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가상자산 동향

/그래픽=디미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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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가상자산 시장의 승자는 이더리움과 클레이로 나타났다. 한달새 가격이 각각 15%, 30% 급등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이 나온 이후 이더리움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클레이는 클레이튼 재단의 유통량 조절과 바이백 계획 발표에 급등해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비트코인 역시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에 상승했지만 유의미한 가격변화를 보여주진 못했다. 반면 리플 가격은 그간 이어진 상승세에 따른 조정으로 주요 가상자산 중 유일하게 전월 대비 하락했다.


한달새 15% 껑충...승자는 이더리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일 오전 9시 기준 이더리움은 전월 동시간 대비 15.63% 상승한 개당 220만8000원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180만원대를 등락하며 횡보했다. 별다른 상승 모멘텀을 만들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한 것이다. 

이더리움 차트 / 사진=업비트
이더리움 차트 / 사진=업비트

하지만 지난달 25일 미국 Fed의 금리인상 속도가 조절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미국 증시가 상승했고, 이는 가상자산 시장에도 영향을 줬다. 특히 이더리움은 10% 가까이 상승하며 200만원대를 재돌파했다.

이후에도 이더리움 가격은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220만원대에 안착했다.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로 전환한 이후 별다른 희소식이 없던 이더리움이 강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유통량 조절, 바이백으로 급등한 카카오 클레이

이더리움에 이어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에서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도 한달만에 큰폭으로 상승했다. 클레이는 전월 동시간 대비 29.28% 상승한 개당 362원에 거래됐다. 지난 9월부터 끝없이 추락하던 클레이는 이달 100원대까지 몰리며 위기를 맞았다. 특히 클레이튼 기반 주요 프로젝트들이 '탈클레이튼'을 선언하면서 클레이 가격 하락에 기름을 부엇다.

클레이 차트 / 사진=빗썸
클레이 차트 / 사진=빗썸

하지만 지난달 23일 클레이튼 재단은 클레이 유통량 조절 계획을 발표했다. 또 바이백 계획도 전했다. 클레이튼 팀은 "클레이 발행 속도를 최적화하기 위해 블록 보상을 기존보다 3분의 1로 감축하는 내용을 골자로한 거버넌스 제안을 거버넌스위원회(GC)에 제출했다"며 "10월 25일 투표가 마감되는 해당 제안이 통과되면 11월 중순 경 클레이 인플레이션 조정 방안이 온체인 방식으로 거버넌스에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바이백이 진행된 기간 동안 클레이튼 가격은 하루에 10~30%씩 급등했다. 클레이튼 팀은 바이백을 통해 구입한 클레이는 모두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끝 없는 제자리 걸음...변동성 낮아진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클레이가 급등한 가운데 비트코인은 전월 동시간 대비 2.98% 상승한 개당 2876만4000원에 거래됐다. 이달 내내 등락을 반복하다 막판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다양한 글로벌 경제지표가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승률이 낮아 유의미한 가격변화는 없었다.

비트코인 차트 / 사진=업비트
비트코인 차트 / 사진=업비트

지난달 7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9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26만3000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월 31만5000개, 다우존스 예상치 27만5000명보다는 적고, 블룸버그 전망치 26만명보다는 많았다. 실업률은 50여년만에 다시 최저치로 돌아갔다. 사실상 완전 고용에 가까운 3.5%로 월가 전망치인 3.7%보다 0.2%p 낮았다. 임금도 전년 동월 대비 5%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여지가 충분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에 미국 증시와 비트코인 가격은 동반 하락했다.

또 지난달 13일(현지시간)엔 미국 노동부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8.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8.1%를 상회하는 수치다. 전월과 비교했을 때도 0.4% 올라 전망치를 0.2% 웃돌았다. 근원 CPI 또한 전월 대비 0.6%, 전년 동월 대비 6.6% 상승해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다. 이는 지난 1982년 8월 이후 40년만에 가장 크게 오른 수치다. 이에 비트코인 가격은 CPI 발표 직후 급락했다가 가격 회복에 성공했다. 

이처럼 비트코인 가격은 별다른 변화없이 가격을 유지했다. 이에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30일 변동성이 S&P 500 변동성 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중반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 30일 변동성이 S&P 500 보다 내려간 것은 과거 2015년 10월, 2018년 11월, 2020년 중반(2차례) 총 4차례 밖에 없다.


너무 많이 상승했나...홀로 하락한 리플

최근 리플랩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강세를 보였던 리플은 오히려 가격이 하락했다. 리플은 전월 동시간 대비 5.52% 하락한 개당 65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초 리플은 700원대를 돌파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당시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SEC와 리플의 '미등록 증권 판매' 소송은 배심평결까지 가지 않고 판사가 판결을 내릴 것"이라며 "증거가 충분하기 때문에 송이 재판에 회부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리플 차트 / 사진=업비트
리플 차트 / 사진=업비트

또 그는 "승소를 확신한다"며 "판사의 질문에서 드러나는 어조 때문만이 아니라 법리적으로 볼 때 리플은 이미 승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법은 리플의 편이고 SEC가 리플을 증권으로 증명할 수 없을 것"이라며 "만약 소송에 패배하더라도 계속 운영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급등한 리플은 가격조정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달 10일 이후 리플 가격이 하락세를 탄 것. SEC가 법원의 명령에 따라 증권성 판단의 결정적인 증거가 될 '힌먼 연설' 관련 자료를 리플 측에 넘겼지만 반등은 없었다. 리플 가격은 악재 없이 하락하는 모습이다.

반면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링크'는 전월 동시간 대비 12.9% 상승한 개당 35달러에 거래됐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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