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쏜 로켓이 올 3월, 달과 만나게 됩니다. 예정된 달 탐사가 아니라 예기치 못한 충돌입니다.
지난 21일 천문학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자 빌 그레이는 블로그를 통해 "4톤 무게의 스페이스X 팰컨9 로켓 잔해가 3월 4일 달 뒷면에 충돌해 20m 크기의 충돌구를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26일 조너선 맥도웰 하버드대 교수도 트위터에 "3월 4일 충돌 예상은 옳다"며 "로켓 상단부가 죽은 상태로 중력 법칙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말하며 그레이의 의견에 동조했습니다.
그레이는 지구에 근접하는 소행성을 추적하는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플루토'를 개발했습니다. 그는 이달 5일 팰컨9 로켓 상단부가 달에서 9656km 떨어진 곳을 지나가는 것을 관측했습니다. 지난주에는 아마추어 천문학자들에게 추가 관측을 요청했고 영국의 천문학자 피터 버스휘슬이 지난 20일 천체망원경으로 팰컨9 로켓 상단부가 하늘을 지나가는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그레이는 "충돌 시간이나 장소 등 불확실한 것들이 있지만 로켓 잔해와 달의 충돌은 분명하다"며 "오차 범위 내 시간과 장소에서 충돌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달과 충돌할 로켓은 일론 머스크의 민간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2015년 미해양대기청(NOAA)의 '심우주 기후 관측 위성(Deep Space Climate Observatory)' 발사를 위해 쏘아올린 팰컨9 로켓의 잔해입니다. 로켓의 상단부는 일반적으로 위성을 궤도로 보낸 후 지구로 추락하면서 대기와의 마찰열에 의해 불타 사라집니다. 하지만 이번 로켓은 다른 로켓보다 높은 궤도를 돌게 되면서 소멸되지 않았습니다. 달 탐사 목적이 아닌 물체가 달과 충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009년부터 달 정찰 궤도선(LRO)을 운영하고 있지만 3월 로켓 상단부와 달의 충돌을 실시간으로 관측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NASA는 추후 충돌 부분을 촬영할 계획입니다. LRO를 개발한 애리조나 주립대의 마크 로빈슨 교수는 "4톤 크기의 물체가 시속 9288km 속도로 달과 충돌하면 10~20m 크기의 구멍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스페이스X는 올해 총 52번의 로켓 발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IT 전문 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지난 27일 전직 NASA 우주비행사인 샌디 매그너스가 NASA 항공우주안전자문위원회(ASAP)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52회 모두 성공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초 48번의 발사를 목표했지만 총 31번만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연 실제로 충돌할지 또 충돌 후 어떤 충돌구를 남길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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