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충전서비스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신세계와 롯데, 두 유통 라이벌들의 선봉장 역할을 맡은 신세계아이앤씨와 롯데정보통신이 올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것.
유통업계에서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향후 사업 확장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29만8633여대로 전년 동기(17만3147대) 대비 72.5% 증가했다. 반면 전국 전기차 충전기의 경우 13만2607기에 그친다. 충전 인프라 시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양사는 최근 '엔드-투-엔드' 전기차 충전서비스를 위한 통합 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 성장성 높다
24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노폴리스)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시장은 지난 2021년 5만4000대에서 연평균 36.1% 성장해 오는 2030년에는 86만2000대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도 현 4000억원에서 오는 2025년 3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충전기 인프라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구매목표를 상향하고,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을 11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킨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친환경자동차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건물 내 전기차 충전소 필수 설치 의무 비율을 높였다. 이에 따라 신규 건축물의 경우 전체 주차대수의 5% 이상 규모로 전기차 충전기를 의무 설치해야 한다. 또 내년부터는 공공건물을 시작으로 기존에 지어진 아파트와 대형마트 등에서도 2% 이상 전기차 충전기를 의무 설치해야 한다.
특히 전기차 충전 인프라 설치로 오프라인 유통매장을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닌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는 종합 플랫폼 공간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도 유통업계가 이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다. 충전소가 설치된 매장은 곧 전기차 차주들이 충전을 위해서라도 방문할 수밖에 없는 장소가 된다. 전기차 충전에 보통 1시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고객이 매장에 체류할 수밖에 없어 모객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이브이시스' 출시로 첫 걸음 뗀 롯데정보통신
먼저 걸음을 뗀 건 롯데정보통신이다. 지난 22일 이 회사는 자회사 중앙제어가 전기차 충전서비스 브랜드 '이브이시스(EVSIS)'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중앙제어는 초급속, 급속, 완속 등 모든 종류의 충전기 제조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올 초 롯데정보통신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브이시스는 사용자 애플리케이션(앱), PC 웹, 충전기 등을 연결하는 통합 충전 운영 플랫폼으로 사용자용 모바일 앱과 운영자를 위한 PC웹으로 구분된다.
사용자 앱의 경우 충전소 검색은 물론, ▲충전소 및 충전기 관리(충전사업자, 충전기 모니터링, 충전기 원격제어 등) ▲정산 및 대금지급(가맹점 관리, PG정산 등) ▲회원 서비스(간편결제, 충전소 최적경로 찾기, 대기시간 예측, 충전소 예약 등) ▲유지보수 서비스(장애감지, 관리, 긴급출동관리 등) 등이 제공된다.
운영자는 웹 통합 운영 플랫폼을 통해 운영관리부터 원격제어, 모니터링, 실시간 장애 관제, 정산 등이 가능하다. 특히 대시보드를 통해 통계 및 분석 기능을 제공, 전체 현황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다.
향후 중앙제어는 이를 단계적으로 고도화해 ▲구독형 서비스 ▲주차장 통합관제 ▲대기 예약 ▲차량관리 ▲실시간 장애 조치 등 부가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또 연말까지 롯데그룹이 보유한 백화점, 마트 등 주요 도심지 주차장에 이브이시스 추전기를 1500기 이상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유통사, 주유소, 주차장 사업자 등과 협업해 충전소를 지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오영식 중앙제어 대표는 "이번 이브이시스 앱 출시는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위한 첫 단계"라며 "앞으로도 고객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충전 인프라 및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아이앤씨, '스파로스 EV'로 반격 나선다
신세계아이앤씨 또한 연내 전기차 충전 정보 통합 조회 플랫폼 '스파로스 EV'를 출시하고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세계아이앤씨는 주차 관제 시스템 기업 아마노코리아, 전기차 충전 제조 전문기업 SK시그넷과 손잡고 전기차 충전 사업을 본격화했다.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신세계아이앤씨는 지난 6월 10일과 7월 7일 두 차례에 걸쳐 '스파로스EV' 상표를 출원했다. 이 상표는 심사대기 중으로, 특허청 수리는 됐으나 심사관 배정이 되지 않은 상태다.
또 신세계아이앤씨는 마지막 상표 출원일로부터 하루 뒤인 지난 7월 8일에 이미 스파로스 EV 앱을 구글과 애플 양대 앱마켓에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파로스 EV 공지사항에 따르면 현재 이 앱은 시범운영 단계로 시스템 안정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마지막 업데이트일은 지난 7월 19일이다. 실제로 앱을 다운로드 해본 결과 '충전소 찾기' 등 기능은 아직 작동되지 않았다.
향후 스파로스 EV앱에서는 ▲이용자 위치 기반 전기차 충전소 찾기 ▲실시간 충전기 상태 확인 ▲충전 시작, 진행, 종료 푸시(Push) 알림 ▲충전기 예약 등 사용자 편의 기능이 구현될 예정이다. 특히 전기차에 충전기를 연결한 후 QR코드 인식만으로 주차와 충전요금을 결제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할인쿠폰, 충전 리워드 등 다양한 프로모션도 연동될 전망이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이같은 서비스를 연내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등록된 앱은 테스트를 위한 시범운영 단계로 공식 출시는 아니다"라며 "연내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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