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스튜디오가 사명을 'SLL'로 바꾸고 글로벌 1위 제작사로 도약을 선언했다. SLL은 미국에 이어 일본과 동남아 지역을 거점 지역으로 삼아 현지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부부의 세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을 흥행시킨 SLL만의 'K콘텐츠 성공 방정식'을 이식하고 로컬 콘텐츠를 발굴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이를 통해 SLL은 연매출 2조원 달성을 이뤄내겠다는 복안이다. 헐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영국 BBC 스튜디오와 맞먹는 규모의 스튜디오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 차질없이 이뤄진다면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는 게 SLL 측의 설명이다.
미국·일본·동남아를 'K콘텐츠' 전진기지로
정경문 SLL 대표는 1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렛츠 룰루랄라(Let’s LuluLala)' 행사에서 "SLL은 국내 1위 제작사로 안주하지 않겠다"며 "세계 1등 제작사로 발돋움해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자 한다"고 했다.
SLL은 전세계에 거점 지역을 확보해 글로벌 스튜디오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해 인수한 헐리우드 베테랑 제작사 '윕(wiip)'은 미국 진출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윕은 ABC 네트워크·스튜디오 사장을 역임한 폴 리(Paul Lee)가 2018년 설립한 콘텐츠 제작사다. 윕은 풍부한 업계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넷플릭스, 아마존 등 다양한 플랫폼에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을 세워두고, 현재 100여 건의 기획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미국 외에도 해외 법인과 제작사 설립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전략 지역으로는 '일본'과 '동남아' 시장을 꼽았다. 정 대표는 "일본은 K콘텐츠 선호도가 높은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동남아는 콘텐츠 트렌드의 중심이라고 하는 Z세대의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중요한 전략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SLL은 일본에 현지 법인 설립을 눈 앞에 두고 있으며, 일본 최고 수준의 제작사 설립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동남아 시장의 첫번째 진출 지역으로는 싱가포르를 꼽았다.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넘어 현지 제작사와의 협업도 이어간다. 방향성이 맞는 제작사와는 파트너십을 넘어 인수합병(M&A) 등의 가능성도 언제나 열어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단순 수출을 넘어 K콘텐츠 성공 노하우를 담아 현지에서 통할 수 있는 '로컬 콘텐츠'를 만드는게 궁극적인 목표다.
최재혁 SLL 전략실장은 "일본과 동남아 거점 법인은 올해 안에 만들 것"이라면서 "다양한 사업자와 조인트벤처(JV)라든지 여러가지 협력관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에서 성공방정식을 가지고 간다는 건 분명하다. 방향이 맞는 해외 제작사라고 하면 언제든지 인수하거나 협업할 가능성을 열어보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15개 레이블 '원팀 체제'로 글로벌 진출
K콘텐츠의 성공을 이끌고 있는 SLL의 15개 레이블이 힘을 보탠다. SLL은 BA엔터테인먼트, wiip, 드라마하우스, 베티앤크리에이터스, 스튜디오버드, 스튜디오슬램, 스튜디오피닉스, 앤솔로지스튜디오, 앤피오엔터테인먼트, 콘텐츠지음, 클라이맥스스튜디오, 퍼펙트스톰필름, 프로덕션에이치, 필름몬스터, 하우픽쳐스 등 제작사를 산하에 두고있다. 현재 200여 명에 달하는 크리에이터와 함께 드라마, 영화, 예능 등 300여 개 이상의 작품을 만들어왔다.
정 대표는 "해외 매출 비중 지속 키워가 2024년도에 2조의 매출 규모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회사 입장에선 벅차면서도 기쁜 숫자이나, 대표인 제겐 개인적으로 끔찍한 숫자”라고 농담을 던지면서도 “그래도 도전을 할 것이다. 목표 매출 2조 원 중 해외 매출의 비중은 40%로 잡혀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9년 BBC 스튜디오가 연 매출 2조를 기록했는데 우리가 그 정도는 따라잡아야하지 않겠나"라며 "향후 제작비가 얼마나 상승할지 두고봐아겠지만, 현재 기준으로 연간 드라마를 50개~60개 정도 제작한다면 목표치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지금 우리 학교는'과 '지옥'을 제작한 SLL이 또 다른 글로벌 흥행작을 탄생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올해만 35개 작품을 제작하는 SLL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HBO맥스 등 글로벌 동영상서비스(OTT)향 작품도 대거 제작한다.
SLL은 유명 연극배우이자 성우인 스티븐 토스트의 로스앤젤레스(LA) 진출기를 담은 BBC 시트콤 '토스트 오브 틴셀타운'(Toast of Tinseltown), 워터게이트 사건의 배후였던 하워드 헌트와 고든 리디의 실화를 그린 HBO 드라마 '더 화이트 하우스 플러머스'(The White House Plumbers) 등을 제작해 올해 방영한다. 영국 밴드 '섹스 피스톨즈' 탄생기를 그린 드라마 '피스톨'(Pistol)은 채널 FX, 하이틴 로맨스 '더 썸머 아이 턴드 프리티'(The Summer I Turned pretty)는 아마존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공개된다.
넷플릭스 스페인 오리지널 드라마 '종이의 집'의 한국 리메이크작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하정우·황정민·유연석이 주연을 맡은 '수리남', 배우 최민식이 24년 만에 출연하는 드라마로 화제를 모은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카지노' 등도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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