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24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의 키워드는 '누가 T1 목에 방울을 다느냐'였습니다.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을 제패하고 세계 최강이 된 T1을 꺾을 팀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싱겁게도, 개막전에서 T1 목에 과감하게 방울을 단 주인공이 탄생했습니다. T1의 천적, 젠지e스포츠(젠지)가 그 주인공입니다.
만장일치로 우승후보였던 T1
T1은 매 시즌마다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으로 지목됐고, 항상 강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의 강함은 예전보다 훨씬 업그레이드 된 모습이었죠. 2023년 세계 최강의 팀들을 연달아 꺾고 가장 높은 곳에 오른 팀의 위엄이었죠.
미디어데이에서 T1을 제외한 9개 팀은 우승후보를 묻는 질문에 만장일치로 T1을 지목했습니다. 지금까지는 한 팀 또는 두 팀 정도의 예외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 어떤 예외도 허용되지 않았죠.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을 우승한 것도 컸지만, 무엇보다 이 선수들 모두와 재계약을 하는 유례없는 상황 역시 T1의 우승 가능성을 높였죠.
이번 시즌 과연 최강 T1을 꺾을 팀이 누가될지 지켜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였죠. 그리고 T1은 강력한 우승후보로 젠지를 선택하면서, 젠지가 T1의 킬러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였습니다.
개막전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최강 대결
재미있게도 개막전에서 두 팀의 맞대결이 성사됐습니다. 9개 팀 전원이 우승후보로 꼽은 T1이지만, 2022년부터 2023년까지 T1은 젠지에게 LCK 결승전에서 모두 패하며 자존심이 구겨진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2023년 세계 최강팀으로 올라가는 롤드컵에서도 유일하게 패했던 팀이 바로 젠지였습니다.
젠지는 지난 해보다 훨씬 업그레이드 된 라인업으로 T1을 맞이했습니다. 최강 정글러 '캐니언' 김건부를 비롯해 국대 톱라이너로 불렸던 '기인' 김기인을 영입, 상단 라인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었죠.
아무리 강한 선수들이 모였다고 해도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T1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격변'이라 불릴만큼 리그 시작 전 맵부터 오브젝트까지 많은 것이 변화한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롤드컵 우승 이후 수많은 스케줄을 소화해야 했던 T1이 불리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었습니다.
젠지는 역시 T1 천적이었다
첫 세트는 T1의 승리였습니다. 초반에는 팽팽한 경기가 펼쳐졌지만 T1은 미드라이너 '페이커'가 주도권을 잡으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죠. 결국 28분만에 승리를 가져가면서 전 시즌 천적 관계를 청산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2, 3세트부터 호흡 맞는 젠지의 무서움이 제대로 발휘됐습니다. 2세트에서는 초반 상단 라인에서 T1에게 주도권을 빼앗겼지만 젠지는 자신들의 장기인 라인전으로 밀어 붙이며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이후 3세트에서는 초반부터 킬포인트 차이를 벌리며 경기를 유리하게 풀고 갔습니다. T1이 버티면서 장기전으로 경기가 흘러갔지만 초반 차이를 벌리기는 역부족이었죠. 결국 젠지는 최강 T1을 무너트리며 다시 한번 천적임을 입증했습니다.
한편, 또다른 개막전에서는 농심 레드포스가 DRX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2대0으로 승리했습니다. 신예들로 라인업을 채운 농심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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