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신세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신세계

 

신세계그룹이 힘을 쏟고 있는 온라인 사업 성과가 하나씩 가시화하고 있다. 이마트를 포함해 주요 계열사의 모바일 앱 지표가 순증하고 있는 것.

13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마트' 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 iOS+안드로이드)가 1년 만에 두 자릿 수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 9월 이마트의 MAU는 238만명으로, 1년 만에 11%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몰 MAU 또한 10% 가량 순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올해를 '디지털 피보팅' 원년으로 강조하며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강조한 디지털 피보팅은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이 지닌 오프라인 역량과 자산을 축으로 삼아 또 다른 축인 디지털 기반의 미래 사업을 준비하고 만들어가는 것을 뜻한다. 

실제 '신세계 유니버스'는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몰 체류는 오프라인 매장 방문으로도 연결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의 경기 불황 속에서도 이번 분기 이마트는 호실적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마트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연결기준 매출액 7조9457억원, 영업이익 1576억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25.9%, 45.1%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전분기 '어닝 쇼크'의 실적 부진을 만회할 것이란 평가다.

더불어 연결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 또한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힌다. 연결 자회사들의 영업이익은 46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2.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할인점과 트레이더스의 점진적 실적 개선과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연결 실적에 반영되는 점도 실적 개선에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는 평가다.

이마트는 하반기 수익성 개선에 중점을 두고 경영 전략을 짰다. 최근 트레이더스 유료 멤버십 도입도 이 일환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국내 식음료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올해 1~5월까지의 결제추정금액은 9819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 늘어났다. 스타벅스 앱 사용자도 최대치를 갱신하며 순항하고 있다. 같은 기간 스타벅스 앱의 MAU는 412만 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SSG닷컴 또한 수익성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SSG닷컴의 상반기 영업적자는 662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296억원 대비 적자폭이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적자폭 확대를 감안하면 상반기 20%를 밑도는 성장률은 부진한 성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신세계그룹은 이커머스 사업 교통정리에 나선 바 있다. SSG닷컴은 올 하반기부터 수익 창출 사업구조로 전환하겠다며 오픈마켓에 추가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SSG닷컴이 그동안 운영해왔던 오픈마켓을 단계적으로 종료하며 지마켓과의 사업 영역 조정에 나선다. SSG닷컴 '프리미엄'과 '전문몰', 지마켓은 '오픈마켓' 등 각자의 장점에 집중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또 '제살깍기식 경쟁'을 피하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SSG닷컴 적자 확대에 부담을 갖고 있어 하반기는 적극적으로 수익성 관리에 나설 것"이라며 "최근 거래액 감소도 이와 연관된 전략으로, 저마진 또는 역마진 상품을 줄임으로써 일시적으로 성장을 후순위 전략으로 미룬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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