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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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애플TV 플러스'와 '디즈니 플러스'가 연이어 한국에 상륙했다. 이미 '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으로 상종가를 친 데다 티빙, 웨이브, 왓챠 등 토종 서비스들도 분투하고 있어 국내 OTT 시장은 어느 때보다 뜨거운 상황이다.

OTT 서비스 종류가 많아지면서 '뭘 볼까'도 고민이지만 '뭘로 볼까'도 관심사다. 애플은 애플TV 플러스 서비스 런칭과 함께 '애플TV 4K' 셋톱박스도 함께 출시했다. 애플표 TV는 뭐가 다른 지 테크M이 한 번 써봤다.


애플표 '셋톱-앱-동영상 서비스'까지 '3종 세트'

집에 있는 TV는 신혼 때부터 썼다. 2013년 당시 TV의 미래라 불리던 '3D TV'다. 아쉽게도 그 미래는 아직도 오지 않았다. 지금 필요한 건 3D가 아니라 '스마트 TV'다. 스마트 TV는 TV에 직접 앱을 깔아서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을 볼 수 있다. OTT 군웅할거 시대에 적합한 TV다.

애플TV 4K를 TV에 연결하면 인터넷 연결 기능이 없는 구형 TV도 스마트 TV로 바꿔준다. 이 기기에는 앱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디즈니 플러스나 넷플릭스, 웨이브, 왓챠 등 여러 OTT 서비스는 물론이고, 게임, 교육, 피트니스 등 다양한 앱을 다운로드 할 수 있다. 또 애플이 SK브로드밴드와 제휴를 맺어 실시간 방송 등 'Btv' IPTV 서비스도 애플TV를 통해 제공받을 수 있다.

/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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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4K 셋톱박스에는 기본적으로 '애플TV' 앱이 깔려 있다. 애플TV 앱에선 자사 '애플TV 플러스'를 비롯해 디즈니 플러스, 웨이브, 왓챠 등 여러 OTT 앱을 연계해 콘텐츠를 여러 카테고리로 큐레이션해준다. 하드웨어와 플랫폼, 서비스를 동시에 보유한 애플만이 제공하는 독특한 중간 레이어다. 애플TV 앱은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TV 등 오직 애플 기기에만 제공된다.

애플TV 플러스는 애플에서 직접 만든 OTT 서비스다. 배우 이선균 주연의 오리지널 시리즈 '닥터 브레인'과 함께 지난 4일 한국 시장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월 사용료 6500원에 최대 6명까지 서비스를 공유할 수 있다. 다른 OTT에 비하면 오리지널 콘텐츠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제이슨 서디키스의 '테드 래소'나 제니퍼 애니스톤과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더 모닝 쇼' 등 나름 쟁쟁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TV로 확장된 애플 생태계

애플TV 4K는 기존에 스마트 TV를 쓰던 사용자에겐 큰 매력이 없을 수 있다. 다만 아이폰 등 애플 생태계 제품을 주로 사용한다면 차별화된 사용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처음 설치부터 아이폰이 있으면 옆에 놓기만해도 와이파이, 사용자 계정 등 왠만한 설정이 그대로 적용된다. 또아이폰을 TV화면에 가져가면 전면 카메라의 센서를 활용해 자동으로 TV의 색조를 최적화해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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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이나 검색 등을 할 때, 리모컨 대신 아이폰을 통해 키보드 입력을 할 수 있다는 점도 편리하다. 반대로 아이폰을 리모컨 대신 사용할 수도 있다. '에어팟 프로'나 '에어팟 맥스' 등 애플의 음향기기도 자연스럽게 연동된다. 이를 통해 '돌비 애트모스' 지원하는 고품질의 공간음향을 즐길 수 있다.

애플TV 플러스와 함께 '애플뮤직' '애플아케이드'를 묶은 '애플원' 요금제를 사용하면 경제성도 배가된다. 애플TV 4K 셋톱에도 해당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TV로 음악도 듣고 게임도 무제한 즐길 수 있게 된다.


고화질·고음질에 고성능 리모컨까지

애플TV 셋톱박스는 4K 해상도와 'HDR', '돌비 비전' 등을 지원하는 고퀄리티 영상 출력 기능을 갖추고 있어 보다 큰 화면에서 고화질의 영상 콘텐츠를 즐기고 싶은 사용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제품이다. 또 애플의 'A12 바이오닉' 칩셋을 탑재해 매끄럽고 빠르게 동작한다.

애플TV 셋톱 하드웨어만 놓고 보면 가장 큰 차별점은 '시리 리모트'다. 기존에 익숙한 숫자판 기반의 리모컨 대신, 스마트폰처럼 터치가 가능한 '클릭패드' 기반에 딱 필요한 버튼만 남겨 놓은 시리 리모트는 앱 기반의 이용자 인터페이스(UI)에 최적화돼있어 보다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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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컨 오른쪽에 버튼을 누르면 인공지능 비서 '시리'를 사용할 수 있다. 마이크처럼 버튼을 누른 상태로 "애들이 볼 만한 영상 찾아줘"라던가 "최신 인기 영화 보여줘" 등의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또 "유튜브로 4K HDR 60프레임 영상 찾아줘"라던가 "이선균 나오는 영화 알려줘" 등 구체적인 조건을 걸어 검색할 수도 있다.


애플팬이라면 반길만한 제품

애플TV 4K 셋톱박스는 집에 있는 기존 TV를 애플 생태계로 끌고 올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다른 애플 하드웨어 제품들과 함께 TV의 능력이 배가된다. 애플이 TV를 만든 건 아니지만, 애플TV를 달면 TV가 애플스러워지기 때문이다.

이는 반대로 애플 생태계에 속해있지 않은 사람에겐 매력이 떨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럴 경우 23만9000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은 꽤 부담스럽다. 심지어 HDMI 케이블도 따로 사야한다.

역시 애플은 애플이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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