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국경을 초월한 인공지능(AI) 연구개발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소매를 걷어 붙였다. '일본' '홍콩'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를 넘어 '독일' '프랑스'까지 AI 연구 센터를 구축, 인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의 움직임은 구글의 AI 네트워크를 견제하고,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형성된 AI 기술 패권에 견줄만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행보로 평가되고 있다.
일본부터 베트남까지...亞 인재 유치 '총력전'
네이버는 하노이과학기술대학과 함께 개최한 베트남 최초의 인공지능(AI) 해커톤 행사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25일 밝혔다.
네이버는 지난 2019년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DEVIEW)를 통해 한국-일본-프랑스-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AI 연구 벨트' 구축을 선언하고 2020년 하노이과학기술대학을 동남아 첫 파트너로 선정한 바 있다.
네이버는 아시아 국가 곳곳에 AI 연구 기지를 구축, 인재 확보에 주력해왔다. 대표적인 전초기지는 베트남과 일본이다. 네이버는 베트남 우정통신대학(PTIT)과 공동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베트남 현지의 우수 인재들과 네이버 연구진들이 딥러닝, 매핑, 동영상, 음성인식 등 다양한 분야 산학과제들을 진행한다. 이곳은 앞서 네이버가 하노이과학기술대학(HUST)과 설립한 연구 센터에 이어 세운 두번째 연구 거점이다.
지난해 3월 1일, 네이버 라인과 야후재팬의 통합으로 탄생한 'Z홀딩스' 역시 네이버 AI 네트워크의 핵심 기지다. Z홀딩스는 '일본 및 아시아 기반의 글로벌 선도 AI 테크 기업'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든 서비스에 AI를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Z홀딩스는 향후 5년간 5000억엔(약 5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글로벌 및 일본에서 약 5000명의 AI 분야 엔지니어를 증원할 계획이다.
유럽에 도전장...'북미'도 네이버 DNA 심는다
네이버의 글로벌 AI 벨트는 유럽으로 연결된다. 2017년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을 인수해 네이버랩스유럽을 설립한 게 첫 출발이다. 이곳은 AI를 비롯해 컴퓨터·3D 비전, 자연어 처리 등 첨단 기술 분야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는 독일 튀빙겐대학교와도 더욱 안전하고 신뢰 가능한 AI 연구 개발(R&D)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네이버는 튀빙겐대학교와 더욱 강력한 연구 협력을 위해 조만간 튀빙겐대학교 AI 센터 내에 공동 연구소를 설립한다. 연구 인력의 상호 교환 방문, 학생 연구자 지원 등을 통해 교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을 넘어 궁극적으론 북미지역까지 네이버 AI 연구벨트 확장이 이뤄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2021 검색 콜로키움 글로벌 리서치'에서 미국으로 연구개발(R&D) 조직을 확대하고 글로벌 검색 기능 강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핵심은 AI 연구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스냅 출신 김진영 책임리더가 이를 이끈다.
美·中 기술패권에 맞서는 네이버...제3극 찾는다
네이버는 구글의 AI 네트워크를 견제하고,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형성된 AI 기술 패권에 견줄만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다. 네이버는 2019년 기술 콘퍼런스 '데뷰'에서 '글로벌 AI 연구벨트' 청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네이버의 본진인 한국과 일본, 확장 거점인 프랑스와 베트남 등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일대일로' 기술 네트워크를 구축, 미·중 기술 패권에 맞선다는 구상이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당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네이버의 핵심 AI 연구소가 위치한 프랑스, 세계 10위 안에 드는 개발자 규모를 갖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구축되는 네이버 중심의 기술 연구 네트워크를 조성할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 이 연구 벨트가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을 중심으로 한 미국과 BATH(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화웨이)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엄청난 기술력에 견줄 수 있는 새로운 글로벌 흐름으로 부상할 수 있도록 청사진을 그려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구축한 AI 네트워크는 중국을 중심으로 형성된 구글의 AI 네트워크와 대비된다. 구글은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AI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구글은 지난 2017년 베이징에 아시아 첫 인공지능 연구소 '구글 중국 AI 센터'를 설립했으며 베이징과 상하이에 각각 인공지능 연구 조직을 두고 있다.
이에 반해 네이버는 본진인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연구 기지를 구축하고, 확장 거점으로 베트남과 유럽을 택하며 또 다른 AI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네이버는 서울대, 카이스트 등 국내 굴지 대학들과 잇따라 손을 잡고 AI 공동 개발에 주력 하고 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