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클레이' 네이버 라인 '링크'도 20%씩 빠졌다

비트코인 차트/사진=업비트
비트코인 차트/사진=업비트

비트코인을 포함한 주요 가상자산들이 겹악재에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후 퍼진 인플레이션 공포와 함께 가상자산 담보대출 서비스 기업 '셀시우스'에서 '뱅크런(대규모 투자자 이탈)' 사태가 발생하며 시장 내 공포가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글로벌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한때 비트코인 인출이 중단되며 혼란을 가중시켰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4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동시간 대비 15.7%% 하락한 2930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6일간 24% 급락했다. 이더리움과 리플 또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더리움은 전일 동시간 대비  16.67% 하락한 개당 156만6500원에 거래됐다. 리플은 전일 동시간 대비  9.82% 하락한 개당 404원에 거래됐다. 오전 9시 이후로도 하락폭은 더 커지면서 이더리움은 15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도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1조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코인마켓켑에 따르면 8시 39분 기준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9380억달러다.

이같은 급락세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5월 CPI 영향이 크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5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6%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는 1981년 12(8.9%) 이후 41년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여기에 휘발유 가격이 48% 가까이 오른데다 식료품, 임대료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물가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미국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6월과 7월, 9월에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크게 인상하는 '빅스텝(0.5%p), '자이언트스텝(0.75%p)을 연달아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셀시우스에서 발생한 뱅크런 사태가 기름을 부었다. 셀시우스는 가상자산 담보 대출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고객이 탈중앙화금융(디파이) 플랫폼 '리도(Lido)'에서 발행한 'stETH' 코인을 담보로 맡기면 70% 가량의 이더리움을 대출해주는 서비스를 진행해왔다. 이 stETH는 리도에 이더리움을 맡겼다는 일종의 증표로, 이더리움과 일대일로 가격이 고정된다. 그러나 이더리움 가격이 폭락하자 맡긴 이더리움을 찾으려는 고객이 많아지며 유동성 풀에 문제가 생겼고, 고정가격이 깨지는 현상이 발생한 것. 투자자 사이에서는  '제2의 루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셀시우스는 13일(현지시간) 출금 중단이라는 강수를 뒀다. 셀시우스는 13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극단적인 시장 상황으로 출금, 스왑, 계정간 이체를 모두 중단한다"며 "유동성을 안정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또 "커뮤니티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또한 부정적으로 시장을 전망하고 있다.비제이 아야르(Vijay Ayyar) 가상자산 플랫폼 루노 부사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시장 심리가 크게 바뀌었다"며 "시장이 완전히 바닥을 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달 또는 두 달 동안 비트코인 가격이 훨씬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피터 시프(Peter Schiff) 유로퍼시픽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은 2만달러(2583만2000원), 이더리움 가격은 1000달러(129만160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만약 해당 가격선까지 폭락한다면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고점 기준 약 3조달러에서 8000억달러 아래로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저점매수를 지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투자심리 또한 지난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인한 폭락장보다 더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알터너티브 자체 추산 '공포·탐욕 지수'는 8점을 기록하며 '극단적 공포 단계'를 지속했다. 이 지수는 0에 가까울 수록 시장 내 공포가 극심함을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 수록 극단적으로 낙관적인 상황임을 의미한다.

이 밖에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는 전일 동시간 대비 19.66% 하락한 개당 310.9원에,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링크'는 전일 동시간 대비 20.56% 하락한 33.6달러(4만3397원)에 거래됐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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