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3월 금리인하 가능성 높게 볼 수 없어…통화정책 완화 서두르지 않을 것
채권시장 강세, 미 경제 중장기적 둔화…인플레이션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 반영
인디이콘 전망, 7월부터 매 FOMC마다 25bp씩 금리인하 실시…연내 총 100bp 인하

임동민 님 / 캐리커쳐=디미닛
임동민 님 / 캐리커쳐=디미닛

2024년 전세계 주식, 채권, 외환시장을 움직일 첫 번째 요인은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의 통화정책의 방향과 실행일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금리인하를 언제 시작할 것인지 ▲금리인하 폭은 얼마나 될 지 ▲대차대조표 축소는 완화할 것인지 ▲시중금리와 통화량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 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입니다. 올해 첫번째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가 미 현지시각 지난 1월30일과 31일에 열렸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를 해부해보고 앞으로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대한 인디이콘의 시선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1월 FOMC 성명서와 파월 의장 기자회견의 핵심 메시지

경제활동에 대해서는 작년말 고용이 둔화됐지만 실업률은 여전히 낮고 전반적인 경제활동은 최근 견조하게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2023년 12월 미국 비농업부분 신규고용 증가가 21만6000명으로 감소했지만 적지 않은 숫자이고, 실업률은 3.7%로 낮은 수준임을 본 판단이겠지요. 또한 지난해 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연율(당분기 성장이 4분기 지속된다고 가정할 시 연간 성장률) 3.3%로 좋았음을 확인했습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지난 1년 동안 완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2023년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대비 0.3%, 전년대비 3.4% 각각 상승했고,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전월대비 0.2%, 전년대비 2.9% 올랐습니다. 이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게 증가했던 2022~2023년보다는 확연히 안정된 수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는 2022년 높은 수준 대비 3%대의 상승률은 결코 낮지 않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통화정책 결정은 연방준비제도위원회의 이중목표인 완전고용과 2% 인플레이션을 균형있게 달성하기 위해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범위를 5.25~5.5%로 유지하고, 국채, 기관채, 기관 모기지 담보 증권의 보유를 계속해서 줄이기로 했습니다. 최근 일정기간 금리인상을 지속해 높아진 목표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월 최대 950억 달러(국채 600억 달러 및 기타 증권 350억 달러) 규모의 보유증권 회수를 통한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를 지속하는 것입니다. 미국 경제의 연착륙과 인플레이션의 추가적인 안정을 위해 높은 금리수준을 유지하고, 유동성을 흡수하는 정책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다음 FOMC 회의인 3월에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게 볼 수 없다고 발언했습니다. 또한 고용시장과 인플레이션이 다시 강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대비해 통화정책 완화를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습니다. 


채권, 주식 및 외환시장의 해석과 반영

1월 FOMC에 대한 금융시장의 해석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안정에 확신을 줄 경제지표가 나올 때까지 금리인하 등 통화정책 완화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직접 밝혔듯, 3월 FOMC에서 금리인하 기대를 낮추는 것으로 금융시장의 컨센서스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FedWatch Tool)에서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FOMC 이전 41.0%에서 34.5%로 낮아졌습니다.

1월 FOMC 이후 미국 주식시장은 큰 폭 조정(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마이너스(-) 1.61%), 채권시장은 강세(미국채 10년 4.03%에서 3.91%로 -12베이시스포인트(bp=0.01%포인트), 달러화는 강보합(달러지수 플러스(+) 0.12%)을 보였습니다. 연준의 금리인하 시작시점 후퇴에 대한 시각으로 주식시장이 하락한 것은 이해가 쉽지만, 채권시장은 왜 강세를 보였을까요? 정답은 누구도 알 수 없지만 대체로 미국 경제가 중장기적으로는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은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외환시장에서는 이번 FOMC 이벤트가 글로벌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변동성에는 큰 영향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합니다.


연준 내부와 금융시장 간의 여전한 시각차 존재

지나간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향후 미래에 대한 전망, 즉 연준이 실제로 어떻게 결정하고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예측이 될 것입니다. 미국의 FOMC는 연간 8회(1·3·5·6·7·9·11·12월) 열리고, 그 중 3·6·9·12월 미국 경제와 인플레이션 및 통화정책에 대한 예측과 기대가 발표됩니다. 특히 연준 위원들의 연방목표금리 전망에 대한 점도표가 금융시장 및 각각 전망의 기준치가 됩니다. 현재는 2023년 12월 발표된 프로젝션이 가장 최신의 정보입니다.

