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9개월만에 중국 게임사에게 내자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 45개를 발급했다. 이에 해외 게임사에게 내주는 외자 판호 발급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내자 판호가 허가된 만큼 외자 판호에 대한 심사 역시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재 외자 판호를 발급 받고 게임 출시를 앞둔 국내 게임은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뿐이다. 다만 일각에선 내자 판호와 외자 판호는 다르다며 국내 게임의 판호 발급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中 게임업계 숨통 트나...45개 내자 판호 발급
12일 외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중국 게임사가 개발한 게임 45개에 판호를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지난해 7월 이후 외자 판호는 물론 내자 판호 역시 단 한건도 내주지 않아왔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해온 경제참보고가 게임산업은 정신적 아편과 같다고 언급한 이후, 청소년 게임 시간을 주 3시간으로 제한하는 등 강력한 게임 규제 정책을 펴왔다.
이에 중국 게임업계는 상반기 내자 판호 발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10월 열리는 중국 최대 정치 행사 양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당 총서기직 3연임 이후에나 게임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 것.
이번 내자 판호 발급으로 중국 게임업계는 고무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게임업계에 정통한 소식통은 "상반기 이후에나 내자 판호가 열릴 줄 알았는데 빨리 발급돼서 중국 현지는 희망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아울러 국내 게임업계도 중국 당국의 내자 판호 발급에 외자 판호 발급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중국 판호 발급 소식에 국내 게임주가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에 이은 외자 판호 발급을 기대한 것.
현재 외자 판호를 획득하고 출시를 앞둔 국내 게임은 검은사막 모바일이 유일하다. 펄어비스는 오는 26일 검은사막 모바일의 중국 OBT를 시작할 예정이다.
외자 판호도 열릴까...엇갈리는 전망
다만 게임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게임물관리위원장을 지낸 이재홍 숭실대 교수는 긍정적으로 볼만 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내자 판호지만 어쨋든 열린 것은 기회가 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내자 판호에 이어 외자 판호까지 발급되면 국내 게임산업이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내자 판호와 외자 판호 분위기는 다르다고 보는게 맞다"며 "내자 판호가 열린 것은 중국 당국의 강경한 게임 규제가 조금 완화됐다고는 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자 판호를 내줬다고 해서 외자 판호를 내준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 국내 게임사는 이미 한한령으로 이를 경험한 바 있다.
더불어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중국 내 분위기가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며 "판호가 나오는 것과 게임을 통제하는 것은 별개 이슈로 본다"고 말했다. 판호가 나온다고 분위기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란 설명이다. 위 교수는 여전히 양회 이후에나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 중국 게임산업 규모는 2786억8700만위안(약 52조2100억원), 게임 이용자 수는 6억명 이상이다. 270여일만에 발급된 중국의 내자 판호에 중국 게임업계는 물론 국내 게임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