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에 이어 국내 2위 코인 거래소로 자리한 빗썸이 최근 코인 상장을 연이어 진행하며, 광폭 행보를 잇고 있어 주목된다. 토큰 증권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증권사들의 시장 진입이 현실화된 가운데 업계 선두자리를 굳히겠다는 계산이다. 이를 위한 명분 쌓기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빗썸은 비트코인으로 코인을 사고 파는 'BTC마켓'에 10개의 코인을 상장했다. 이처럼 대대적으로 상장을 진행한 것은 이례적인 일. 동시에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 내달 7일까지 별도로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보통 BTC마켓은 원화로 코인을 사고파는 원화마켓 대비 수수료가 높다. 그래서 원화마켓과 BTC마켓을 모두 운영하는 거래소에겐 중요한 수익원으로 꼽힌다. 쉽게 말해 거래 수수료를 포기하더라도, 이용자를 잡겠다는 의지인 셈.
동시에 빗썸은 원화-BTC마켓에 이중 상장됐던 코인들을 정리, 1군과 2군으로 코인 서비스를 재편하겠다고 공표했다. 양쪽에서 거래되던 코인들이 이제 원화마켓으로 모두 통합된 것. 쉽게 말해 국내에서 거래량이 많이 나오는 코인은 원화로, 신규 코인은 BTC마켓에서 거래되도록 해 나름의 경쟁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해외 거래시장의 특성을 반영, 바이낸스코인과 리플, 이더리움, 클레이튼, 링크 등의 경우는 원화-BTC마켓 동시 거래를 유지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BTC마켓에 합류한 신규코인의 경우, 대부분 국내 개발사 코인으로 꾸려 토종 블록체인 생태계를 육성하겠다는 명분까지 꺼내든 상태다. 국내 주요 코인거래소들이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 등 해외 유력 거래소에서 검증한 코인을 받아들이는 것과는 반대의 행보인 셈. '잡코인'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토종 블록체인 생태계의 안착을 위해 토종 코인에 더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취지다.
이같은 빗썸의 서비스 정책 변화는 결국 거래량 증대와 더불어 선두자리를 되찾겠다는 의지다. 실제 빗썸은 이번 개편을 통해 195개의 코인이 원화마켓에서 거래, 업비트 대비 100개 가량 많은 원화거래 코인을 확보하게 됐다.
일각에서 코인 거래소 연합체 '닥사(DAXA)' 주도로 퇴출된 위메이드 위믹스의 빗썸 재상장까지 점치고 있다. 같은 '닥사' 회원사인 코인원까지 위믹스를 다시 받아들인 만큼, 빗썸도 재상장할 명분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NH농협은행과의 실명계좌 재계약 또한 청신호가 켜져, 단기마케팅에 더 주력할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거래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를 겨냥, 거래량 자체를 키울 수 있는데다 BTC마켓 개편을 통해 국내 개발사 육성 명분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정부의 토큰 증권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증권사들의 코인 시장 진입을 우려한 거래소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며 "빗썸 또한 일간 거래액이 4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이번 서비스 개편으로 단기적인 유동성 확보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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