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메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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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이 2조원대로 쪼그라든 '판교의 거인' 위메이드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흥행 지식재산권(IP) 미르 기반의 모바일 신작 '미르M'을 앞세워 또다시 게임판을 흔들겠다는 각오다. 출시일은 오는 23일. 이제 하루 남았다. 위메이드는 국내 대표 배우 황정민을 광고모델로 띄우고 본격적인 흥행 몰이에 나선 모습이다. 미르M은 국내 대형게임사들이 매년 1~2종씩 내놓는 블록버스터 MMORPG와는 결이 다르다. 기존의 매출 구조와 이용자 데이터로는 그 가치를 환산할 수 없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 분석이다. 


"상인도 영웅이 될 수 있다" 진짜 '메타버스' 꿈꾸는 미르M 

오는 23일 출격을 앞둔 위메이드의 미르M은 모바일 MMORPG다. 게임한류의 원조 '미르의 전설2'에 현대적 해석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장르 자체로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와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등이 경쟁작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단순 MMORPG로 봐선 안된다. 이는 바로 위메이드가 개척한 플레이 투 언(P2E)시스템 덕이다.

P2E는 게임을 하며 돈을 버는, 쉽게 말해 코인 획득이 가능한 게임 구조를 의미한다. 과거 '페이투윈' 구조를 뒤집은 위메이드는 첫 P2E 대작인 미르4 글로벌을 통해 일약 글로벌 메이저 게임사로 자리매김했다. 시가총액은 5조원 수준까지 치솟으며 국내 대형 게임사 반열에 올랐다.

사실 미르4 글로벌은 출시 직후, MMORPG 시장에서 큰 화제를 모은 후 지난해 8월부터 P2E 시스템을 접목해 퀀텀점프를 이뤄냈다. 게임 자체의 흥행성을 바탕으로 충분한 이용자를 확충, 이후 P2E 시스템을 더해 영속적인 흥행 사이클을 구축한 것. 이때문에 업계에선 미르M 또한 출시 후, 곧바로 P2E 시스템이 접목되지 않고 충분히 이용자를 모은 후 반영될 것으로 추정한다. 미르4 글로벌과 마찬가지로 게임 내 재화를 '흑철'로 바꾸고 이를 다시 게임코인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무엇보다 위메이드는 홍보 영상을 통해 기존 MMORPG의 판을 흔들기 위해 단순 전쟁과 전투 외에도 상인 콘텐츠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메이드 측은 "전투와 전쟁에 치우쳐있는 기존 MMORPG와 달리, 상인으로 돈을 버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영웅이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물론 여전히 국내법상 P2E가 불법인 탓에 국내 이용자는 우회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제한적인 P2E 콘텐츠만 즐길 수 있다. 

 

사진=위메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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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넘어 韓 최대 게임 IP로 우뚝...끝없는 미르 대륙의 확장

미르M이 지니는 가치는 단순 P2E에 머물지 않는다. 위메이드의 미르 IP는 엔씨소프트 리니지, 웹젠의 뮤와 더불어 국내 게임시장을 대표하는 글로벌 IP로 통한다. 미르 IP의 흥행 시대를 알린 미르의 전설2는 한국과 중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게임 IP로 거듭났다. 열혈전기라는 이름으로 중국에 진출한 이 게임은 현지에서 크게 흥행하며 지난 2004년에는 중국 게임시장에서 65% 점유율을 달성, 게임한류의 선구주자로 꼽혔다. 

이후에도 상당한 로열티 수익을 발생시킨 미르는 지난해 8월, 미르 IP 기반의 P2E 게임 미르4 글로벌이 글로벌 흥행을 이뤄내며 새로운 도약을 맞이하게 된다. 이에 위메이드는 '미르 트릴로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미르 IP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미르4 글로벌이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만큼, 업계에선 미르M 또한 큰 무리없이 초반 흥행을 이뤄낼 것으로 보고 있다.

마침 국내에 미르M을 대적할 수 있는 눈에 띄는 MMORPG 신작이 보이지 않아, 무혈입성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이용자층이 겹치지 않는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프리티더비가 흥행 몰이를 잇고 있어, 오히려 미르M이 더욱 주목을 받는 모습이다. 실제 증권가에선 미르M 글로벌 버전이 출시 후 일매출 1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콘텐츠 시장의 화두인 '메타버스' 또한 미르 생태계를 통해 구현될 전망이다. 단순 전사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게임 공간에서 돈을 버는 상인 역시 중요한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미르M은 출시 직후, 당장 위믹스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르4 글로벌이 출시 후, 블록체인을 더해 사세확장에 성공한 만큼 유사한 행보를 걸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위메이드는 유튜브 홍보 영상을 통해 '생산을 통해 얻은 것은 거래소를 통해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며 장인 콘텐츠를 거듭 강조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사진=위메이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사진=위메이드

 

K-P2E의 선구자로 불리는 위메이드는 자체 가상자산 겸 플랫폼인 '위믹스'를 통해 3조원에 달하는 코인 자산을 확보했다. 이는 단지 위믹스의 총 발행 한도 대비 시가총액일 뿐, 위믹스 기반의 하위 게임코인들이 지속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어 코인자산 규모는 더욱 폭증하는 모습이다. 구글플레이-애플 앱스토어를 제치고 새로운 게임 플랫폼 시대를 연 위믹스는 미르4 글로벌 덕에 P2E 선구자라는 타이틀을 쥐게 됐다. 미르4 글로벌은 지난해 8월 출시된 이후, 불과 한달만에 1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게임 접속자수는 8월 60만명, 9월 204만명을 기록했고, 최고 동시 접속자 수또한 8월 12만명, 9월 37만명을 기록한데 이어 10월말에는 무려 100만명을 돌파했다. 흥행 지표면에선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단순 지표와 시가총액 면에서 이더리움 기반의 P2E 게임을 개발한 베트남 스카이마비스의 '엑시인피니티'에 밀리는 듯 보이나, 게임 플레이의 질적 차이가 상당하다. 탈중앙 웹 3.0 기반의 토큰이코노미를 구축했지만, 정작 게임 자체의 재미가 크지 않은 탓이다. 덕분에 액션스퀘어와 조이시티를 필두로 최근에는 SK그룹의 투자자회사 SK스퀘어까지 파트너사로 유치, 연일 사세를 불리고 있다. 당장은 구글과 애플 등 기존 앱마켓과의 제휴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나, 미르4 글로벌-미르M을 주축 삼아 추후 위믹스 기반 P2E 게임의 흥행작이 다수 확보될 경우 위메이드의 플랫폼 파워가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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