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던 감염병 사태 이후 지속가능성은 정부와 기업이 추구해야할 핵심가치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탄소 배출 절감, 친환경 소재 사용 등 미래 환경 보존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방안들이 추진되고 있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주유소 역할을 대체할 충전 인프라 구축 속도가 전기차 확산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34만7000대인 반면, 전기차 충전기는 13만3000여대에 불과하다. 충전기 1개당 전기차 2.3대를 감당하는 수준이다.
향후 사업 확장 여지가 큰 만큼, 국내 기업들 또한 관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통신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등이 각자 보유한 강점을 기반으로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와 연합군 꾸린 SK브로드밴드
SK브로드밴드는 자회사 홈앤서비스를 앞세워 시장에 참전했다. 홈앤서비스는 지난 2021년 9월 전기차 충전 솔루션 브랜드 '홈앤차지(Home&Charge)'를 론칭했다. 또 아파트·빌라 등 공동주택 전기차 충전기 보급 확산을 위해 기아자동차와 협력관계도 다졌다.
홈앤차지는 충전기 설치 상담부터 현장 실사, 개통, 유지보수 등 충전기 도입 전 과정을 '엔드-투-엔드(End-to-End)'로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현재 전국에서 완속 충전기 6000여기를 운영 중이다. 이 회사가 보유한 핵심 경쟁력은 인력이다. 공동주택에 설치된 정보통신 시설물 유지관리를 위해 전국 150여개 주요 거점에 5000여명에 달하는 인력을 포진시켜놓은 만큼 24시간 365일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 본격화를 위한 발판도 이미 마련돼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홈앤서비스는 기아자동차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공동주택 전기차 충전기 보급 확산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공동주택 거주자 중 기아 전기차를 보유한 고객을 공략한다는 게획이다.
이에 따라 홈앤서비스는 공동주택 내 완속 충전기 설치를 위한 상담 및 현장 방문, 설치를 담당한다. 뿐만 아니라 유지보스, 고객 맞춤형 컨설팅, 충전기 운영에 따른 행정 업무 지원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앞서 홈앤서비스는 환경부 전기차 완속 충전시설 보조 사업자, 서울시 콘센트형 충전기 보조사업자에 선정된 바 있다.
현대자동차와 함께 유휴부지 활용나선 KT
KT 또한 현대자동차와 함께 올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 확산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해 양사는 약 7500억원에 달하는 지분을 교환하고,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KT가 전국 주요 거점에 보유하고 있는 전화국 유휴 부지다. 450여개에 이르는 이 부지들은 통신기술 발달에 따라 전화국이 통폐합되며 남은 결과물이다. 지역마다 전화국이 필요했던 과거와는 다릴 통신장비가 소형화, 가상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KT는 지난 2010년 설립한 부동산 사업 계열사 'KT에스테이트'를 통해 호텔을 짓는 등 유휴 부지를 개발하고 있다.
앞선 2014년 영동지사 부지에 세운 '신라스테이 역삼'을 시작으로 KT는 지난 2018년 을지지사에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을, 지난 2019년과 2021년에는 신사지사와 송파지사에 '안다즈 서울 강남',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을 세운 바 있다.
유휴 부지를 중심으로 전기차용 충전 시설 확대가 본격화될 경우 전기차를 개발·생산하는 현대자동차는 별도 투자없이도 관련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다. 특히 부지들이 주요 도심 지역에 위치한 만큼 전기차 사용자들이 생활 반경 내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대규모 충전 시설 용도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통합 앱 '볼트업' 띄우는 LG유플러스
통신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건 LG유플러스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중 전기차 충전 통합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앱) '볼트업(VoltUp)'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운영은 최근 조직개편으로 신설된 'EV사업추진단'이 맡는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볼트업은 앱을 통해 전기차 충전기를 예약·선택해 이용하거나, 현장에서 실물 회원 카드를 갖다대는 방식으로 요금을 결제한다. 포인트 적립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LG유플러스 멤버십 프로그램 '유플러스 멤버십' 회원에게 할인을 제공하거나 구독서비스 '유독'에 볼트업을 추가하는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향후 사업 추진 속도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지난 12일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으로부터 전기차 충전 사업 유무형 자산 등 사업 전체를 넘겨받는 영업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합해 속도를 내기 위함이다. LG헬로비전은 환경부가 선정한 전기차 충전기 보급 사업자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는 투자와 제휴 등을, LG헬로비전은 지역 중심 영업과 충전기 설치 등을 맡을 예정이다. 또한 LG전자, 화학, 디스플레이 등 그룹 내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식 출시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정식 서비스 출시를 위해 안정적 서비스 기반을 다지고 있다"며 "'EV사업추진단'을 중심으로 운영이 이뤄질 예정이며, 출시 시점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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