG는 4, 5세트를 완벽하게 승리하면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역대 롤드컵에서 5전제를 모두 풀 세트 접전 끝에 승리하면서 정상에 오른 팀은 없었기에 EDG의 기록은 당분간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롤드컵에서 우승한 EDG/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롤드컵에서 우승한 EDG/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EDG는 LPL 팀으로는 처음으로 LCK 팀을 롤드컵 결승전에서 만나 꺾었다는 새로운 기록도 세웠습니다. 2013년 로얄 네버 기브업이 SK텔레콤 T1 K에게, 2014년 스타혼 로얄 클럽이 삼성 갤럭시 화이트에게, 2020년 쑤닝 게이밍이 담원 게이밍에게 패했던 LPL은 LCK 팀과의 네번째 결승에서 징크스를 극복하고 롤드컵을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한국 용병 '스카웃'-'바이퍼' 첫 우승 영광

2014년 창단한 EDG가 8년 만에 롤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한국 용병들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LPL과 LCK의 묘한 신경전이 계속되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미드 라이너 '스카웃' 이예찬은 2016년 SK텔레콤 T1을 떠나 중국 무대로 자리를 옮겼고 EDG에서만 6년 동안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팀을 지탱했습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롤드컵에 출전했던 이예찬은 8강 고비를 넘지 못했지만 이번 롤드컵에서 잠재력을 폭발시키면서 세계 최고의 미드 라이너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예찬은 오포가 수여하는 이번 롤드컵 MVP를 수상하기도 했죠.

2021년 EDG에 합류한 원거리 딜러 '바이퍼' 박도현도 그리핀과 한화생명e스포츠에서 이루지 못했던 롤드컵 우승이라는 꿈을 이뤘습니다. 박도현은 2019년 그리핀 유니폼을 입고 롤드컵에 출전했지만 8강에서 탈락했고 2020년에는 그리핀, 한화생명e스포츠 소속으로 뛰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LCK와 LPL의 끝나지 않은 싸움

2021년은 어떤 지역이 최강이라고 부르기 조금은 애매한 상황입니다. 물론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과 롤드컵을 모두 우승한 LPL이 최강이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롤드컵에서의 전반적인 경기 내용이나, 지역에 속한 팀의 활약을 보면 LPL이 최강이라 단정짓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LCK 대표로 출전한 담원, 젠지, T1, 한화생명e스포츠 등 4팀은 모두 8강 진출에 성공했고 이 중 LCK 내전으로 탈락하게 된 한화생명e스포츠를 제외한 세팀이 4강에 올랐습니다. 상위 토너먼트까지 진출하는 과정에서 보인 LCK 팀들의 경기력은 압도적이었습니다.

롤드컵 로고/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롤드컵 로고/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반면 LPL은 8강에 세팀이 진출했고 우승후보였던 펀플릭스 피닉스가 그롭 스테이지에서 탈락하는 등 좋지 못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경기력 역시 결승전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기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죠.  

비록 LCK가 7번째 롤드컵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LCK의 전반적인 수준은 전세계 전문가들과 선수들이 인정할 정도로 타 리그 대비 높았습니다. 최강 지역 자리를 두고 펼쳐질 두 팀의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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