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과 음악, 음식이 있는 컨센서스 2022 출장기

컨센서스 2022가 진행되는 오스틴 컨센션센터 / 사진=이성우 기자
컨센서스 2022가 진행되는 오스틴 컨센션센터 / 사진=이성우 기자

'뜨거운 열기 속 그들만의 리그?'

세게 최대 블록체인 콘퍼런스 중 하나라는 '컨센서스 2022'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DC)에 다녀온 이후 약 3개월만에 또다시 미국에 다녀왔습니다. 게임과 블록체인을  같이 출입하고 있는 덕분에 정말 좋은 기회가 왔고,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현지 기사에게 전해드린 것처럼, 컨센서스 2022가 열리는 오스틴은 크립토윈터를 잊은 듯 했습니다. 내리쬐는 땡볕만큼 열기가 대단했습니다.

부스 규모가 상당했고 부스를 차리지 않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도 대거 참여했습니다. 한국인 참여자도 200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딜가나 한국인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또 행사장 곳곳에선 비즈니스 미팅이 숨쉬듯 진행됐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대형부스를 차린 플레이댑의 관계자는 정말 쉴틈없이 미팅이 진행됐다고 전했습니다. 

미팅룸을 빌려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한 위메이드는 하루에 1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만났다고 합니다. 컨센서스 2022는 블록체인 업계에 대한 열기와 관심을 확실히 보여주는 행사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들만의 리그'라는 점입니다. 블록체인 업계에 이제 막 진출했거나 네트워크가 없는 프로젝트는 어울리기 힘들다는 얘기가 들렸습니다. 중요한 이야기는 행사장이 아니라 행사장 밖에서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컨센서스 2022에 참가한 한 국내 프로젝트 관계자는 "그들만의 리그 느낌이 강하다"며 "너희들은 부스나 보고 가라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나마 부스에도 사실 볼 것이 별로 없습니다. 몇몇 프로젝트를 빼곤 시연하거나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전무합니다. 컨센서스 2022에서 느낀 것은 대부분의 부스 프로그램이 '굿즈'에 중심을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냥 부스에 방문해서 달라고 하면 굿즈를 줍니다. 설문을 하면 굿즈를 주기도 합니다. 그냥 놓여있는 굿즈를 알아서 가져가면 되는 곳도 상당했습니다. 

즉 콘텐츠가 없는 행사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강연도 주요 연사들은 참여를 철회하거나 온라인으로만 참여했습니다. 반면 행사장 밖에선 수많은 파티와 미팅이 이뤄집니다. 사실 컨센서스 2022에선 어떤 행사에 초대 받느냐가 더 중요해보였습니다. 저 역시 한국에서 겨우 접촉해 클레이튼 글로벌 어댑션 헤드를 인터뷰했고, GDC에서 쌓은 인맥으로 미씨컬게임즈 최고경영자(CEO)를 아는 척하고 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블록체인이 초기 산업이기 때문에 어쩌면 '그들만의 리그'는 필연적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다른 산업에, 새로운 인물들에게도 따뜻한 관심을 보여야 블록체인 산업도 더 성장할 수 있습니다. '요트 탄 지루한 원숭이'가 없다고 대화에도 참여하지 못하면 안되겠지요. 컨센서스 20223에선 그들만의 리그 대신 열린 소통과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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