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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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양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구독 플랫폼을 열고 콘텐츠 유료화 실험에 나선 가운데 서로 사뭇 다른 '타깃 전략'을 들고 나와 이목이 쏠린다. 

공통점은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만을 구독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 누구나 창작자로 참여해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며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다만 네이버는 구독형의 넷플릭스식, 카카오는 광고형의 유튜브식 모델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각각 콘텐츠 구독 플랫폼을 열고 유료화 실험에 돌입했다. 네이버는 매달 정액 구독료를 보장하는 넷플릭스식 모델을, 카카오는 광고 수익에 집중하는 유튜브식 모델을 택했다.

네이버는 이날 지난해 5월 베타서비스로 출발했던 '프리미엄콘텐츠'를 정식 출시했다. 창작자가 쉽게 콘텐트를 판매하고 사용자는 구독할 수 있는 유료 플랫폼이다. 발행과 판매, 데이터 분석 및 정산 등 창작자들이 콘텐츠 판매를 쉽게 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는 구독료 기반 수익모델을 택했다. 콘텐츠 주제나 형식, 상품 구성, 가격 정책은 창작자가 결정한다. 

네이버는 창작 생태계 구축을 위해 '기술지원'에 방점을 찍었다. 네이버가 창작자의 유료 콘텐츠 판매를 위해 기술과 데이터를 지원하고 결제액의 수수료 10%를 떼가는 구조다. 콘텐츠 편집부터 결제, 정산 관리, 데이터 분석, 프로모션 운영 등 툴과 데이터를 통합 제공한다. 네이버가 중소상공인(SME)의 온라인 창업을 돕는 스마트스토어의 콘텐츠 판매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카카오뷰 /사진=카카오 제공
카카오뷰 /사진=카카오 제공

 

카카오는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을 활용하는 방식을 꺼내들었다. 카카오는 지난해 카카오톡 하단 세 번째 위치인 샵(#)탭 자리를 콘텐츠 구독 서비스 '카카오 뷰'로 대체한 바 있다. 무엇보다 카카오 뷰는 '큐레이션'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창작자인 '뷰 에디터'가 콘텐츠 큐레이션이 중심이 된다. 뷰 에디터는 뉴스, 영상, 텍스트,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 링크를 모아 보드 형태로 발행하는 역할을 한다. 

카카오 뷰는 현재 광고 위주의 수익모델을 구축했지만 향후 더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뷰 에디터에게 자신의 보드를 받아보는 이용자 수나 보드 노출 수 등에 따라 My뷰 공간의 광고 수익을 배분한다. 향후 이용자의 후원이나 유료 콘텐츠 발행 등의 수익모델 추가도 예정돼 있어 유튜브식 수익모델과 유사한 형태를 구축하게 될 전망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콘텐츠 유료화 실험에 나선 이유는 시장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전세계 구독경제 시장은 연평균 68%씩 성장해 2025년 4782억 달러(약 57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구독 시장 잠재력도 충분하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2016년 25조9000억 원에서 2020년 40조원으로 54% 증가했다.

다만,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 창작자를 유치하고 지속 가능한 창작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과제로 남았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기존 콘텐츠는 많은 사람에게 소구되는 범용 콘텐츠를 지향했지만, 유료 구독 콘텐츠는 이와 달라야 한다"면서 "기존 범용 콘텐츠가 충족시켜주지 않는 '페인포인트'(pain point)를 알아내고, 이 지점을 충족시킴으로써 이용자들의 '페이포인트'(pay point)를 적중하는 플랫폼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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