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시대#
3화. 현실로 다가온 로봇

로봇은 우리 생활에 얼마나 가까워졌을까? 정말 우리의 기대만큼 인간이 하기 힘든 노동을 대체하며 인류의 번영을 함께 할 동반자가 될 수 있을까? 현 시대 대표적인 혁신가로 손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그렇다"라고 말하는 듯 하다.


사람 닮은 '휴머노이드'는 현실이 될까

머스크 CEO는 지난 7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기가팩토리 텍사스' 공장 개장식에서 "내년에 옵티머스 버전1 생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옵티머스는 지난해 테슬라가 'AI 데이'를 통해 처음 공개한 로봇이다. 인간을 닮은 로봇이 전기차 생산 현장을 누비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이 로봇은 키 173cm, 무게 57kg에 인간 신체와 비슷한 모습을 가진 '휴머노이드'로, 테슬라 전기차의 자율주행 기능에 사용되는 것과 똑같은 반도체와 센서를 사용한다. 일론 머스크는 옵티머스가 시속 8km로 움직이며 최대 20kg 물건을 들어올릴 수 있다며 인간 노동을 대체할 것이라 소개했다.

/사진=테슬라
/사진=테슬라

아직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할만한 휴머노이드가 개발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지난 2014년 출시한 '페퍼' 정도가 유명한 휴머노이드 사례로 꼽히지만, 이 마저도 경제성을 갖지 못해 결국 단종되는 수모를 겪었다. 옵티머스 역시 아직 제대로 된 프로토타입을 공개하지 않아 실제 내년 생산이 가능할 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도 많다. 머스크 특유의 마케팅용 퍼포먼스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옵티머스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쪽에서는 '어차피 가야 할 길'이라는 반응이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과 신경망 반도체를 로봇에 이식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며, 성공할 경우 단기적으론 전기차 생산 과정의 노동력을 대체하며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궁극적으로 머스크가 추진하는 화성 탐사 등을 실현하기 위해선 인간이 접근할 수 없는 노동 역시 로봇이 대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옆으로 다가온 로봇

휴머노이드가 현실화되기 이전에 벌써 많은 로봇들이 우리 주변을 돌아다니게 될 전망이다. 국내 대표 IT기업 중 한 곳인 네이버가 선행 연구개발(R&D) 조직 네이버랩스를 통해 개발한 로봇 '루키(Rookie)'는 네이버 제2사옥에서 택배, 카페, 도시락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사진=네이버랩스
/사진=네이버랩스

루키는 일상 생활 공간에서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이 로봇은 실내를 자율주행하며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때 사람들이 위협적으로 느끼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크기를 정했다. 앉아있는 사람 시선보다 낮고 위협적이지 않은 높이와 일반적인 문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너비를 가졌다.

배달의민족은 세계 최초로 식당에서 현관까지 음식을 배달하는 'D2D(Door to Door)' 로봇 배달 서비스를 구현했다. '딜리드라이브'라는 이름의 이 배달로봇은 실내외 자율주행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기반으로 식당에서 아파트 각 세대 현관 앞까지 음식을 배달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배달의민족
/사진=배달의민족

D2D 로봇배달 서비스는 주문자가 세대 내 비치된 QR코드를 스캔해 주문을 완료하면 주문 접수, 단지 내 이동, 공동현관 통과, 엘리베이터 탑승 이동, 배달완료 알림 등 총 8단계의 과정을 거쳐 배달업무를 완수한다. 식당 업주는 딜리드라이브에 음식을 담은 후 출발 버튼만 누르면 된다. 배민이 약 한 달간 200여 건의 배달 상황을 시험한 결과, 주문 완료 후 배달 완료까지 평균 20분이 소요됐으며 보행자와의 충돌 등 안전사고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산업현장에는 사람과 함께 일하는 '협동로봇'

이미 일상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는 서비스 로봇과 함께 산업현장에서도 로봇 도입이 가속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전세계 산업용 로봇의 가동 대수는 연 평균 13%의 성장률을 보여 현재 300만대의 산업용 로봇이 가동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연 평균 32%씩 성장해 오는 2025년에는 약 211조원을 웃도는 규모로 시장이 팽창할 전망이다.

/사진=유니버셜로봇
/사진=유니버셜로봇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는 특히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면서 사람과 물리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협동로봇'이 등장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협동로봇은 접근제한 영역을 설정해두고 고속으로 움직이던 기존의 산업용 로봇과는 달리 안전펜스 없이 사람과 한 공간에서 협동하며 사람의 의도를 간파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업내용을 변경하거나 동작 시간과 순서를 바꿀 줄 아는 로봇이다.

사람과 로봇의 조합은 인력난 해소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완전 자동화보다 생산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협동로봇 도입은 앞으로도 계속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0년 4억7500만달러였던 전 세계 협동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6억3000만달러로 1년 만에 33% 급증했다.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2027년 협동로봇 시장은 105억달러(약 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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