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사진=디미닛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사진=디미닛

최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양자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양자기술 육성을 위해 전년 대비 67% 증가한 814억원을 투자하기로 밝히며, 관련 사업 개발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는 최근 양자기술 관련 사업을 확대,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양자암호통신기술은 원거리 통신에서 비밀키를 안전하게 전송할 수 있는 암호통신 기술을 뜻한다. 물리학적 특성상 복제가 불가능하고, 어떤 입자의 운동량과 위치를 동시에 파악할 수 없다. 때문에 해킹이 불가능하고, 보안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삼정 KPMG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양자정보통신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1조4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통신사들이 양자암호통신 개발에 앞장서는 이유는 사물인터넷(IoT)나 자율주행 기술, 클라우드 기반 로봇, 의료,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와 융합됐을 때 큰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양자암호기술을 적용한 안전한 통신망을 공공·민간분야에 확대, 양자기술 생태계 조성에 앞장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텔레콤, '양자암호 하이웨이' 구축 목표

우선 SK텔레콤은 국내 양자정보통신 기술 개발을 위해 양자암호통신 시장을 가장 먼저 개척한 바 있다. 지난 2011년 SK텔레콤은 양자기술연구소 '퀀텀테크랩'을 만들고, 지난 2013년에는 '퀀텀정보통신연구조합' 설립을 주도하는 등 적극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 직원들이 KCMVP 인증 암호모듈 및 해당 모듈이 설치된 전송장비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직원들이 KCMVP 인증 암호모듈 및 해당 모듈이 설치된 전송장비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특히 SK텔레콤은 최근 디지털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인 에퀴닉스(Equinix)와 '양자암호키분배기(QKD) as a Service' 등 양자(Quantum) 비즈니스의 국내외 확대를 위해 손잡았다. 양사는 에퀴닉스 SL1 데이터센터에 QKD 환경을 구축하고, 연내 'QKD as a Service'의 상품화 방안 및 과금방식 등을 검토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에퀴닉스의 데이터센터간 상호연결을 포함한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활용해 전세계 데이터센터에서 'QKD as a Service'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SK텔레콤은 양자암호키 연동 국제표준을 만족하는 전송암호모듈로 국정원 암호모듈검증(KCMVP)을 획득한 '티 크립토' 암호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자사 5세대(5G)·LTE 백본망에 양자암호기술을 적용하고, 스마트팩토리나 헬스케어 등 강도 높은 보안이 필요한 자사 서비스에 '티 크립토' 기술을 적극 활용해 고도로 진화하고 있는 해킹 위협으로부터 고객의 정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밖에도 SK텔레콤은 계열사 SK브로드밴드 등과 'SKB 컨소시엄'을 구성, 양자암호 국책 과제를 수주했다. 현재까지 8개 기관 9개 구간에 양자암호통신망을 적용, 구축 완료했다. 8개 기관의 양자암호 통신망 거리를 합치면 약 280킬로미터(Km)에 달한다. 향후 SK텔레콤은 전국 주요도시를 연결하는 '양자암호 하이웨이(Highway)' 구축이 목표다. 

하민용 SK텔레콤 이노베이션그룹장은 "앞으로도 양자암호 기술 고도화와 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국제표준화 활동도 지속적으로 선도해 생태계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KT 양자암호통신 서비스 품질평가 기준, ITU 국제 표준 승인

KT는 자사가 독자 개발한 양자암호통신 서비스 품질평가 기준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으로부터 국제 표준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KT의 '양자암호통신 서비스 품질 평가 기준'은 ▲응답지연 ▲응답지연변이 ▲손실율에 따라 특화된 파라미터(매개변수)를 적용해 서비스 품질을 측정할 수 있다. 따라서 고객에게 객관적인 품질 정보 제공이 가능하다.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연구원들이 양자암호 비화통신 기술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KT 제공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연구원들이 양자암호 비화통신 기술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KT 제공

최근 KT는 20kbps 속도로 양자암호키를 제공하는 고속 양자암호키 분배 시스템을 구현하고, 핵심 부품인 '고속 단일광자광원 생성 모듈'과 '고속 양자난수 연동 인터페이스'도 직접 개발했다. KT는 지금까지 5건의 양자암호키 분배 장치 공급 계약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에 양자 기술을 이전했고, 올해에도 5건 이상의 기술을 중소기업에 제공할 계획이다.

이종식 KT 융합기술원 인프라DX연구소장은 "양자암호통신 발전을 위해 응용 기술뿐 아니라 근본적인 양자기술 개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KT는 특화 기술 개발과 국내 기술 생태계 조성을 동시에 진행해 국내 양자암호통신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LG U+, 올해 상반기 기업용 양자내성암호 전용회선 서비스 출시

LG유플러스는 이르면 올 상반기 중 기업용 양자내성암호 전용회선 서비스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양자보안을 강화한 신규 서비스를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상용화한 양자내성암호 전용회선 서비스를 보안에 대한 요구가 큰 공공·금융 시장에 우선 적용하고, 이후 국내 기업 등 민간 시장으로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LG유플러스 직원들이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검증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 직원들이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검증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제공

앞서 LG유플러스는 양자내성암호(PQC)가 적용된 전송장비를 통해 양자암호 통신망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구체적으로 지난 2020년에는 크립토랩, 코위버와 함께 광전송장비(ROADM)에 장착되는 양자내성암호 암호화모듈을 개발한 바 있다. 최근 LG유플러스는 양자컴퓨터의 해킹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양자내성암호 서비스' 공공·민간분야 검증을 마쳤다.

구성철 LG유플러스 유선사업담당은 "다가올 양자컴퓨터시대에도 안전한 통신망을 완성하기 위해 양자내성암호 서비스를 공공, 금융기관에 적극 확산시키고, 나아가 다양한 민간분야에서도 안심할 수 있는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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