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출장에서 돌아오며 "냉혹한 현실"을 마주했다며 '위기론'을 꺼내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전(CE), 모바일(IM), 반도체(DS) 등 3대 부문장을 모두 교체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일각에선 그간 글로벌 위기 속에서도 삼성전자의 기록적 실적 성장을 이끈 DS부문장 김기남 부회장, CE부문장 김현석 사장, IM부문장 고동진 사장 등 대표이사 3인의 유임을 예상하기도 했으나, 이 부회장은 안정 대신 '뉴삼성'을 향한 세대교체를 택했다.
김기남 부회장 회장 승진…한종희·경계현 투톱으로
7일 삼성전자는 회장 승진 1명, 부회장 승진 2명,사장 승진 3명, 위촉업무 변경 3명 등 총 9명 규모의 2022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삼성전자 대표이사 김기남 부회장 겸 DS부문장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승진했다. 회사 측은 김 회장은 반도체 사업의 역대 최대실적과 글로벌 1위 도약 등 고도 성장에 크게 기여한 공을 감안해 회장 승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삼성전자의 미래기술 연구를 담당하는 종합기술원에서 신성장동력 창출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 후임으로는 삼성전기 대표이사 경계현 사장이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으로 오며 DS부문장을 겸임한다. 경 사장은 반도체 설계 전문가로 삼성전자에서 DRAM설계, 플래시개발실장, 솔루션개발실장 등을 역임하며 메모리 반도체 개발을 주도한 바 있다. 그는 2020년부터 삼성전기 대표이사를 맡아 MLCC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역대 최대실적을 견인하는 등 경영 역량을 인정받았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와 더불어 CE와 IM 세트 사업 2개 부문을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한종희 사장이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세트 부문장과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겸임한다.
한 부회장은 TV 개발 전문가 출신으로 2017년부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아 TV사업 15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둬왔다. 한 부회장은 이번 부회장 승진과 함께 세트 사업 전체를 리딩하는 수장을 맡아 사업부간 시너지를 극대화시키고 전사 차원의 신사업∙신기술 등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중책을 맡았다.
삼성 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미래를 대비한 도전과 혁신을 이끌 인물을 세트 사업, 반도체 사업의 부문장으로 각각 내정하는 세대교체 인사를 통해 격화되는 글로벌 경쟁구도 아래 진용을 새롭게 갖춰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트 사업은 통합 리더십 체제를 출범, 조직간 경계를 뛰어넘는 전사 차원의 시너지 창출과 고객경험 중심의 차별화된 제품 및 서비스 기반을 구축했다"며 "반도체 사업은 기술리더십과 비즈니스 역량이 검증된 경영진을 전면에 내세워 사업 경쟁력을 더욱 제고토록 했다"고 덧붙였다.
'뉴삼성' 향한 세대교체 박차
이번 인사에서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 정현호 사장이 부회장으로, ▲삼성전자 북미총괄 최경식 부사장이 삼성전자 SET부문 북미총괄 사장으로,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박용인 부사장이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 LSI사업부장 사장으로, ▲삼성전자 법무실 송무팀장 김수목 부사장이 삼성전자 SET부문 법무실장 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 박학규 사장은 삼성전자 SET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으로,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 LSI사업부장 강인엽 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장단 인사에 이어 주중 계열사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 발표를 이어갈 예정이다. 삼성은 신산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대대적 조직개편과 더불어 최근 발표한 새로운 인사제도에 따라 계열사별로 젊은 임원을 적극 발굴해 본격적인 세대교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가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극복함은 물론 미래준비에 집중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초일류 100년 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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