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빅테크 실적이 줄줄이 시장 기대치에 못미치고 있는 가운데 대장주 애플은 그나마 선방했다. 하지만 '킹달러' 여파로 아이폰 판매량이 전망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여전히 불안이 가시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27일(현지시간) 애플은 올 3분기(7~9월) 매출이 901억5000만달러(약 128조3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1% 늘었다고 발표했다. 주당순이익은 1.29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02달러 늘었다.
애플의 3분기 실적은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는 매출 889억달러, 주당순이익 1.27달러였다.
하지만 애플 실적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아이폰 판매가 시장 기대 미치지 못했다. 3분기 아이폰 매출은 426억3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432억1000만달러를 밑돌았다. 다만 전년 동기와 비교해선 9.6% 늘었다.
애플은 신제품 '아이폰14' 시리즈의 공개를 예년보다 일주일 앞당기는 등 3분기 실적 방어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으나, 고환율과 공급망 이슈 등으로 인해 성장이 제한된 모습을 나타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달러 강세가 아니었다면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수요가 쏠린 아이폰14 프로가 공급에 제약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애플은 최근 스마트폰을 비롯해 노트북 등 IT 기기 수요가 급감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거뒀다. 특히 맥 PC 매출은 115억달러로, 시장 예상치 93억6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애플실리콘'으로 무장한 맥 PC가 노트북 시장 침체에도 불구, 나홀로 성장에 성공한 영향이다.
애플워치, 에어팟 등 웨어러블 매출 역시 97억달러로 시장 예상치 92억달러를 넘어섰다. 반면 애플페이 등 서비스 매출은 192억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201억달러를 밑돌았다. 아이패드 매출 역시 72억달러로 시장 예상치 79억4000억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시장의 기대에 부합했으나 이전 같은 월등한 실적을 보여주지 못한 애플의 주가는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1%대 상승에 그쳤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