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코로나19 특수를 누려 온 IT 산업이 내리막을 목전에 두고 있다. 전례 없는 공급망 대란에 수요 감소마저 우려되는 상황. 이미 스마트폰, 노트북, TV 등 시장의 '피크아웃'(정점통과)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 와중에도 초고속 성장이 전망되는 제품이 있으니 바로 '폴더블폰'이다.
하반기 IT 성장 기대주 '폴더블'
17일 신한금융투자는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에 가장 돋보일 IT 모멘텀은 폴더블"이라고 강조했다.
70개 기업 탐방 미팅을 통해 작성된 이번 보고서에서 신한금융투자는 "2022년 IT가 부진해도 폴더블 산업은 전년 대비 100%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2차 부품사들의 폴더블 부품 주문량이 늘고 있어 지속적인 컨센서스 상향 조정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폴더블 수혜는 일부 부품사들에게 집중될 것이며, 올해 뿐만 아니라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힌지가 본격적으로 업그레이드되는 내년과 2024년까지의 성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홀로 고속 성장
신한금융투자는 올 8월 출시가 예상되는 '갤럭시 Z 폴드4'와 '갤럭시 Z 플립4'의 출하량이 1450만대 이상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출시된 3세대 모델의 경우 약 680만대가 출하된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폴더블 출하량은 지난해의 2배에 달하는 164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삼성전자의 4세대 폴더블폰은 그동안 단점으로 지적된 무게와 두께를 줄이고 배터리 시간을 늘리는 등 사용성 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대중화를 통해 '갤럭시 Z' 시리즈를 '갤럭시 S' 시리즈에 버금가는 전략 모델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국 제조사들도 앞다퉈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들며 시장 파이는 빠르게 커질 전망이다.
2023년 이후로는 두 번 접는 폴더블 기기나 화면을 위나 좌우로 늘리는 '롤러블폰' 등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미국에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에서 이 같은 스마트폰 시제품을 선보였다.
폴더블 부품사 하반기 수혜 전망
이 같은 폴더블 시장 성장의 수혜주로는 파인테크닉스, KH바텍, 인터플렉스, 세경하이테크 등이 꼽힌다. 이들은 폴더블폰의 핵심 부품인 힌지나 디스플레이 필름, 디지타이저 등을 제조하는 부품사들로, 올해 영업이익에서 폴더블 관련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금융투자는 "폴더블 밸류체인 내 주요 기업들은 지난해 연말 예상했던 부품 주문보다 현재의 수치가 높아지고 있다"며 "부품별로 편차는 있으나 2차 벤더들의 경우 평균적으로 20% 이상 기대치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실적이 '상고하저'를 그릴 다른 부품사와 달리 폴더블 관련사들은 올 3분기부터 실적이 좋아지는 '상저하고' 추이가 예상된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