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이 약 1조원을 투자해 영화 '라라랜드'를 제작한 미국 엔데버 콘텐트(Endeavor Content)를 인수했다. 세계 대중문화 중심인 미국에 제작 기지를 마련, 전세계적 유통망을 확보하고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의지다. 이에 더해 글로벌향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해 별도 스튜디오 설립도 추진한다.
'라라랜드' 제작사 손잡고 '글로벌'로 간다
CJ ENM은 엔데버 콘텐트의 경영권을 포함해 지분 약 80%를 7억7500만달러(9200억원)에 인수했다고 19일 밝혔다.
엔데버는 글로벌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전세계 대중문화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한다. 지난해 매출 4조원을 기록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엔데버가 2017년 설립한 엔데버 콘텐트는 영화와 방송을 제작해 유통하는 글로벌 대형 스튜디오다. 세계 19개 국가에 거점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폭넓은 네트워크와 유통망까지 갖추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단기간 내에 각국의 대표 방송 채널과 글로벌 동영상서비스(OTT)에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이 곳은 '라라랜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등 인기 영화를 비롯해 영국 BBC 인기 드라마 '킬링 이브', '더 나이트 매니저' 등 전 세계적인 흥행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프로젝트들의 투자 및 제작과 유통·배급에 참여했다. 제작을 앞두거나 기획개발이 진행 중인 글로벌 프로젝트만 해도 300여건이 넘는다.
CJ ENM은 엔데버 콘텐트를 글로벌 거점으로 삼고 전세계 소비자에 K콘텐츠 확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제작은 물론 글로벌 OTT·채널 유통까지 안정적으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또 엔데버 콘텐트가 기획 중인 작품에 CJ ENM의 색깔이 더해질 경우 동서양을 포괄하는 풍성한 콘텐츠를 갖출 수 있다고 회사 측은 기대했다.
포스트 '스튜디오드래곤' 만들어 글로벌 공략
이날 CJ ENM은 물적 분할을 통해 예능,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 멀티 장르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별도의 스튜디오 설립도 추진 중이라고 공시했다. 설립 추진의 목적은 글로벌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해 효율적인 멀티 스튜디오 시스템 구축과 글로벌 콘텐츠 확대 통한 지적재산권(IP) 유통 등 수익사업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CJ ENM은 엔데버 콘텐트를 인수해 글로벌 스튜디오 및 유통 파이프라인을 확보함과 동시에 스튜디오드래곤 급의 멀티 장르 스튜디오를 추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K콘텐츠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CJ ENM은 국내에서는 스튜디오드래곤과 신설 멀티 장르 스튜디오를 산하에 두게된다. 또 글로벌 시장에선 엔데버 콘텐트를 거느리는 멀티스튜디오 체제를 갖추게 된다. 스튜디오드래곤과 멀티 장르 스튜디오 산하에는 모호필름, 문화창고, 밀리언볼트, 블라드스튜디오, 엠메이커스, 지티스트, 화앤담픽쳐스, JK필름 등 제작사들이 포진하게 된다.
CJ ENM은 엔데버 콘텐트를 글로벌 베이스캠프로, 스튜디오드래곤은 국내외 방송 및 OTT에 K드라마를 기획부터 제작, 공급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하는 전문 스튜디오 삼겠다는 전략이다. 신설 추진 중인 스튜디오는 예능,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 멀티 장르 스튜디오로 육성해 자체 제작 생태계를 완성하겠다는 복안이다.
강호성 CJ ENM 대표는 "엔데버 콘텐트 인수와 스튜디오 추가 신설을 통한 멀티 스튜디오 체제로의 변신은 CJ ENM이 글로벌 토탈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의 시작"이라며 "앞으로도 주저하지 않고 글로벌 도전에 앞장서며 변화와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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