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카카오 대표/캐리커쳐=디미닛
남궁훈 카카오 대표/캐리커쳐=디미닛

 

올해 줄곧 ESG와 플랫폼의 사회적 역할에 주력해온 카카오가 본격적으로 소상공인과의 상생 행보에 나서 이목이 쏠린다. 단순 지원금 제공이나, 홍보 이슈를 넘어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거국적인 키워드를 앞세워 소셜임팩트를 구체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톡 채널로 전통시장도 디지털 마케팅 UP

카카오는 소상공인의 디지털 소통을 돕는 '소신상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카카오임팩트, 온라인 지식 교육 플랫폼 MKYU(MK&You University), 신영시장 상인회와 함께 4자간 협약식을 체결하고, 전통시장 디지털 전환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22일 밝혔다. 파일럿 시행 대상으로 양천구 신영시장을 선정하고, 오는 7월 중순부터 프로그램에 착수할 계획이다.

지난 4월 카카오는 사회의 지속가능성 기여를 위한 카카오 공동체의 상생 방안을 발표하며, 소상공인 및 지역 파트너를 대상으로 5년간 총 1000억원의 상생 기금을 집행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소신상인 프로젝트는 본 상생 방안의 일환으로, 소신을 가지고 사업을 운영하는 전국의 상인들이 카카오톡 채널로 단골 고객을 확보하고 다양한 모바일 마케팅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프로젝트의 첫발로는 디지털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시장을 선정했다.

이번 협약으로 카카오와 카카오임팩트는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자원을 비롯해 교육, 마케팅, 홍보 등을 지원한다. 카카오톡 채널을 기반으로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해 시장 내 개별 점포의 단골 고객을 확보하고, 오프라인 방문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채널을 신규 개설하는 신영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카카오톡 채널 웰컴키트 ▲단골 고객이 채널 추가 시 지급되는 쿠폰 비용 지원 ▲채널 메시지 발송을 위한 무상캐시 등을 지원한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에 익숙치 않은 상인들을 위해 원하는 시간에 점포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직접 찾아가는 맞춤형 교육 환경도 조성할 예정이다. 손쉬운 게임 형태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함과 동시에, 전통시장 내에 교육 전용 공간인 '톡채널 라운지'를 마련해 '디지털튜터'를 파견한다. 디지털튜터는 약 2개월간 상주하며 카카오톡 채널 개설 및 활용 방법 등을 교육하고, 1:1 컨설팅을 상시 지원한다. 상주 기간 이후에는 디지털튜터와 전통시장 상인들이 함께 접속할 수 있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모바일 공간에서 지원을 이어가기로 했다. 전통시장 고객 방문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캠페인과 이벤트 등도 계획 중이다.

국민강사 김미경이 설립한 16만 지식 커뮤니티 MKYU는 ▲교육 콘텐츠의 기획 및 제작 ▲디지털튜터 관리, 운영 등 프로그램의 효과적 실행을 위해 카카오와 적극 협업한다. 또한 카카오는 신영시장의 디지털 전환 지원을 시작으로, 오는 9월 전국의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한 뒤 총 10곳을 선정, 11월부터 소신상인 프로젝트 첫 번째 시즌을 본격 운영할 예정이다.

홍은택 카카오 ESG 총괄은 "전통시장의 디지털 역량 강화는 새로운 판로 개척과 더불어, 소상공인들의 자생력 및 경쟁력 상승, 매출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며 "카카오가 보유한 플랫폼, 서비스 등의 자산과 노하우를 토대로 지속 성장 가능한 전통시장 생태계 구축을 위해 디지털 전환을 아낌없이 지원하며 상생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캐리커쳐=디미닛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캐리커쳐=디미닛

 


"서로 같이 잘 살자" 카카오 브라이언의 진심 

"상생은 날것 그대로 풀이하면 서로 같이 잘 살자" (홍은택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장)

'국민 플랫폼' 카카오는 창립 이래로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플랫폼 역량을 키워왔다. 카카오택시를 통해 성장한 카카오모빌리티, 웹툰 작가들의 힘이 모여 팽창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여러 게임 개발사가 뭉쳐 키워낸 카카오게임즈 등이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기존 산업군 종사자가 힘을 잃어 파괴적 혁신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에 카카오는 올해부터 상생적 혁신을 키워드로 내걸고 생태계 모든 이들이 플랫폼의 이윤을 나눌 수 있는 방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올해 내놓은 자금만 무려 3000억원에 이른다. 

카카오의 플랫폼 사업 중 가장 내홍이 깊었던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택시 4단체와의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낸 데 이어 올 들어선 기업공개(IPO)도 미루고 500억원 가량의 목돈을 상생기금으로 내놨다. 무엇보다 이 기금을 단순 지원금 형태로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동반성장' 방안을 만드는 데 활용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플랫폼 내 공급자들의 수익 증진(370억) ▲플랫폼 공급자 처우 개선(80억) ▲중소 사업자들의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에 사용한다. 500억원 외에도 향후 카카오 임팩트 재단과 함께 추가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추가로 확보한 기금은 ▲이동약자의 이동권 개선 ▲긴급 생활비 지원 ▲자녀 학자금 지원 등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모빌리티 종사자들의 복지 개선에 활용할 계획이다. 더불어 지난해 공표했듯, 골목상권과 연관있는 그 어떠한 신사업도 내놓지 않고 있다. 

매분기 급속도로 팽창하는 카카오커머스 또한 올해부터 이커머스 사업 대신, 소상공인 육성 프로젝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카카오는 디지털 소통에 익숙하지 않은 사업자를 위해 직접 찾아가는 전담 디지털 서포터즈를 운영하며 온라인 맞춤 교육 콘텐츠도 제공하기로 했다. 카카오톡 채널 운영 비용을 지원하고, 상점의 홍보 및 단골 모집을 돕는 '카카오톡 채널 홍보 키트'를 배부하는 등 다양한 지원안을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카카오는 2021년 8월부터 공급 과잉이 예상되는 농산물을 대량 매입해, 공동 주문 플랫폼인 카카오메이커스를 통해 판매해 오고 있다. 현재까지 매수한 농산물은 총 651톤으로, 산지 직송 상품을 선보일 때마다 완판되는 성과를 거두며 농산물의 가격 안정화에 기여한 바 있다. 올해부터는 지역과 상품군의 폭을 넓혀 농가와 어가의 어려움을 도울 계획이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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