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마브렉스가 MBX 토큰 6억7000만개를 소각한다. 앞서 마브렉스는 제로 리저브’를 선언한 바 있다. 투표 결과 99% 압도적인 찬성으로 MBX 토큰 소각이 결정된 것. 이를 통해 프로젝트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MBX 가격이 상승할 지는 미지수다. 제로 리저브를 시행한 프로젝트들의 가상자산 가격이 모두 상승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선 제로 리저브 자체보단 프로젝트의 사업을 더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제로 리저브' 택한 넷마블 마브렉스 6.7억MBX 소각
마브렉스는 19일 오후 5시, MBX 토큰 6억7000만개를 소각한다. 지난달 26일 마브렉스는 AMA(무엇이든 물어보세요)를 통해 총 발행량 10억MBX의 67%를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소각 찬반 투표를 진행, 99% 이상이 찬성하며 소각이 확정됐다. 마브렉스는 유통이 계획 돼 있는 3억3000만MBX만 사용할 예정이다.
사실상 마브렉스가 제로 리저브를 선택한 것. 제로 리저브란 가상자산을 발행한 재단이 유통하지 않고 가지고 있는 물량을 소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리저브 물량을 이용해 투자, 마케팅, 보조금 지급 등을 진행해 왔다. 다만 리저브 물량 사용으로 인해 유통량이 늘어나면서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또 사용처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마브렉스는 리저브 물량 소각함으로써 MBX 유통을 예측 가능하게 해 생태계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홍진표 마브렉스 리드는 “MBX 토큰 소각은 생태계를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한 것이지, 단기적 이슈를 만들어 토큰 가격을 끌어올리고자 하는 선택은 아니다"라며 "마브렉스 생태계가 확장함에 따라 또 한번의 도약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MBX 토큰 가격 행방은...핀시아-클레이는 어땟나
마브렉스는 MBX 토큰 가격 부양을 위한 제로 리저브가 아니라고 말했지만, 투자자들은 가격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라인 블록체인의 ‘핀시아(구 링크)’가 제로 리저브를 선택한 이후 가격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라인 블록체인은 '토큰 이코노미 2.0’을 공개하고 제로 리저브 전략을 채택하자 가상자산 ‘링크(현 핀시아)’ 가격이 80% 이상 급등했다. 크립토윈터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상승률을 보여준 것이다.
반면 제로 리저브 채택에도 가격이 상승하지 않은 가상자산도 있다. 바로 카카오 블록체인인 클레이튼의 ‘클레이’다. 지난 2월 클레이튼 재단은 클레이튼 기축 유틸리티 토큰인 클레이의 미유통 물량 총 약 72억8000만개의 73%에 달하는 52억8000만클레이의 신속한 소각 계획을 포함한 토크노믹스 안을 투표에 부쳤다고 밝혔다. 또 나머지 20억클레이도 향후 3년 내 최적의 활용처를 찾지 못한다면 전량 소각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클레이 가격은 상승하지 않았다. 클레이튼의 거버넌스 카운슬(GC)이 제로 리저브 발표 다음날부터 250만달러 규모의 클레이를 매도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제로 리저브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힘을 쓰지 못한 것이다. 제로 리저브를 선언하고 폭등한 라인 블록체인의 링크(현 핀시아)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MBX 토큰은 지난달 26일 마브렉스의 제로 리저브 발표 후 1800원대까지 치솟았다. 다만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19일 오후 2시 기준 1337원에 거래되고 있다. 제로 리저브 발표 이후 MBX 토큰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모습이다. 실제 소각 이후 가격 변화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제로 리저브' 보다 중요한 건 '사업'
이처럼 제로 리저브 이후에 가격 변동이 엇갈리면서 프로젝트의 사업이 본질이라는 분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제로 리저브를 한다고 해서 생태계나 토큰의 가치가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라인 넥스트가 블록체인 게임 ‘프레임 암즈 걸’을 출시한 이후 핀시아(구 링크) 가격은 한때 4만4000원대까지 오른 바 있다. 가상자산 가격이 사업에 반응하고 있는 것.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도 지난달 14일 열린 위메이드 위믹스 AMA에서 "제로 리저브는 경쟁사들 상황을 보면 효과적인 전략, 이기는 전략이 아니었다"면서 "단기적인 이벤트로도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실질적으로 서비스가 활성화가 이뤄지는 쪽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선 제로 리저브에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제로 리저브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에게 투명성 요구하는 과정에서 발현된 것으로 보인다"며 "제로 리저브 여부보다는 사업을 제대로 하는 것이 더 중요해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다른 프로젝트가 제로 리저브를 해서 따라하는 것인지, 로드맵 이행을 위해 필요해서 제로 리저브를 하는 것인지에 구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이라며 "리저브가 사라지는 데 따른 효과는 프로젝트마다 상이하겠지만, 프로젝트의 성장을 가져오면 유의미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관련기사
- '클레이' 매도한 클레이튼의 GC '크래커랩스'...원상회복했지만 무너진 신뢰는 어쩌나
- '제로 리저브' 주인공 라인, 웹3.0 대중화 시장 노린다...관계사 적극 활용
-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위믹스 제로리저브, 당장은 고려하지 않아"
- '절실함' 보인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위믹스로 이기는 전략 고안할 것"(종합)
- 라인, 카카오 이어 넷마블도...블록체인 뜨거운 감자 '제로 리저브'
- [쟁글 어돕션] '핀시아' 띄운 라인..."투자 상품 아닌 대중 서비스 위한 블록체인"
- [쟁글 어돕션] MBX 6.7억개 소각하는 넷마블 마브렉스..."투명성-신뢰도 높인다"
- [테크M 피플] 위메이드의 코인 책임경영...CEO 장현국 '위믹스' 보유량 80만개 육박
- [게임으로 즐기는 신의 탑] ①웹툰 한류로 수집형 RPG 잡는다...넷마블의 새 도전
- [게임으로 즐기는 신의 탑] ②"양산형 MMO OUT" 실시간 전투+캐릭터 조합 '차별화'
- '수이'도 피하지 못한 가상자산 유통량 문제..."락업-스테이킹 구분하고 관리해야"
- 日 거래소 상장된 넷마블 가상자산 MBX…웹3.0 시장 공략 시동
- 마브렉스,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겟' 상장...마블러십 NFT 신규 콜렉션 2종 내년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