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CPI 상승률, 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협하는 변동으로 해석…금리상승·주가하락 반영
올 상반기 미국의 인플레이션에 따라 금리인하 시기와 폭은 언제든 지연·축소될 수 있어
美 연준, 올해 말 연방기금 목표금리 상단 4.5% 인하시 미 국채10년 금리 적정 수준은 4.61% 

임동민 님 / 캐리커처=디미닛
임동민 님 / 캐리커처=디미닛

최근 '인디이콘의 경제M'에서는 미국 금리변동과 이것이 야기할 잠재적 위험에 대해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2024년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높았고, 금리의 상승과 증시의 하락 변동성이 확대되기도 했었는데요. 오늘은 ▲미국 CPI 트렌드와 전망 ▲인플레이션에 대한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의 인식과 대처 ▲2024년 미국의 금리 전망에 대한 시선을 전해 드립니다.

2024년 1월 미국 헤드라인 CPI가 전월대비 0.3%, 전년대비 3.9% 상승했습니다. 즉 미국의 전반적인 물가가 2023년 12월보다는 0.3%, 2023년 1월보다는 3.9% 올랐다는 얘기입니다. 이 중 단기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2024년 1월에 전월대비 0.4%, 전년대비 3.9% 상승했습니다. CPI 세부항목 중에서는 에너지 제외 서비스·주거비·식품 등이 상승했고, 에너지·휘발유·중고차 등이 하락했습니다.
 
1월 CPI가 발표된 당일(현지시간 2월 13일) 채권 및 주식시장이 비교적 큰 폭 하락했는데, 이유는 인플레이션이 금융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했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는 헤드라인 CPI는 전월대비 0.2%, 근원 CPI는 전월대비 0.3% 상승이 예상됐고, 실제는 각각 0.1%포인트씩 높았습니다. 대부분 월간 경제지표도 마찬가지인데, 물가지표에 있어 월간 0.2~0.3% 상승률은 일종의 기준치가 됩니다. 


美 연간 물가상승, 통상적으로 1~2월 높았다가 3~5월 안정…6~9월 다시 높아졌다가 10~12월 안정 

1년 동안 매월 0.2%, 0.3%씩 상승하면 연율로는 각각 2.43%, 3.66% 상승하게 됩니다. 중앙은행이 목표하는 연간 2~3%의 물가상승률로 모아지는지, 혹은 벗어나는지에 대한 단기적인 가늠자로 작용하게 됩니다. 2024년 1월의 CPI 상승률은 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협하는 변동으로 해석되었고, 이에 따라 금리상승, 주가하락 반영으로 나타나게 됐습니다.

사실 1월 헤드라인 CPI의 전월대비 0.3% 상승은 연간 인플레이션 상승을 위협하기보다는 안정시킬 만한 수치입니다. 미국의 월별 물가상승률 변동의 역사적 경향을 볼 때, 1월은(전월대비 0.33%), 6월(전월대비 0.36%) 다음으로 높은데, 2024년 1월의 경우 이보다는 낮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게 고조된 2022~2023년 1월의 경우 0.5~0.6% 상승한 것보다는 크게 둔화됐기 때문입니다. 

2023년 10~12월 헤드라인 CPI 상승률 0.1~0.2%과 시장의 기대(전월대비 0.2%)보다는 높아지긴 했지만, 1월의 상승률 확대 경향을 볼 때, 크게 우려될 만한 인플레이션 상승은 아니었습니다. 미국 인플레이션의 역사적 경향과 인플레이션이 고조된 2022~2023년을 비교하면, 미국의 연간 물가상승은 연초 1~2월 높았다가 3~5월 안정되고, 6~9월 다시 높아졌다가 10~12월 안정됩니다. 

자료 : 미국 노동부 고용통계국
자료 : 미국 노동부 고용통계국

최근 인플레이션 통제와 안정이 최우선인 미 연준의 입장에서는 2024년 월별 인플레이션의 상승 정도가 예년과 비교할 때, 크게 높아지지 않는지를 신중하게 살펴볼 것입니다. 지난 칼럼인 '신년 첫번째 FOMC 전격 대해부'에서 필자는 오는 7월부터 매회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에서 25베이시스포인트(bp=0.01%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실시해 연내 총 100bp 금리인하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한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연준은 적어도 올해 6월까지의 인플레이션을 확인한 이후,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난 1월 미국의 헤드라인 CPI는 이 전망을 후퇴시킬 만큼의 인플레이션 위협은 아닙니다.

