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국제표준은 우리가 선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웹툰 관련 가장 핵심적인 공약으로 하는 것이 맞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미디어·ICT 특별위원회 조승래 총괄위원장은 17일 '차기정부의 웹툰산업 전망과 정책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웹툰분류식별체계 도입, 국제표준화를 웹툰 핵심 공약으로 내놓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웹툰 산업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정책 제언을 했다. 발제자로 나선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은 ▲지역 웹툰 산업클러스터 조성 ▲웹툰 디지털 수장고 확보 ▲저작권보호원 설립 ▲중소 웹툰 기업 육성 ▲웹툰분류식별체계 도입 ▲만화·웹툰 다양성 생태계 구축 ▲인공지능 등 신기술 도입 웹툰 제작 지원 ▲스토리텔링 융복합 지원 등 총 8가지 정책을 제안했다.
서 회장은 특히 "웹툰 분류식별체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매년 엄청난 작품이 쏟아지나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며 "분류식별체계를 마련해 국제표준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도서식별체계(ISBN)는 디지털 콘텐츠인 웹툰과는 성격이 맞지 않다"며 "국제표준 웹툰 식별체계 기관 운영을 위한 추진위원회와 정책 연구가 동반돼야 한다. 분류식별체계가 마련되면 디지털만화의 종주국 위상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웹툰의 수집·보존·활용 측면에서 디지털 수장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종옥 우리만화연대 이사는 "현재 만화 원고를 비롯해 폐쇄된 웹툰 플랫폼에서 유실된 데이터들이 굉장히 많다"며 "실질적으로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데이터들을 잘 보존하고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웹툰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장르 다양성'을 정책적으로 보조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경일 우리만화연대 회장은 "현재 웹툰 시장의 장르가 현대 판타지, 로맨스 판타지, BL(남성연애물) 등 대체로 잘 되는 장르에 집중돼있는 편"이라며 "웹툰의 장르 다양화 지원이 산업 발전의 장기적인 방향"이라고 말했다.
웹툰 작가들의 노동 환경 개선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정기영 한국만화스토리작가협회장은 "웹툰 작품을 보면 거의 혼자서 작업하는 체제"라며 "어찌 보면 한 명의 천재를 기다리는 형태인데, 산업적으로는 작가들의 노동강도가 심하고 혼자 역량에만 의존하고 있어 과연 발전이 가능한가 싶다. 집단 창작체제로 가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에 조승래 총괄위원장은 "국제표준을 만드는 데 있어 (웹툰분류)식별체계 등 작업을 구체적으로 진행했으면 좋겠다"면서 "국제표준은 우리가 선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웹툰 관련 가장 핵심적인 공약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조 위원장은 "(웹툰) 창작자 인재를 키워 초기에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지역 웹툰 생태계가 핵심적"이라면서 "지금도 여러 지역 관련 정책이 있지만, 과감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디지털 수장고 등 웹툰 보존, 관리, 활용 과정이 취약하다는 부분에도 공감한다. 디지털 콘텐츠는 '디지털 아카이빙'이 돼야 활용할 수 있다"며 "웹툰산업계가 기술 개발, 기술 구현 등을 논의, 설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과제를 제안하면 훨씬 실용적이고 도움 되는 기술 구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