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6월 기준금리는 1.75%. 올해 말 금리에 대한 중앙값은 3.4%, 2023년까지 연준 의원 5명은 4% 이상의 금리를 예측했다. 이처럼 전세계 자산시장을 뒤흔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발표됐으나,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은 낙폭을 크게 줄이며 다시 2만2000불대로 올라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은 비트코인을 집중 매수할 타이밍이 아니다. 물론 누구도 시세를 예단할 수 없지만, 비트코인은 이제 '디지털 금'이 아닌 나스닥 기술주, 제도권 내 위험자산의 하나로 완연히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시장의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그나마 나은 선택지는 반감기를 지나, 오는 2024년 이후다.
16일 가상자산 거래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거래일대비 0.5% 빠진 개당 29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2600만원까지 밀리던 비트코인은 전일 미 연준의 금리 인상 발표 후 반등에 성공, 가까스로 해외 거래가 기준 2만2000불 자리를 지켜냈다.
사실 FOMC 결과만 놓고 보면 시장에 악재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올해 금리 전망을 3.4%까지 상향 조정했기에 이는 긴축 속도를 더 높인다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미 증시는 강세를 보이며 상승 마감했고, 비트코인 역시 나스닥 행보를 따랐다. 투자업계에선 일단 파월 연준 의장이 "긴축이 진행되고 있지만, 경기 침체로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코멘트에 희망을 걸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그간 수도 없이 말을 바꿔온 연준의 입을 맹목적으로 따를 수 없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실제 3.4%라는 엄청난 숫자의 금리 인상 진행 여부, 이를 가늠하게 할 인플레이션과 경기 지속성 등을 꾸준히 살펴봐야하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몇년간 금리 인상 당일에는 줄곧 매수세가 몰렸고 그 뒤에 여파가 따랐다는 점, 금요일 선물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단기 시장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가상자산 시장에 악재가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찐반(반등을 의미하는 은어)'이라고 외칠 수 있는 근거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먼저 '루나 사태'에 이어 '셀시우스-리도' 등 수조원의 거래대금을 자랑하던 대형 탈중앙 프로젝트가 흔들리고 있다. 세계 최대 NFT 거래 플랫폼 오픈씨의 일간거래량 또한 2021년 8월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고, 미국 최대 코인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직원 감원을 공식화했다. 빌게이츠의 'NFT 무용론'이 이제 힘을 얻고 있고, 밈코인 매수를 부추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까지 과거와는 다른 분위기의 트윗을 날리고 있다.
기관들이 선택한 비트코인-이더리움 또한 파생상품이 꼬리를 물며 붕괴 위기에 직면한 상황. 코로나19 이후 '코인 호황기'를 주도한 기관들의 비트코인 매수 평단가는 3만불선을 웃돈다. 단기 반등에 성공한 만큼, 이들의 손절 가능성도 남아있다는 얘기다. 과거 2차례의 '크립토 윈터' 대비 개인의 선물 투자 비중이 높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까지 한 목소리로 '관리 가능한' 가상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 탈중앙에 입각한 코인 자본은 생존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이처럼 악재가 누적되고 있는 가운데, 한가지 기대 포인트는 바로 비트코인 반감기다. 비트코인은 전세계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공인 받은 탈중앙-채굴형 가상자산으로 오는 2024년 블록높이 조정과 블록 보상이 절반으로 주는 반감기에 접어든다. 그간 반감기는 지난 2012년, 2016년, 2020년 도래했다. 지난 3차례의 반감기를 지나 1년 후, 상승장이 찾아왔다. 코로나19 이후 돈을 뿌려댄 연준이 유동성 흡수를 마무리하는 시점 또한 2024년으로 추정된다.
지난 10년간 전세계인들에게 각인된 비트코인의 희소성, 디지털 자산의 가치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미국 중심의 세계관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완벽한 관리를 가능하게 할 '디지털 달러'와는 다른 길을 걷게될 공산이 크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은 이제 '디지털자산'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 빠르게 꺼지고 있는 '버블 붕괴' 시기를 지나, 기회를 잡아야한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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