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허준 기자
사진=허준 기자

국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톡의 서비스 불통 대란이 천문학적인 수준의 구상권 소송으로 번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학계에서는 1차적인 책임을 두고 데이터 센터 운영사 SK(주) C&C를 지목한다. 카카오에 대한 국민적 비판을 차치하더라도,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로 입주사들에게 피해를 입힌 SK(주) C&C에게 우선적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단 화재의 원인과 데이터 센터 운영 매뉴얼 준수 등을 살펴봐야하며, 피해 규모 산정 역시 양사의 이견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총 3만2000여대의 서버를 SK(주)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가동해왔다. 사실상 메인센터로 운용해왔던 터라 일시 전원 차단에 따른 피해가 상당할 수 밖에 없었다. 업계에선 카카오가 이번 화재로 피해를 입은 계열사 및 고객사 서비스 이용자 피해 보상을 자체적으로 진행한 뒤, SK(주) C&C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프로세스를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료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지만, 생활플랫폼으로 올라선 카카오톡의 영향력 탓에 역대 최대 규모의 보상 규모가 책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카카오는 이날 공시를 통해 "카카오와 카카오 주요 종속회사의 매출 등 재무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우선적으로 서비스의 정상화 이후 카카오와 카카오 주요 종속회사 손실에 대한 손해 배상 논의를 SK(주) C&C 측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에 대해 학계에선 이중화 시스템 미흡에 따른 국민적 비판과 별개로 결국 창고에 불을 낸 SK(주) C&C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반응이 일반적이다. 이미 경찰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데이터센터 지하 3층 전기실의 배터리 주변에서 불꽃이 튄 뒤, 불이 붙는 장면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차 감식에서는 화재 발생 원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할 방침이지만, 전력의 이중화, 삼중화 부분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사진=김가은 기자
사진=김가은 기자

홍석주 협성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이번 장애는 여러 원인들이 얽혀 있으나 1차적으로는 초기에 문제가 발생된 기간통신 시설에 해당하는 데이터센터(IDC)의 내부 관리에 대한 논의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서버 이중화 뿐만 아니라 IDC 전력의 이중화, 삼중화도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력이 다양한 루트로 상시 공급돼야 하는 게 IDC의 기본 가정인데, 시설 운영 상 예상할 수 있는 화재로 전원 자체가 셧다운되는 것이라면 설계 자체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즉 SK(주) C&C 측에 1차적 책임이 있다는 얘기다. 앞서 지난 2014년 발생한 삼성SDS 과천 데이터센터 화재 당시에도, 입주사였던 삼성카드 등 계열사들이 고객들에게 피해보상을 해주고 삼성SDS에 구상권을 청구했다. 총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삼성카드가 청구한 금액만 수백억 원대 규모로 전해진다. 

결국 핵심은 책임이 어느 사업자가 더 클 것이냐의 여부지만, 이중화 시스템 미흡에 따른 국민적 비판과 별개로 결국 창고에 불을 낸 SK(주) C&C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화재의 원인과 데이터센터 운영 상, 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졌는지도 따져봐야할 이슈다. 

앞서 김완종 SK C&C 클라우드 부문장은 지난 16일 화재 현장에서 열린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자체 데이터센터 내에는 비상 전원 공급 장치가 존재하고 이를 통해서 고객들에게 서비스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전원을 차단한 이유는 화재를 진압하려면 물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 때 안전위험이 있기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불이 날 수 있는 상황까지 가정하는 극단적 상황은 처음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런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 관계부처와 함께 보완할 수 있는 기술적 대응 방안에 대해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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