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플랫폼의 사회적 역할에 주력해온 카카오가 소상공인과의 상생 행보에 나서 이목이 쏠린다. 3000억원의 상생 자금을 꺼내든 카카오는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워 소셜임팩트를 구체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전통시장 살리는 카카오..1000억원 쏜다
3일 카카오는 소상공인들이 디지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카카오 소신상인 지원 혜택'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전국의 소상공인들이 카카오톡 채널을 활용해 단골을 확보하고 마케팅을 펼칠 수 있도록 채널 메시지 발송 비용을 지원하는 상생 활동이다.
카카오는 올해 4월 3000억원의 상생 자금을 꺼내들었다. 이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1000억원의 자금을 소상공인 및 지역 파트너를 대상으로 5년간 집행할 것이라 밝히며 '소신상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번 소신상인 지원 혜택 역시 소신상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국세청 신고 기준 연매출 10억 이하의 개인 또는 법인 사업자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신청을 마치면 카카오톡 채널 계정의 사업자용 월렛으로 지원금이 30만원이 충전된다. 이는 약 1만2000건에서 1만8000건의 채널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는 규모다. 비용 및 접근성 문제로 인해 디지털 마케팅을 망설였던 소상공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카카오는 소상공인 지원 혜택은 단기적 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소상공인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장기적인 상생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게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 연말까지 1차 접수를 받은 후 소상공인들의 피드백을 통해 지원 혜택을 보강해 나갈 계획이다.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는 "소신을 가지고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전국의 소상공인들이 더 쉽게 고객과 디지털로 소통할 수 있도록 이번 지원 혜택을 준비했다"며 "서로가 가진 역량을 모아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 활동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무르익는 카카오식(式) 소셜임팩트에 눈길
'국민 플랫폼' 카카오는 창립 이래로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플랫폼 역량을 키워왔다. 카카오택시를 통해 성장한 카카오모빌리티, 웹툰 작가들의 힘이 모여 팽창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여러 게임 개발사가 뭉쳐 키워낸 카카오게임즈 등이 대표적 사례다. 카카오는 올해부터 상생적 혁신을 키워드로 내걸고 생태계 모든 이들이 플랫폼의 이윤을 나눌 수 있는 방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카카오톡이 이미 국내 최대 디지털 광고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만큼, 그간 쌓은 노하우를 남김없이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톡 광고인 비즈보드·카카오톡채널·이모티콘과 거래형 커머스가 더해진 카카오톡은 국내 최대 광고 플랫폼으로 발돋움했다. 글로벌 이용자 1억명 이르는 카카오톡 이용자를 대상으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 선물하기·메이커스·톡스토어 등에 입점한다면 판매 채널도 넓힐 수 있다. 또 소비자와 상호 작용할 수 있는 톡채널도 활용할 수 있다.
카카오커머스 또한 올해부터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 대신, 소상공인 육성 프로젝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카카오는 디지털 소통에 익숙하지 않은 사업자를 위해 직접 찾아가는 전담 디지털 서포터즈를 운영하며 온라인 맞춤 교육 콘텐츠도 제공하기로 했다. 카카오톡 채널 운영 비용을 지원하고, 상점의 홍보 및 단골 모집을 돕는 '카카오톡 채널 홍보 키트'를 배부하는 등 다양한 지원안을 제공할 계획이다.
ESG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론칭한 '카카오메이커스'는 카카오식 소셜임팩트 사업의 중추로 자리매김했다. 단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소비 둔화와 경기 침체로 판로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농가를 돕기 위해 지역 협약을 통한 농특산물 재고 소진 행사를 진행했다. 현재까지 매수한 농산물은 총 651톤으로, 산지 직송 상품을 선보일 때마다 완판되는 성과를 거뒀다.
카카오 측은 메이커스를 통해 향후 자원 새활용 프로젝트 등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도 열 계획이다. 기업 주도형 딱딱한 ESG에서 벗어나 이용자 참여를 유도하기에 가능한 목표다. 인간, 기술, 가치의 연결을 통한 사회적 문제해결이라는 카카오의 지향점과도 꼭 닮았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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