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가 '버추얼 휴먼'(가상인간)에 뛰어들었다. 무신사표 '패션 세계관'을 더욱 넓히겠다는 의도에서다.
무신사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가장 높은 인지도와 선호도를 기록하며 업계 선두 주자로 도약한 바 있다. 비결로는 '무신사표 패션 세계관'이 꼽힌다. 2005년 '거리 패션'으로 시작한 무신사는 이용자가 자유롭게 패션 콘텐츠를 올리고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키워냈고, 그 결과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으로까지 성장했다. 현재 무신사의 기업가치는 4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상인간' 유아인 등장...무신사표 패션 세계관 더 커진다
무신사는 10일 브랜드 뮤즈로 가상인간 '무아인'을 공개했다. 무아인은 가상인간으로 구현된 배우 유아인을 지칭하는 이름으로, 무아인을 통해 새로운 패션 세계관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무신사가 실제 사람이 아닌 가상인간을 브랜드 뮤즈로 선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아인은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의 취향과 스타일에 따라 다양하게 변신하는 멀티 페르소나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포츠, 럭셔리, 뷰티, 골프, 키즈, 아울렛 등 패션 카테고리별 특성에 맞춘 무아인이 노출된다. 무신사에 입점한 다양한 브랜드 콘셉트와 스타일을 보여주는 아이콘으로도 사용될 전망이다. 무아인은 오는 7월에 오픈하는 무신사 스토어 버추얼(VR) 쇼룸에서도 볼 수 있다.
무신사가 무아인을 선보인 이유는 최근 광고 및 화보 촬영 등에 그쳤던 버추얼 휴먼의 활동 범위가 빠르게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세계와 현실세계가 융합된 '메타버스'가 혁신 트렌드로 떠오른 것을 배경으로 둔다. 이들은 MZ세대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인플루언서로도 활동,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광고 몸값만 수억원이 달하는 로지와 래아, 한유아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승환 소프트웨어 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이제는 전문인력이 없는 기업들도 자사 서비스에 버추얼 휴먼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엔터테인먼트와 유통, 교육, 금융, 방송 등 전분야에서 새로운 활용 사례가 나오고, 개발 및 신사업 기회 창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신사표 패션 세계관...몸값 4조 이뤄낸 원동력 됐다
버추얼 휴먼을 통한 패션 콘텐츠 강화는 2005년에 '거리 패션'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무신사의 정체성이 반영된 행보다. 무신사는 운영 초기부터 '오픈 리포터' 제도를 도입, 사진과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스트릿 스냅을 촬영할 기회를 제공하며 패션 콘텐츠의 저변을 넓혀왔다. 이는 패션 피플의 다양한 스타일과 패션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그 결과, 20만건이 넘는 콘텐츠가 쌓이며 오늘날의 무신사를 만들었다.
이를 확장해 무신사는 패션 크리에이터들의 다양한 스타일링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무신사 스냅' 서비스를 지난해 열었다. 기존 게시판 형태로 운영하던 서비스를 피드형으로 새롭게 개편해 다양한 패션 스냅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사용성을 높였다. 또 개인의 관심사와 취향에 맞는 크리에이터를 팔로우하고, '좋아요'로 관심을 표현하거나 '해시태그'로 모아볼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스냅 속 착장 상품에 관한 정보를 게시물 하단의 무신사 스토어와 연결해 바로 구매가 가능하도록 구현한 점도 특징이다.
패션 콘텐츠로 플랫폼을 활성화 시키고, 이를 높은 구매 전환율로 연결시킨 것. 무신사는 스토어, 29CM, 스타일쉐어 등 꾸준히 전문 카테고리도 키워내며 지난해 거래액 총합을 2조30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패션 플랫폼 업계 최초로 연 거래액 '2조 시대'를 열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무신사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400만명, 회원수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무신사의 몸값 또한 날로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무신사의 장외 기업가치는 4조원에 육박한다. 지난해초 무신사는 세콰이어캐피탈과 IMM 인베스트먼트로부터 1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무신사는 당시 투자로 약 2조5000억원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1년 만에 1.5배가 넘는 기업가치 성장을 이뤄낸 셈이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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