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비(非)EU 기업들의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을 차단하려고 하자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일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상공회의소와 일본 신경제동맹, 영국 기술조합, 라틴아메리카 인터넷 연합 등 각국 비영리단체 12곳은 유럽네트워크정보보안기구(ENISA)가 제안한 클라우드 인증제도를 채택하지 말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습니다. 해당 성명은 유럽위원회, EU 내 각 정부, ENISA 등에게도 서한으로 발송됐습니다.
이들이 지적한 것은 ENISA가 지난 5월 발표한 EU 국가들이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CSP)'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적용될 초안입니다. 해당 초안에 따르면 EU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기업들은 본사와 글로벌 본부가 EU에 설치돼야 합니다. 또한 클라우드의 유지 관리 서비스와 고객 데이터 모두가 EU 지역 내에서 다뤄져야 합니다.
비영리단체들은 성명에서 "이는 비EU 기업이 EU 기업들과 동등한 조건으로 EU 시장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한다"며 "유럽에서 이용 가능한 클라우드 서비스의 수를 줄이고, 잠재적으로 더 높은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미국 상공회의소는 "EU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정치적인 이유로 클라우드 공급업체를 배제하려는 것이 문제"라며 "클라우드 사이버 보안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번 비영리단체들의 반발에 ENISA는 초안 작성에 고려했던 사항들을 설명했습니다. 우선 모든 클라우드 서비스가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정부 데이터를 비롯한 최고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서비스에만 한정된다고 밝혔습니다.
EU 대변인은 "아직 논의 중이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무역을 포함한 EU의 국제 약속뿐만 아니라 EU 법률과 완전히 일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전세계 클라우드 시장은 미국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아마존웹서비스(AWS)는 2021년 4분기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점유율 33%로 1위를 기록했습니다. 뒤이어 마이크로소프트애저(21%)와 구글클라우드(10%)가 각각 2,3위를 차지했습니다. ENISA의 클라우드 인증제도가 전세계 클라우드 시장에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