자료 : FOMC Meeting calendars, statements, and minutes (2019-2024)
자료 : FOMC Meeting calendars, statements, and minutes (2019-2024)

위의 표에서 붉은 점선으로 표시한 부분을 살펴 보세요. 연준 위원들의 2024년 말 금리인하에 대한  중심경향은 4.4~4.9%, 중간값은 4.6%입니다. 즉 2024년 인하폭은 대체로 4.25~5.0%까지(최소 50bp, 최대 125bp), 중간값은 4.5~4.75%까지(75bp)가 예측기대 정보로 발표돼 있습니다. 1월 FOMC에서 금리동결 결정과 3월 FOMC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낮춘 기자회견 발언은 FOMC의 최신 프로젝션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하는 것입니다. 

2023년 말~2024년 초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조속한 금리인하로의 피벗 및 장기 중립금리인 2.5%로 금리인하를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됐는데, 이에 대한 브레이크가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3월 FOMC 이후 CME FedWatch Tool은 2023년 6회의 금리인하(5·6·7·9·11·12월 각 0.25%포인트) 전망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만약 5월 FOMC부터 25bp씩의 금리인하가 전개된다면 총 150bp(1.5%포인트)의 금리인하가 되는 것입니다. 다만 이는 2023년 12월 프로젝션에서 중심경향의 최대 폭인 125bp(1.25%포인트) 금리인하 폭을 상회하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 아직은 경계감을 갖고 있는 연준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금융시장의 금리전망(채권가격)이 과잉 반영돼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금리인하에 대한 금융시장의 기대와 연준의 입장의 괴리는 2023년 상반기에도 유사하게 발생했습니다. 작년 이맘때도, 2022년 4분기부터 미국의 인플레이션률이 완화되고 2023년 미국의 경기둔화가 전개될 것이라는 금융시장의 기대에 따라 연준이 조속히 금리인하로 선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됐습니다. 그러나 2023년 1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져(1월 CPI 전월대비 0.5%, 전년대비 6.4% 상승), 금리인하 기대는 무산된 바 있습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재차 높아져서 연준은 오히려 추가 금리인상을 실시해 현재 5.25~5.5%까지 인상했습니다. 물론 2023년 대비 2024년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한층 낮아졌지만, 연준은 최소한 2024년 1분기, 길게는 2024년 2~3분기까지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안정 징후를 살피는 신중함을 보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연준, 상반기까지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 살핀 후 금리인하에 나설 것

이상 1월 FOMC 결과와 금융시장의 반응을 해부하고, 서두에 던진 구체적인 질문에 대한 필자의 결론을 말씀드리는 것으로 이번 칼럼을 마치겠습니다.

질문 하나, 금리인하를 언제 시작할 것인지. 필자는 연준이 상반기까지 미국의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을 살핀 후,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6월까지의 경제지표를 확인한 후, 인플레이션 안정에 대한 확실한 징후를 본다면 7월부터 금리인하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질문 둘, 금리인하 폭은 얼마나 될 지. 7월부터 매회 FOMC에서 25bp의 금리인하를 실시해 연내 총 100bp 금리인하를 실시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지금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과 신중한 통화정책 완화가 요구되므로 베이비 스텝(25bp) 이상의 금리인하 폭 확대는 어려운 선택입니다. 또한 미국의 인플레이션 안정 징후에 대한 확신 시점이 가을까지 연기된다면 시점은 이연되고 금리인하 폭은 감소할 것입니다.

질문 셋, 대차대조표 축소는 완화할 것인지. 연준의 국채·기관채·기관 모기지 담보 증권의 축소를 통한 유동성 흡수로 단기자금조달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있고, 이에 따라 대차대조표 축소 완화, 또는 중단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인플레이션과 경제활동보다는 주로 시중은행간 자금결제와 이에 따른 금융 시스템 안정여부에 달려 있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기본적인 상황, 즉 자금시장과 금융시스템에 큰 문제가 없는 여건에서 금리인하 이전에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한 신호를 보낼 경우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처에 대한 이중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음을 고려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대차대조표 축소 완화는 금리인하와 동일한 시점에 전개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마지막 질문, 시중 금리와 통화량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 연준이 금리인하 및 대차대조표 축소의 완화 등 통화정책에 대한 피벗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높은 수준에서의 금리변동성과 긴축적인 통화-금융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합니다.

글=임동민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Who is> 임동민 님은?
동부증권 애널리스트와 KB투자증권,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를 거쳐 지금은 독립적인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매일 금융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경험하고, 실물경제를 분석하고, 시장과 경제에 대한 단기 및 중장기 전망을 제시해 왔다. 전통적인 실물경제,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디지털금융 및 포용금융, ESG 투자, 블록체인 및 암호자산 등 새로운 트렌드에도 관심이 많다. '인디이콘의 경제M' 코너를 통해 독자들에게 미래 경제를 내다보는 독립적이면서도 균형 있는 시선을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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