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사진=네이버 제공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사진=네이버 제공

 

콘텐츠를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덩치를 불리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젠 유럽 시장에서 맞붙는다. 한국산 콘텐츠의 직접 소비 및 2차 저작물 시장이 크게 팽창하자, 웹툰을 앞세워 지구촌 정복에 돌입한 것이다. 

네이버웹툰은 21일 올해 상반기 내 프랑스에 유럽 총괄 법인 '웹툰EU(가칭)'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 총괄 법인이 신설되면 네이버웹툰은 북미 본사를 중심으로 한국, 일본, 유럽까지 주요 시장에 모두 사업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웹툰 플랫폼 픽코마를 운영하는 카카오픽코마도 유럽 진출의 닻을 올렸다. 카카오픽코마는 지난 17일(현지시각) 프랑스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픽코마는 지난해 9월에는 '픽코마 유럽(piccoma europe)' 법인 설립을 완료한 바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2019년 글로벌 플랫폼 '웹툰(WEBTOON)'의 프랑스어, 스페인어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2021년에는독일어 서비스를 추가해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모바일 데이터 및 분석 플랫폼 data.ai(구 앱애니)에 따르면 웹툰(WEBTOON) 프랑스어 서비스는 올해 2월 기준 프랑스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웹툰/만화 앱 중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와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독일어 서비스도 월간 활성 이용자 수와 매출 모두 현지 양대 앱마켓 내웹툰/만화 앱 중 1위다.

카카오픽코마의 기세 또한 만만치 않다. 픽코마는 세계 최대의 만화 시장을 보유한 일본에서 디지털 만화 및 웹소설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인기 웹툰을 제공하는 종합 디지털 만화 플랫폼이다. 글로벌 앱 조사업체 앱애니(App Annie)에 따르면, 2020년 7월 전세계 만화 앱 매출 1위를 차지한 이후 현재까지 변함없이 1위를 유지 중이다. 지난해에는 전세계 모바일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지출한 앱(게임 제외) 6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일본에서만 단일 앱을 운영하며 순위안에 들어 업계 관심이 집중됐다. 올해는 프랑스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카카오재팬을 이끌고 있는 김재용 대표 /사진 = 카카오
카카오재팬을 이끌고 있는 김재용 대표 /사진 = 카카오

 

이들이 유럽 시장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시장 규모가 큰 탓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유럽의 디지털 만화(웹툰, 전자책 만화, 종이책 만화의 스캔본 등) 시장 규모는 매년 꾸준히 늘어 올해 전 세계의 26.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디지털 만화, 종이책 만화를 포함한 만화 시장 규모가 지난해 기준 2억9800만달러(3570억원)로 유럽 국가 중 최대인프랑스는 유럽의 디지털 만화 확산의 거점으로 기대받는다. 독일 등 인근 국가 진출을 위해서도 선점해야 하는 국가다.

네이버웹툰은 유럽 총괄 법인 설립 후 연재 작품 수를 더욱 확대하고 현지 창작자 발굴도 강화해 웹툰 생태계 구축에 더욱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우선 올해 프랑스어 플랫폼에 약 200개, 독일어 플랫폼에 100여개 작품을 추가해 콘텐츠 라인업을 강화한다. 현지 작가들의 작품 외에도 검증된 한국 인기 웹툰과 미국과 일본 등 타 글로벌 서비스 지역에서 인기를 얻은 작품들을 추가해 장르의 다양성도 넓힌다.

또 오는 7월 프랑스 내에서 세 번째 웹툰 공모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독일에서도 올해 하반기부터 현지 작가 등용문 시스템인 '캔버스(CANVAS)'를 가동, 현지 창작자 발굴을 시작한다. 이 밖에도 현지 인력 확보, 출판사 네트워크 강화 등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작업들도 진행한다.

카카오픽코마는 프랑스 서비스를 앞두고 현지 문화, 콘텐츠 이용방식, 라이프스타일 등 분석을 토대로 현지에 최적화된플랫폼 론칭 전략을 수립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프랑스는 디지털 만화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일본망가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한국 웹툰의 인지도와 인기도 꾸준히 상승 중이다.

픽코마는 프랑스에 공개되지 않은 다수의 일본 망가 및 인기 한국 웹툰을 작품 라인업에 올리는 등 현지 이용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작품을 서비스하기 위해 각별히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일본, 한국 등 세계 각국의 작품을 소개해 이용자에게 신선한 재미와 흥미를 전하겠다는 의지다. 더불어, 이용자가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기다리면 무료' 비즈니스모델(BM)을 도입한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유럽의 디지털 만화 시장은 이용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잠재력 높은 시장"이라며 "유럽 법인설립으로 더욱 현지화된 전략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글로벌 1위 웹툰 플랫폼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창작자 생태계를 구축하고 유럽 시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용 카카오픽코마 대표는 "카카오 글로벌 비즈니스의 초석을 다지고 있는 픽코마는 일본을 넘어 글로벌 탑클래스 앱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올해 글로벌 사업 확대와 일본 내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에 집중해 공격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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