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셋째주 가상자산 동향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가상자산 거래소 기소 여파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했다. 특히 리플은 힌먼 연설이 공개됐음에도 불구하고 11% 급락했다.
기준금리 동결에도...제자리걸음하는 비트코인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7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주 동시간 대비 0.98% 하락한 개당 3452만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주 SEC의 바이낸스 및 코인베이스 기소 여파로 이번주 한때 3200만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비트코인은 하락분을 회복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진 못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공식 성명을 통해 FOMC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은 1년 3개월만이다. 이로써 10차례 연속 금리 인상은 멈췄으며 미국의 기준금리는 5.00~5.25%를 유지했다. 한편 FOMC 위원 대다수는 올 해 두 차례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이후 "대다수 FOMC 위원들은 이번 회의에서 연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인플레이션율 2%까진 아직 갈길이 멀다. 이번 금리 동결은 적절한 금리 인상 방향성의 일환"이라며 '연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도전도 계속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블랙록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현물 기반 비트코인 ETF 'iShares Bitcoin Trust' 출시 신청서를 제출했다. 서류에 따르면 코인베이스가 커스터디를 맡게된다. 업계선 지금까지 SEC가 모든 현물 기반 비트코인 ETF 출시 신청을 반려했으나, 운용자산(AUM) 규모 10조달러 이상인 블랙록의 신청서는 외면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외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ETF 전문 애널리스트 에릭 발츄나스가 지난 16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기반 ETF 출시를 SEC에 신청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엄청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블랙록은 ETF 출시 신청에서 반려된 적이 거의 없다. 지금까지 출시 승인을 신청한 576건 중 575 건이 SEC로부터 통과됐다. 블랙록의 움직임은 비트코인 ETF 출시 경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낙관론을 재점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락세 이어가는 이더리움
하락분을 일부 회복한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은 일주일새 7% 가까이 하락했다. 이더리움은 전주 동시간 대비 6.98% 하락한 개당 225만2000원에 거래됐다. 지난주 SEC가 가상자산 거래소 규제를 본격화하면서 하락했던 이더리움 가격은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에 소폭 반등했지만 유의미한 가격변화를 보이진 않았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이더리움 가격 약세가 이어진 가운데, 외신에 따르면 JP모건 전략가 니콜라스 파니지르초글루가 "미국 의회가 이더리움 같은 충분히 탈중앙화된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분류하지 않고 '기타' 카테고리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의회가 이더리움을 비트코인처럼 상품으로 분류하거나 증권보다는 규제가 덜 부담스러운 기타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다. 기타 카테고리는 상품보다는 규제 및 투자자 보호 기준이 높지만 증권보다는 덜 부담스럽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목요일 메모에서 설명했다.
힌먼 연설 공개에도...리플 11% 하락
리플은 주요 가상자산 중 하락률이 가장 컸다. 리플은 전주 동시간 대비 11.73% 하락한 개당 624원에 거래됐다. 이번주 초 SEC와 리플랩스 간의 소송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낙관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로 외신에 따르면, 330만달러 이상 리플을 보유하고 있는 지갑 수가 473개로 늘어나는 등 리플 고래 주소 수가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가상자산 고래 지갑 관련 데이터 플랫폼 리치 리스트의 데이터에 따르면 10~50만리플을 보유한 주소는 지난해 11월부터 보유량을 늘리고 있고, 100~500만리플을 보유한 주소들도 유사한 매집 양상을 보였다.
특히 지난 13일(현지시간) SEC가 지난 2018년 야후 마켓 서밋에서 진행된 윌리엄 힌먼 전 SEC 기업금융국장의 연설을 공개한 이후 리플 가격은 한때 730원대까지 치솟았다. 해당 연설문에서 힌먼은 "이더리움 네트워크 및 탈중앙화 구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재 이더리움 관련 거래는 증권 거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힌먼 전 SEC 기업금융국장은 SEC와 리플 간의 '미등록 증권 판매' 소송 관련 핵심 인물로 꼽힌다. 리플은 힌먼 연설을 근거로 이더리움이 증권이 아니듯 리플도 증권일 수 없다'는 방어 논리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연설문 공개 이후 리플 가격은 급락, 닷새 연속 하락해 600원대 붕괴를 위협받고 있다. 이처럼 리플 가격이 급락한 가운데, 소송이 곧 끝날거란 전망이 또 다시 나오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SEC 샌프란시스코 지역 책임자를 역임한 전 SEC 소속 변호사 마크 파겔이 "SEC와 리플의 소송은 수일 내에 판결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판결이 지연될수록 법원은 판사의 결정이 대중의 반응 및 여론에 영향을 받았다는 일각의 주장에 힘이 실릴 것이다. 이는 시장에 더 큰 혼란을 야기한다"며 "사건의 복잡성 때문에 지금까지 결론이 안 나고 있지만 며칠 내에 판결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리플랩스 SEC와의 소송에서 승소한다면 리플이 10달러를 돌파할거란 예상도 나온다. 크립토 헤지펀드 매니저 토마스 크라로우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리플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구글 등 여러 지표를 보면 한달 동안 리플 검색량이 2배 증가했다. 이러한 투기적인 내러티브로 인해 향후 3~4개월 동안 리플은 급등세를 보이며 10~30달러 가격대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밖에 국내 기업이 발행한 가상자산 가격도 크게 하락했다.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는 전주 동시간 대비 7.82% 하락한 개당 199.1원에 거래됐다. 또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핀시아'는 전주 동시간 대비 5% 하락한 개당 3만9900원에 거래됐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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