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대만 TSMC를 설립한 모리스 창 전 회장은 미국의 반도체 투자 행보를 비판했습니다. 4월 21일 브루킹스 연구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창 전 회장은 "미국의 반도체 생산 확대 정책은 높은 비용 때문에 경쟁력이 없다"며 "TSMC가 미국 오리건 공장에서 생산한 반도체는 대만 것보다 50% 비싸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는 자국의 반도체 투자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는 '반도체 의존이 미국 안보를 위협한다'는 제목의 기고문이 실렸습니다. 해당 기고문은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와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교수가 공동 작성했습니다.
이들은 우선 중국의 반도체 산업 성장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이들은 "중국이 반도체 기술과 역량에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최첨단 반도체 관련해 한국과 대만의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이 누구도 원치 않는 전쟁의 길로 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한 국가 안보 측면에서 반도체 시장을 살펴볼 것을 요구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쓰이는 반도체 대부분이 TSMC 대만 공장에서 생산되는 점과 고사양 반도체 공급 물량 중 92%가 대만에서 나온다는 점을 경계한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이들은 '미국 혁신 및 경쟁법' 외 여러 정책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비(非)첨단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 등 다른 방안 마련과 TSMC와 삼성전자가 미국 내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도록 하는 것입니다. 특히 TSMC와 삼성전자가 미국 팹리스 기업들과 합작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적극 설득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반도체 산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4개 분기 동안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반도체 기업 20곳 중 19곳이 중국 기업이었습니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모닝스타는 중국 반도체 기업의 가파른 성장 발판으로 중국 정부의 과감한 투자와 '자국 제품 사주기' 전략을 꼽았습니다.
과연 미국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추가적으로 어떠한 정책을 펼칠지, 또 그 정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보일지 무척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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