그러나 문제는 채권시장의 반영 여부입니다. 2023년 4분기 미국의 월간 인플레이션이 안정되면서 2024년 미 연준에 대한 채권시장의 금리인하 반영이 이르게, 그리고 과도하게 반영돼 있는 상태입니다. 인플레이션 수치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위시한 연준 위원들의 통화정책에 대한 발언에 따라 금리인하 시기 및 폭에 대한 전망들이 각각 지연, 축소되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국 만기별 국채금리는 미 연방기금 목표금리 범위인 5.25~5.5%를 크게 하회하고 있으며, 장단기 금리 역전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2022년 말부터 발생한 미국의 일드커브(Yield Curve, 채권 만기에 따라 달라지는 수익률의 관계로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우상향, 즉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음)는 역전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일드커브 역전 장기화가 미국의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시사하는 바는 무수히 많지만, 중앙은행의 금리정책에 있어서는 금리인상은 일시에 머무르고, 곧 금리인하로 선회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측면이 큽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안정될 것이라는 신뢰가 없다면 이는 채권시장의 왜곡된 정보의 측면이 있습니다.

자료 : 미 세인트루인스 연준, 인디이콘 추정
자료 : 미 세인트루인스 연준, 인디이콘 추정

위 차트는 올 7월부터 12월까지 매회 FOMC마다 25bp씩의 베이비 스텝 금리인하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하에 미 연방기금 목표금리와 만기별 국채금리의 추이입니다. 작년 4분기 전개된 미국의 금리하락으로 연방기금 목표금리 대비 10년 이상 장기물 국채금리의 마이너스 격차가 크게 확대돼 있는데, 최근 금리반등이 전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방기금 목표금리 상한 5.5%와는 100bp 이상의 상당한 격차가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연준이 7월부터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현재로서는 불확실합니다. 

앞서 살펴봤듯, 올 상반기 미국의 인플레이션에 따라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와 폭은 언제든 지연, 축소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신규고용 및 물가지표가 인플레이션 안정을 담보하지 않는 수준으로 발표될 때마다 채권시장은 지난해 4분기부터 급속하게 선반영한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프라이싱된 가격을 정상화(채권가격 하락·금리상승)시키는 작용이 전개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2024년 미 국채금리 변동 범위를 추정하면서 오늘 칼럼을 마칩니다. 시중금리의 변동은 기준금리와의 스프레드(spread)를 통해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국채금리는 대체로 중앙은행의 정책금리와의 스프레드, 그 밖에 회사채 등 금리는 지표물(국채나 우량신용등급 채권)과의 스프레드의 과거 변동을 통해 향후 변동을 추정하는 것입니다. 아래 표의 스팟 레이트(spot rate)는 미 현지시간 2월 13일의 국채 만기별 금리, 2020년 이후 스프레드는 각각 연방기금 목표금리와의 최대·평균·최소 스프레드입니다. 

미 연방기금 목표금리의 인하수준 대비 평균 스프레드를 더해 예상금리 수준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필자의 예상대로 연준이 2024년 말 연방기금 목표금리 상단을 현재 5.5%에서 4.5%로 낮춘다면 미 국채10년 금리의 적정 수준은 4.61%입니다. 연방기금 목표금리 하단인 4.25%를 적용한다면 4.61%보다 25bp 낮은 4.36%입니다. 금일(미 현지 시간 2월 14일) 종가인 4.26%보다 10bp 높습니다. 만약 연준의 금리인하가 100bp보다 크다면 추정금리는 낮아지고, 100bp보다 작다면 추정금리는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자료 : 미 세인트루인스 연준, 인디이콘 추정
자료 : 미 세인트루인스 연준, 인디이콘 추정

글=임동민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Who is> 임동민 님은?
동부증권 애널리스트와 KB투자증권,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를 거쳐 지금은 독립적인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매일 금융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경험하고, 실물경제를 분석하고, 시장과 경제에 대한 단기 및 중장기 전망을 제시해 왔다. 전통적인 실물경제,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디지털금융 및 포용금융, ESG 투자, 블록체인 및 암호자산 등 새로운 트렌드에도 관심이 많다. '인디이콘의 경제M' 코너를 통해 독자들에게 미래 경제를 내다보는 독립적이면서도 균형 있는 시선을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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