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래 의원 주최 글로벌 앱 생태계 공정화를 위한 국제세미나 개최
에픽게임즈 대표 방한… 인앱결제 규제 국제 협력
콘텐츠 업계 "구글 수수료 정책은 꼼수...세부 이행계획 다시 살펴봐야"

/사진=김경영 기자
/사진=김경영 기자

지난 8월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구글·애플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이 시행 두달을 넘긴 가운데, 구글과 애플이 국내 법안 취지에 맞춰 새로 내놓은 수수료 정책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국회와 정부, 업계 관계자들이 빅테크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글로벌 여러 국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연대를 통한 압박에 나서 주목된다. 


여전히 갑질 논란 중심에 선 '구글'...글로벌 공조 방안 논의 자리 마련돼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글로벌 앱 생태계 공정화를 위한 국회 세미나'에서 애플과 구글 등 글로벌 앱 마켓사업자의 '갑질' 방지와 앱 생태계 공정화를 위한 국제 사회의 공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CEO), 세드릭 오 프랑스 디지털부 장관을 비롯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원욱 과방위원장, 김현 방통위 부위원장,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구글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을 준수하고, 이를 위해 결제 정책 변경을 실시하기로 했다. 구글의 이번 변경된 정책에 따라 개발자들은 구글의 인앱결제 시스템과 함께 자신이 선택한 제3자 결제시스템을 앱 내에서 제공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선호에 따라 제3자 결제 또는 구글 인앱결제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제3자 결제 이용 시에는 구글플레이 결제보다 낮은 수수료율 적용하고, 개정 전기통신사업법 준수를 위해 한국만을 대상으로 시행한다. 

하지만 바뀐 정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구글은 최근 법안 시행 전과 큰 차이 없는 수준의 기존보다 4% 인하한 26% 수수료율을 제시했고,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구글이 '꼼수'를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 "공정 경쟁 위해 구글-애플 정책변경 필요"

지난 9월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구글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이 통과되자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한국인이다!"라는 글을 남긴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는 "애플은 현재 한국법을 무시하고 있고, 구글의 정책들은 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단계로 가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창작자들도 공정한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구글과 애플의 정책 변경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김경영 기자
/사진=김경영 기자

특히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는 "우리는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시장의 시작을 목격하고 있다. 앞으로 수십년 동안 전세계 경제에 있어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전세계 모든 기업들에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구글과 애플의 정책은 다른 기업들의 메타버스 시장 진입 기회를 막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한 한국의 법안은 앱 생태계는 물론, 미래혁신과 건전한 시장 경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콘텐츠 업계를 대표해 참석한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은 구글이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통과 이후 내놓은 세부 이행 계획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며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그는 "구글이 제3결제 방식을 채택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지만 문제는 구글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상태에서 제3결제는 추가 옵션같은 느낌으로 제공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콘텐츠·플랫폼 업체들은 구글의 앱결제에 대한 영업정보, 비밀 등을 제공해야 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韓 주도 '구글·애플 앱마켓 독점 규제'...미국 유럽 등 해외서도 가속화

한편, 앞서 구글은 인앱결제 강제금지법 통과 이후 자신들이 새로운 결제 정책을 결정하게 된 배경으로 개발자와 이용자 모두의 편익을 증진하기 위한 이유를 꼽았다. 개발자의 결제방식 선택권과 이용자의 선택권을 동시에 보장하겠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날 열린 세미나에서 메간 디무지오 앱공정성연대(CAF) 사무총장은 "구글과 애플은 스스로 자신들이 혁신가, 창의자, 소비자들을 위한 기업이라고 말한다. 이젠 그 법을 준수해야 할 때"라며 "이번 법안 통해서 이들은 자신들의 슬로건을 지킬 수 있을 것이고, (구글과 애플은) 기업들에게 더 공정한 거래, 더 많은 선택권을 열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최근 미국과 유럽, 인도 등 글로벌 여러 국가에서도 구글과 애플의 앱마켓 독점 규제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메간 디무지오 사무총장은 "구글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은 세계를 선도하는 입법"이라며 "한국의 행보를 세계 주요국들이 주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쎄드릭 오 프랑스 디지털부 장관. /사진=김경영 기자
쎄드릭 오 프랑스 디지털부 장관. /사진=김경영 기자

구체적으로 미국 상·하원은 인앱결제 강제 금지 조항을 담은 '오픈 앱 마켓' 법안이 발의된 상태고, 인도의 반독점규제 당국은 디지털재단 얼라이언스(ADIF) 등 인도의 앱 개발자들의 청원에 입각해 앱 시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 온라인으로 참여한 시조 쿠리불라 인도 ADIF 회장은 "한국의 입법조치는 기울어진 앱 경제 공정성을 바로잡는데 있어 전세계적으로도 크게 유의미한 업적"이라며 "이번 입법조치를 통해 한국은 다른 국가들이 참고하고 벤치마킹할 귀중할 선례를 남겼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쎄드릭 오 프랑스 디지털부 장관은 "새로운 '빅테크'로 이전에 없던 문제가 제기된 가운데 한국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구글 갑질방지법'을 도입했다"며 내년에는 유럽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있을 것을 예고했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