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 편입된 가상자산 거래소
원화·코인마켓 안 가리고 러브콜
"이해관계 맞아 떨어졌다"

그래픽=디미닛
그래픽=디미닛

대체불가능한토큰(NFT), 플레이 투 언(P2E) 등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신사업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가상자산 거래소를 향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을 통과해 제도권에 안착한 거래소들에 기성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명계좌 확보한 고팍스, 100억 투자 받았다

제도권에 편입한 거래소를 향한 러브콜은 원화마켓, 코인마켓을 가리지 않고 있다. 원화마켓의 경우 이미 4대 거래소로 불리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이 수익성을 증명했고 실제로 투자도 받았다. 업비트는 하이브, 빗썸은 위메이드, 코인원은 컴투스 그룹, 코빗은 SK스퀘어로부터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국내 4대 거래소 CI/사진=각 회사 제공
국내 4대 거래소 CI/사진=각 회사 제공

이에 더해 전북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확보한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는 지난 23일 KB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일부 기존 주요 투자사들도 후속 투자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유경PSG자산운용 주도 시리즈A 투자와 2021년 디지털커런시그룹(DCG)의 투자에 이은 추가 투자다.

고팍스가 실명계좌를 확보함으로써 원화마켓 재개 가능성이 높아지자 러브콜이 쇄도 하는 모습이다. 기업 가치평가는 약 3500억원 정도로 전해졌다.


특금법 통과한 코인마켓 매력도 UP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한 코인마켓 거래소에 대한 관심도 크다. 특금법을 통과해 라이선스를 얻었다는 것만으로도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코인마켓을 운영하는 가상자산 거래소 오아시스가 500억원대에 매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금법 본격 시행 이후 코인마켓이 처음 매물로 나와 업계에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오아시스 홈페이지 / 사진=오아시스 홈페이지
가상자산 거래소 오아시스 홈페이지 / 사진=오아시스 홈페이지

특히 국내 상장사들이 오아시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상장사가 실사를 나온 적이 있다"며 "신고 수리 전부터 연락이 왔었고, 신고 수리 뒤에 이야기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다만 앞서 알려진 것처럼 상장사 4곳과 논의중인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많이 부딪히다보니 금융 쪽에 친화적이면서도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기업을 찾고 있다"며 "금융적으로, 재무적으로 잘 해줄 그런 구매자를 찾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을 포기하고 거래소를 넘겨버리겠다는 것은 아니란 것이다.

이밖에도 복수의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다수 거래소들이 인수합병(M&A)이나 투자 유치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 수리된 거래소 투자 M&A 더 많아진다

업계 전문가들은 거래소와 블록체인 사업에 진출하려는 기업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과 경험이 없는 기업과 든든한 조력자가 필요한 거래소 간의 계산이 맞았다는 것.

한대훈 SK증권 연구위원은 "냉정하게 당장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보니 앞으로 라이선스를 획득한 거래소를 대상으로 투자나 M&A가 많아질 것 같다"며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들고 싶은 기업 입장에선 검증된 회사들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연구위원은 "4대 거래소의 경우 이미 투자가 어렵고 기회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밑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어 특금법을 통과한 곳의 몸값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한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 사업 신규 진입이 어려운 지금 시점이 코인마켓을 팔기에 적기"라며 "거래소와 인수 기업간의 니즈가 맞는 상황이며 라이선스를 이미 확보했기 떄문에 사업을 접목기시키에도 좋다"고 말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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