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압박에 결국 통신3사가 갤럭시 S24 시리즈 공시지원금을 올렸다. LG유플러스는 갤럭시 S24 시리즈 공식 출시 이틀만에, SK텔레콤과 KT는 1주일만이다. 게다가 LG유플러스는 5만원을 추가로 증액하기까지 했다.
공시지원금이 대폭 상향되면서 인터넷성지의 불법보조금도 덩달아 커져 소비자간 차별이 생기는 모습이다. 현재 '인터넷성지'에선 갤럭시 S24 모델을 10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정부의 팔 비틀기...통신3사 공시지원금 일제히 증액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는 일제히 갤럭시 S24 시리즈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늘렸다. SKT는 최대 48만9000원, KT는 최대 48만원, LG유플러스는 최대 50만원이다. 통신3사 모두 갤럭시 S24 시리즈 출시 당시보다 공시지원금을 2배가량 증액했다. 갤럭시 S24 시리즈 출시 1주일만이다. 특히 지난 1일 홀로 공시지원금을 올렸던 LG유플러스는 이날 추가로 5만원 더 증액했다.
이번 공시지원금 증액은 정부 당국의 압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통신3사와 삼성전자에 최근 출시된 갤럭시 S24 시리즈 공시지원금을 높여달라고 요청한 한 바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삼성전자와 통신 3사의 실무 관계자를 불러 두 차례나 공시지원금 인상을 요청한 것. 과도한 공시지원금 지급을 멈추라는 요청이 아니라, 공시지원금을 올려달라고 요청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정부의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정부는 가계통신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통신3사 요금제와 단말기 선택권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특히 지난달엔 정부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 당국이 정책 완수를 위해 통신3사와 삼성전자의 팔을 비틀고 있는 셈이다.
공시지원금 올리니 치솟는 불법보조금...불평등 심화
공시지원금이 대폭 상향되면서 부작용도 우려된다. 이미 '성지'라 불리는 불법 지원금 지급 유통망들이 활개를 치기 시작한 것. 지원금이 높아지면서 불법 지원금으로 전용할 수 있는 장려금도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인터넷성지에서 LG유플러스로 가입하면 10만원대에 갤럭시 S24를 살 수 있다. KT에선 20~30만원대, SK텔레콤은 30~40만원대다.
번호이동을 하면 특히 더 많은 보조금을 주는 불법 행위도 여전하다. 단통법에서는 번호이동과 기기변경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지만, 버젓이 불법 영업을 하고 있다.
공시지원금이 대폭 상향됐지만 여전히 인터넷성지를 찾을 수 있는 검색 능력이 있는 소비자들만 더욱 더 싼값에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계통신비를 낮추자고 통신사의 팔을 비튼 정부의 행동이 불법보조금 폭등에 따른 소비자 차별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공시지원금이 1주일만에 크게 늘어나면서 기존 구입자들과 신규 구입자들 간 차별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다만 단통법에서 공시주기를 설정하고 있는 만큼, 1주일만에 지원금이 변경된 것이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통신사들은 이용자들의 불만을 우려해 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K텔레콤은 내부 검토 중이고, KT도 기존 구매자들을 케어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차액만큼 동등하게 적용할 수 있는 안들을 두고 검토 중이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관련기사
- 통신3사 갤럭시 S24 공시지원금 최대 24만원...25% 요금할인이 '유리'
- 통신3사 모두 5G 단말에 LTE요금제 허용…정말 통신비 부담 줄어들까
- '널뛰기 지원금' 잡으려던 단통법, 오히려 경쟁 축소만 불렀다...10년만에 역사속으로
- 단통법 폐지하겠다는 정부...'호갱·실효성' 문제 대안 마련해야
- 지난해 통신3사 실적은? SKT '맑음' KT·LGU+ '흐림'...올해 전망 밝지만 정부 정책 '부담'
- 갤럭시 S24 공식 출시...공시지원금은 그대로지만 '불법보조금'은 활개
- [테크M 이슈] 아무리 통신비 인하 의지 강해도...정부의 기업 마케팅 영역 개입 괜찮나
- SKT, 3년 연속 기후변화 '리더십 A' 기업 선정
- KT "수리 기사 없어도 스스로 AI로 서비스 고장 해결해요"
- LG유플러스 "고착화된 통신3사 점유율, 지난해 변화 줬다"
- 사이버 보안 집중 투자한 LG유플러스…올해는 AI 중심 신사업 드라이브 건다(종합)
- 올해도 AI 띄우는 KT…"B2B·B2C 성장 통해 연매출 27조원 목표"
- KT 이어 SKT·LGU+도 월 3만원대 요금제 출시 검토한다지만...월 5GB 데이터 의미 있나
- "요금 내려라, 지원금 올려라, OTT 결합요금제 내라"...'만만한' 통신사는 웁니다
- "번호이동 하면 더 많은 지원금 지급"…방통위, 단통법 시행령 손본다
- "통신사 옮기면 지원금 더 드려요"…번호이동 가입자 쟁탈전 다시 시작될까
- 통신사 갈아타면 50만원 지원…번호이동 가입자 쟁탈전 불붙나
- 휴대폰 매장 찾은 강도현 2차관...통신사 번호이동 할 뻔한 사연은
- [IT진맥] 지원금 제한 푼다고 가계통신비 안 내려간다...정부, 주먹구구식 대응 멈춰야