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3' 시리즈가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베일을 벗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야심찬 포부와 함께 등장한 갤럭시 S23은 자신감만큼 완벽한 스펙으로 무장해 삼성전자 간판 스마트폰다운 위용을 과시했다.
막강한 카메라 성능으로 '갤럭시 S 잔혹사' 끊는다
'미스터 폴더블'로 불리는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에게 '갤럭시 S' 시리즈는 '아픈 손가락'이었다. 사장 취임 이후 첫 제품인 '갤럭시 S20'가 팬데믹과 맞물려 판매 부진에 시달린 이래 '갤럭시 S21' '갤럭시 S22' 등 후속 제품들도 경쟁 제품 대비 낮은 프로세서 성능과 발열, 지나친 원가 절감 등 여러 논란과 비판 속에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는 가운데 등장한 갤럭시 S23 시리즈는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내려는 듯 흠잡을 데 없는 막강한 스펙으로 돌아왔다.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 S23 울트라'는 갤럭시 스마트폰 최초로 2억화소 카메라를 탑재, 프로용 카메라에 버금가는 막강한 성능을 과시했다. 실제 이날 '갤럭시 언팩 2023' 행사에는 거장 리들리 스콧과 한국의 나홍진 감독이 직접 갤럭시 S23 울트라로 영화를 촬영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갤럭시 S23 시리즈의 동영상 촬영 기능은 기존 초당 30프레임까지 지원하던 '슈퍼 HDR'을 60프레임까지 지원하며, 광각 뿐만 아니라 초광각, 셀피에도 슈퍼 HDR이 지원된다. 이를 통해 더 밝고 선명한 동영상 촬영이 가능해졌으며, 갤럭시 S23 울트라의 경우 8K 30프레임 촬영까지 지원한다.
갤럭시 S23 시리즈의 카메라 성능은 이미지센서 등 하드웨어 성능과 더불어 인공지능(AI) 기술로 다듬은 소프트웨어로 완성됐다. 새로운 AI 솔루션이 적용된 이미지신호처리장치(ISP)를 통해 야간 촬영 모드인 '나이토그래피' 성능이 한층 강화됐으며, 전면 카메라도 AI 기술을 통해 카메라와 피사체와의 거리를 분석, 피사체와 배경을 정교하게 구분해 인물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준다.
GOS는 잊어라…'게이밍폰'이라 불러달라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S22' 시리즈는 카메라 성능이 대폭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발열을 잡기 위해 의도적으로 앱 구동 성능을 제한했다는 이른바 'GOS(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 논란'에 시달리며 명성에 금이 갔다. 이 사건은 갤럭시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경쟁력에 대한 의문을 남기며 소비자들의 인식에 각인됐다.
이를 의식한 듯 이번 갤럭시 S23 시리즈는 게이밍 성능에 대한 자신감을 적극 피력했다. 스마트폰의 '두뇌'인 AP는 퀄컴과 협력해 성능을 최적화한 '갤럭시용 스냅드래곤8 2세대' 플랫폼을 탑재했다. 자사의 AP '엑시노스' 탑재를 포기하는 고육지책을 쓰면서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 것. 이를 통해 전작 대비 중앙처리장치(CPU)는 34%, 그래픽처리장치(GPU)는 41%, 신경망처리장치(NPU)는 49%의 성능 향상을 이뤘다.
특히 이번 신제품은 GPU 성능 향상과 더불어 콘솔급의 광원효과를 구현하는 실시간 하드웨어 가속 '레이 트레이싱'을 지원해 게임 그래픽을 보다 실감나게 즐길 수 있게 됐다. 또 그동안 논란이 됐던 발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베이퍼챔버 크기를 대폭 키우고 전 모델에 모두 탑재했다. 늘어난 배터리 용량과 더불어 장시간 안정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갤럭시 생태계' 확장 선봉…향후 'XR' 전략 주목
한동안 경쟁 제품인 '아이폰'에 스펙에서 밀리는 듯한 인상을 주던 갤럭시 S 시리즈는 이번 신제품을 통해 다시 앞서가는 모습을 되찾았다. 2년 만에 국내 출고가가 15만원 가량 인상됐지만, 그만큼 원가절감 논란에서 벗어나 완벽한 성능과 품질로 위상 회복에 나선 것.
이처럼 삼성이 갤럭시 S23 시리즈에 공을 들이는 건 최근 스마트폰 시장 판도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심으로 변화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특수를 누렸던 중저가폰은 최근 경기 침체 여파로 인해 소비가 급감한 반면,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덜 타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한동안 '갤럭시 A' 시리즈에 주력하던 삼성전자도 다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갤럭시 S23 시리즈 흥행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특히 올 상반기는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업황의 다운사이클로 실적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어느 때보다 갤럭시 S23 시리즈의 흥행이 절실한 상황이다.
갤럭시 S23 시리즈의 흥행은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 등 모바일 전 제품군을 망라하는 '갤럭시 생태계'의 확장과 연결돼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갤럭시 북' 최초로 '울트라' 모델을 선보이며 생태계 확장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새로 등장한 '갤럭시 북3 울트라'는 인텔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70 외장 그래픽처리장치를 탑재해 역대 최고 사양을 탑재했으며, 16.5mm의 얇은 두께와 1.79kg의 가벼운 무게로 휴대성까지 갖춰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생태계를 '확장현실(XR)'로 확대하기 위해 퀄컴, 구글과 손을 잡았음을 알리기도 했다. 이날 구체적인 제품이 소개되진 않았지만,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히로시 록하이머 구글 플랫폼 및 에코시스템 부문 수석 부사장이 직접 행사에 참석해 XR 플랫폼 개발을 위해 삼성과 협업하고 있음을 알렸다.
노태문 사장은 "오늘 우리는 함께 차세대 XR 경험을 만들어감으로써 모바일의 미래에 다시 한 번 변화를 가져오고자 한다"며 "삼성은 업계를 이끌어가는 상징적인 기업들과 신뢰할 수 있고 개방적이며 입증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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